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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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껏 꿈꾸던 삶을 어느 순간 모조리 다 버리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곳으로 가라고 하면 갈 사람이 과연 있을까? 나의 중심축이 되는 생활기반이 있어도 무언가를 새롭게 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하지만 그런 중심축이 되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전혀 새로운 일을 하라고 한다면 그게 아무리 확신 있는 일이라 할지라도 실행하긴 힘들 것이다. 그런데 확신마저 없는 일이라면 더 길게 말해봐야 무엇하리.

  이 책은 소설책이다. 자기의 모든 것을 버리고 기표를 찾아 떠난 어느 청년의 이야기, 그 안에 인생에 대한 일침과, 나의 생활에 대한 경계를 담고 있었다. 비록 마지막에서 좀 김이 빠지긴 했지만, 날 감동시키기엔 충분했다.

  나의 것을 포기하고서 전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면, 난 아마도 두려움에 그 길마저 가지 못한채, 현재의 삶을 살면서도 그 길에 대한 미련으로 이도저도 아닌 삶을 살 것이다. 자기 결정권이 부족한 나이며, 누군가의 지지 없이는 왠지 불안해 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 나였기에 이 책을 읽으며 맘껏 가슴 아파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미래에 대한 불안, 그럼에도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그 안에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날 거라 기대하는 어리석음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젠 나의 마음이 진정 원하는 바, 나에게 해주는 작은 속삭임들에 귀를 기울여야지. 그리고 하나님께 주파수를 맞추고 하나님의 계획에 나의 계획을 포갤 수 있어야 겠다는 깨달음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울림이 가득한 책이었다. 무언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되 현실에선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읽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본다면 뭔가 새로운 길이 열리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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