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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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융은 말한다.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심리 반대편에는 남에게 인정 받고 싶고 존중 받고 싶은 심리가 강하다. 이런 심리적인 관점들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분노와 그것의 억압에 대한 역학 관계를 상세히 알려 준다. 심리학으로 사람을 파악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람의 무한한 변수와 가능성을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본다는 협의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심리학이 각광을 받는 까닭은 그럼에도 그런 명확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마음 속에 가닿기 때문일 것이다. 사상의학이 전체는 아닐지라도 나의 일부분을 나타내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소설을 택하게 되었다. 심리학이란 관점에서 이 소설을 보고 싶었고 그렇게 이해했던 것이다. 이 소설은 바로 이런 분노의 억압과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려주는 소설이다. 그런 역학관계에 집중하면서 소설을 읽다보니 순식간에 이 소설을 읽고 말았다. 김형경씨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나 '사람 풍경'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며 읽었던 것이다.

  심리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면, 그리고 살인을 살인 자체로 받아들이기 보다, 그 안에 어떤 인간적인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일임을 안다면 이 소설을 읽길 바란다. 이 소설을 통해 나의 심리마저도 궁금하고 만지게 되는 놀라운 인식의 전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섬뜩한 표지만큼이나 나에게도 섬뜩한 체험을 하게 만드는 유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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