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작은 인연들로 아름답다
피천득 지음, 김정빈 엮음 / 샘터사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참 맘에 들었던 책이다.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중에서 좋은 구절들만 뽑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었기에 잠언서 같은 맛이 있다. 그래서 읽기에도 편하고 읽으면 읽을 수록 맛이 진하다.

  모든 건 일장일단 이다. 얻는 게 있으면 당연히 잃는 게 있는 법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 얻는 것과 잃는 것 사이에 어느 쪽에 더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좋은 일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의 세상사가 이렇다면 어디에 처할지, 잘 선택할 수 있어야 하리라.

  난 때론 그저 스쳐갈 작은 인연들에 혐오를 느낀 나머지, 그런 기회조차 만들려 하지 않는다. 사람의 인연의 끈은 참 미묘한 것이여서 스치기만 해도 몇 억겹의 연이라는데, 난 그것마저도 하려 하지 않았던 거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선 맘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젠 매순간 스쳐지나갈 인연일지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의 인연의 끈이 길다면 언제 또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오늘은 헌혈을 했다. 아침 일찍 기도 모임을 마치고 헌혈원에 가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히 말도 편하게 하게 되고, 샌드위치도 먹게 되었다. 이와 같이 스쳐갈 인연일지라도 편히 만들려 하면 정말 편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인연들이 모여서 내 삶을 지탱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인생은 작은 인연으로 아름답다.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의 노력이 필요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는 바로 관심이고 넉넉하고 편한 대화 기법이다. 이젠 작은 인연들에 감사하며 간직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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