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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삶에 대한 열정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고미숙 선생님이란 말만 들어도 왠지 모를 신뢰감이 있다. '열하일기 웃음과 유머의 유쾌한 시공간'을 통해 선생님에게 흠뻑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란 딱딱할 수도 있는 글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글솜씨에 놀랐으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주장들에 동조했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참 이채롭다. '호모 쿵푸스' 아마 제목만 읽으면, 무술 교과서라는 착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참으로 의미 심장하며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어떻게 하면 공부의 달인이 될 수 있는지, 우리의 제도권 교육은 무엇이 잘못이며, 학생들은 어떤 착각에 빠져있는지, '대학은 죽었다' 등등의 다방면의 문제 제기와 함께 공부의 비법을 전수해준다.
200페이지 내외의 책이 왜 이렇게 비싼 가격으로 팔리게 되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열하일기..'와 같은 책은 양장본에 400페이지가 넘어감에도 이와 엊비슷한 가격이기 때문에 왠지 더욱 손해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뭔가 이상한 제목에서 한번 끌렸으며, 저자가 고미숙 선생님이라는 데서 두번 끌려서 이다.
그렇게 펼쳐진 책은 나의 기호에 딱 맞았다. 난 한문을 공부하는 인문학도이다. 지금은 교사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교수법이랄지, 공부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던 터였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공부의 달인... 어떤 것을 말하는 거지? 하는 의문들이 있던 터였기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고전을 통해 현실을 알고 내가 아는 것들을 맘껏 조리하여 학생들에게 쉽게 설명해 주는 것들...그런 모든 것은 독서를 통한 충분한 상식의 통합이 가능해야 가능한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고전의 중요성을 말한다. 또한 암송의 중요성까지... 어찌보면 요즘 시대엔 잊혀져버린 정통 교육법이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 공부의 비법과 확대 재생산을 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을 쓰고 풀어내는 솜씨는 여전히 놀랍다. 보고 있노라면 글이란 이렇게 재밌게, 그러면서도 힘있게 쓸 수도 있는 거구나 하고 감탄할 것이다. 어느 순간에 저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되며 나의 공부법에 대한 생각들로 내 머릿속은 회오리칠 것이다.
공부해서 뭐하나? 남에게 줘야한다. 내가 아는 것들을 통합하고 잘 조리해서 맛난 지식으로 만들어 남에게 주자. 확실한 건 뻔한 이야기일지라도 어떻게 조리하냐에 따라, 나의 머릿속에 어떤 재료들을 합성하여 요리하냐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