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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 - KBS 박선규 기자가 대한민국의 선생님들께 띄우는 희망 메시지
박선규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고서는 별로 읽고 싶지 않았다. 이 말의 속 뜻은 그렇지 못한 상황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는 듯 했으니까. '선생님 당신이 희망인거 아시죠? 근데 왜 그런 가르침을 베풀지 못하시나요' 이런 질책을 듣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대하고 나서 나의 마음이 아팠다면, 그건 나의 트라우마일 뿐이며 지금의 현실 교육환경에 대한 나의 냉소가 담겨있을 뿐이라는 것. 즉, 내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에 뜨끔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용기내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예비 선생님들이나, 현직 교사, 아니면 자식을 둔 부모님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일반인들도 잘 아는 사람들의 일화를 소개 하며 그들이 좀더 나은 '인생의 사표'가 되는 선생님을 만났다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더 나을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렵지 않게 대하게 되는 내용들이 '말 한마디로 인생이 바뀐 일화' 들이다. 가장 힘든 상황에 힘이 되는 말을 해주신 선생님,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선생님 덕에 칠전팔기하여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도 듣게 되며, 한 번의 실수와 그에 따른 교사의 비난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범죄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물론 한 사람의 인격이 형성되는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이 희망'이라고 되뇌이는 까닭은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인격형성을 담당하는 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교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며 지금은 방과후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가르치면서 느끼게 되는 건 내가 생각했던 교육 환경과 현실과의 괴리이다. 내가 수업을 시작하면 아이들은 당연히 조용해 질 것이라, 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아이들은 힘을 얻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그 모든 게 이상과도 같은 헛생각이었다. 아이들끼리 선생님이 있건 말건 욕을 하는 게 당연했으며,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 보다 떠들기에 바빴다. 그런 상황들이 처음엔 무척이나 불쾌하고 인정하기 싫어서 아이들에게 윽박지르며 통제하려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지속될 수록 교사와 학생과의 거리는 점차 멀어질 뿐임을 느꼈다.
그 후 생각을 바꾸었다. 아이들의 그런 특성들을 인정하자. 당연히 공부보다 노는 게 더 좋을 나이라는 거, 욕이라는 게 아이들 사이에선 이미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거. 그런 걸 인정하고나자 아이들이 반항아가 아닌 일반적인 청소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화된 나의 생각이 아이들을 불량학생으로 만들었을 뿐이었다.
그런 깨달음이 있고나서 지금은 아이들과 어떻게든 신나게 놀면서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하루 하루를 준비한다. 윽박지르던 당시엔 모두 반항아처럼 다들 껄렁거리며 말도 더 안 들었는데, 이젠 내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먼저 하자고 조르기 까지 한다.
이런 상황들을 겪고 나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와 나의 생각이 일치해서인지 이 책에 충분히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나선 이런 생각을 했었다. '선생님이란 학생들의 부모님이며, 때론 형제이며, 때론 친구여야 한다. 그럴 때여야만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