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실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김소향 옮김 / 이레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 수업"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 또한 필히 읽어야 한다. 이를 테면 속편이겠지만, 상실을 테마로 다루고 있기에 전혀 새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생을 불교에선 '空手來空手去'라고 표현한다. 빈 손으로 왔으니 빈 손으로 가는 게 당연하단 말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삶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사는 삶인가?
작년에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별 중에서 가장 슬픈 이별은 사별이 아닌 생이별이란다.( 물론 이 책에서는 사별을 통한 아픔과 그 치유과정을 다루고 있다. ) 그것도 피치 못한 사정에 의해 헤어져야 하는 아픔은 뼈를 깎는 듯한 아픔이란 이야길 들었었다. 과연 그랬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사람을 만나고 그렇게 2년을 옥신각신 살고 끝날 까지 함께 살거라 의심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렇게 떠나갔고 내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님을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에게 나의 모든 것을 걸었었기에 나는 빈 껍데기만 남은 듯했던 거다.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면 떠나는 것 또한 인지상정일터. 하지만 나는 그런 걸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였다.
그렇기에 이런 책을 통해 그런 깨달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 나에게 온 것은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일 뿐이라는 거. 그건 사물 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고 그래야만 한다. 그런 당위성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만남과 헤어짐에 초연해질 수 있으며 지금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행복은 그래서 주어지는 축복이다. 있을 때 잘 할 일이다. 헤어지고 나서 아파하는 건, 막상 곁에 있을 때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일 뿐이니까.
상실 수업을 받자. 상실 수업을 통해 우리의 내적 기쁨을 키우자. 우린 아픔을 겪을 때마다 성장한다. 비온 뒤에 땅에 굳어지듯 말이다. 오늘도 헤어짐으로 아파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