종횡무진 동양사
남경태 지음 / 그린비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종횡무진 한국사와 연이어져 있는 역작이다. 한국사를 다 마치고 난 다음에 바로 읽으려 했는데 이리저리 일이 생기는 바람에 바로 읽지 못하고 어제에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종횡무진한국사'를 보면서 식민주의 사관이라며 비판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마 이 책을 보더라도 그 불편은 기분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동저자가 쓴 책답게 이 책에서 한국의 역활은 미비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이 안쪽으로 굽는다는 속담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이 책에선 중국의 역사, 인도의 역사, 일본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솔직히 세 나라의 역사를 한 책에 다룬다는 게 어려울 거라 걱정했었다. 그것도 종횡무진 서양사가 600페이지가 넘는데 반해 이 책은 400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니, 얼마나 소략한 역사를 서술해 놓은 걸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보게 되었던 거다. 그런데 그건 기우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각 나라의 역사들을 그 발아기부터 성숙기, 그리고 동서양의 만남을 통해 세계에 나오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런 역사적 서술 방식이 참신했을 뿐 아니라, 저자의 식견에 감탄하기하게 한다. 보편적 역사관은 늘 고대, 중세, 근대의 서술법을 따르는데 저자는 그런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이해하기 쉽도록 책을 서술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뭐니 뭐니해도 저자의 폭넓은 역사관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경계에서 사유하기를 하고 있는 셈인데, 한국사를 서술할 때도 동양사적인 관점에서 서술했듯이 동양사를 서술하면서도 늘 서양사와의 비교와 대조를 한다. 그런 역사적 관점의 맥락을 이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역사란 어느 한 군데서 자체적으로 형성된 것이기 보다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흘러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니 말이다.

  식민주의 사관을 가진 책이라 이 책을 폄하하며 보지 않는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구는 격이리라. 난 우리 역사를 과감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물론 한국의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게 근거도 없는 단순한 우월주의적 바람이라면 고쳐져야 하리라. 이 책을 보고서 어떤 생각을 하건 맘이지만, 그렇다고 지레 판단하고 아예 '사문난적'으로 규정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역사에 대해 무지할 때 과거의 불행은 반복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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