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학 스케치 1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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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철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예전엔 참 한심해 보이곤 했었다. 결국 아무것도 정답이 내려지지 않을 터인데... 사람을 논하고 본성을 논하고 진리를 논하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자기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건 한심하지 않은가...

  중학교 다닐 땐,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선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가선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한다. 무언가를 위해 그렇게 살아가다보니, 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나에게 남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나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없었고 그저 '좋은 곳'이란 상위 목표만을 달성하기 위해 살았던 것이다. 과연 그 곳에 다다르는 순간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의 어떤 것만을 바라보며 사는 삶엔 현재의 행복은 있을 수 없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세를 현재보다 중시하는 종교적인 삶이나, 목표지향적인 삶은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삶이긴 해도 현재 자체가 행복일 수는 없다. 그게 바로 한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현재의 행복을 말할 수 있는가?

  바로 어떤 환경들로 인해 행복을 이야기하기보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삶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나를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과연 나는 왜 태어났는가? 그리고 무엇을 하길 원하며,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가고 있는가? 바로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던져보고 그 안에서 하나 하나의 해답을 찾아가고자 노력한다면 나의 삶은 미래의 어떤 성취로 인해 행복해지는 삶이 아니라 현재의 모습 자체로 인해 행복해지는 삶이 될 것이다.

  한국 철학 스케치.. 이 책은 한국의 철학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좀 난해한 개념들이 있지만, 청소년들이 보기 편하도록 잘 갈무리 한 느낌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 책을 볼 때, 어떤 느낌으로 볼까? 단지 논술 대비를 위한 지침서쯤으로 논리를 세우기 위해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의 철학을 통해 자기를 반추해보고자 볼 수도 있다. 어떤 이유로 보건, 보는 순간 순간 우리 선조의 삶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자기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권에선 조선 중기까지 다뤄져 있다. 불교철학부터 성리학의 철학까지 나와 있는 셈이다. 어떤 철학이건 그게 하나의 국가의 지침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 원래의 순수했던 초심은 꺾인다. 지배 이데올로기로써 지배층 통제의 도구로 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나 성리학의 이데올로기적인 모습보다 순수 철학으로써의 그 모습을 기억하며 나의 삶에 대입해보고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철학의 흐름이 궁금한 청소년이라면, 그리고 철학에 입문하는 일반인이라면 편한 마음에 읽으며 철학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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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술술 잘 읽히죠?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철학이 이야기 속에 담겨 책장이 잘 넘어갑니다. 한국철학 입문서로는 가장 좋은 듯 합니다.

leeza 2007-08-26 09:12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나봐요^^ 좋은 책 많이 많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