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사의 라이벌 - 시대와 불화한 천재들을 통해 본 고전문학사의 지평
고미숙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이벌은 이 시대에 서로에게 긍정적인 역활을 한다. 혼자서는 도무지 못할 것들을 라이벌을 통해 성취할 수 있고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김연아에게 있어서는 사다코가 좋은 라이벌일 것이며,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있어서는 일본 축구 대표팀이 그런 라이벌일 것이다. 그리고 연세대와 고려대 또한 그런 라이벌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런 라이벌과는 의미가 약간 다르다. 위에서 예로 든 라이벌들은 직접 만나고 교류하며 그 경쟁의식을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라이벌이 된 것인 반면,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직접적인 교류를 하지 않았더라도 영향을 받아 라이벌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자의 라이벌들은 누구나 라이벌이라 인식할 수 있는 반면, 후자의 라이벌들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라이벌은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저자가 라이벌로 느끼고 있는 인물들을 들어 논리를 전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우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비록 만나지 못했고, 시대가 다를 지라도 우리가 어느 한 인물이나 시대에 대해서 비판해 볼 수 있고 새로운 흐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누구나 라이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건 라이벌이라기보다 어떤 면에서는 스승이며, 어떤 면에서는 라이벌일 것이다. 바로 그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물들과의 대화의 장을 이 책에서 맘껏 느낄 수 있다.

  우린 과거의 책들을 읽는다. 그 책에서 박지원의 사상을 마주치기도 하고, 정약용의 사상을 마주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자체로 책읽기가 끝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으리라. 그들을 나의 스승이자, 벗으로 만날 수 있는 자라야만 한다. 그럴 때 김부식과 일연이 라이벌로 대비되었듯이 우리 또한 연암이나 다산과 대비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에는 무수 인연의 끈이 있다. 그건 과거의 인물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되지 않을터. 이젠 그런 인물들과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인연의 끈을 이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