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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2 - 인도로 가는 길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2년 8월
평점 :
2권에 와서야 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다. 1권에서 초기 불교의 양상을 파고들며 싯달타의 깨달음의 과정과 초기 불교의 성립 과정을 파헤쳐 놓았기에, 기독교인으로서 불교에 관심이 없던 나에겐 새로운 학문을 탐구할 때처럼 막막하고 어려웠었다. 그럼에도 도올의 이야기를 이끄는 방식이 편안했기에 읽으며 하나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일 뿐. 그런데 2권에선 진짜 인도 여행기가 실려 있다.
그런 덕에 맘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인도를 나도 따라서 여행한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여기서 놀라게 되는 건 도올의 지식적 깊이 뿐 아니라, 하나 하나 세밀히 관찰할 수 있는 그의 관찰력에 있다. 나도 간혹 고전의 자취를 쫓아 다니지만, 그렇게 세밀하게 관찰한 적은 없다. 불상이나 탑, 그리고 비석을 보면서 시큰둥하게 그냥 있는가 보다라고 생각하지, 그걸 연구하고 탐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는 게 없으니, 별 감흥이 안 올 수 밖에 없었으리라. 하지만 도올은 다르다. 하나의 사물을 보고 그 안에서 미술사적 가치, 불교사적 가치, 문학사적 가치 등등 모든 방면의 지식을 총동원해서 맘껏 사유할 수 있다. 그렇게 자기의 지식만을 뽐낸 것이면 오히려 보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 그가 가지는 인간적인 나약함까지 들어 있다보니 보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 까지 한다.
이 책 덕에 인도의 문물과 불교의 자취를 알 수 있었으며, 도올의 사유 방식에 새삼 놀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1권보다 더욱 수월하게 읽으며 인도를 탐구할 수 있었던 2권이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이 생각날 정도로 따스하면서도 인간 도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하는 달라이라마의 모습들.. 그런 여운으로 2권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