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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천자문 - 한자와 한문으로 읽는 우리의 역사
한정주 지음 / 포럼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천자문뎐이 작은 책자 형식여서 소박한 느낌이 강했던 것에 반해 이 책은 상당한 분량의 크기를 자랑하는 책이어서 전공 서적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받는 순간 천자문뎐에서 느껴지던 아기자기함과는 달리 좀더 알찬 책을 받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던 거다. 그 두툼한 책을 펼쳐들고서 한 장 한 장 넘겨 보는 맛이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느낌과 그 설레이는 기쁨을 알터이다.
천자문뎐과 비슷한 방식이다. 천자문이란 게 8자식 125구로 이루어진 내용이니만치, 이 책 또한 그러한 방식을 차용하여 서술하고 편집하였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를 천자문 방식의 8자의 한자 속에 담아 들려준다. 동저자가 쓴 '천자문뎐'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 또한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단군 신화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8자의 한자 속에 담아 내고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짤막짤막한 역사의 편린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8자씩 125구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전체 내용을 실려 있진 않다. 솔직히 이 한 권을 통해 우리 나라 역사를 조망할 수 있을까 기대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어차피 이게 국사교과서가 아닌 이상 그러한 기대를 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겠지. 그런 아쉬운 점을 빼면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었다. 한 구절 한 구절 끊어지는 얘기들이기에 짧은 시간씩만 투자하면 아무 무리 없이 끝까지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한문 익히기와 한문 만들기가 들어가 있어서 그걸 통해 한자와 한문에 대한 기초를 닦을 수 있으니까.
역사와 한문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과거에 우리 나라의 글이 없던 시기에 한자란 우리의 글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글을 통해 역사가 쓰여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석이조의 성취를 노린 듯하다. 역사에 대한 상식을 얻음과 동시에 한문에 대한 관심까지 얻게 하려고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 두가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나처럼 한문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쉬엄 쉬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