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배고프다고 생각하면서도 뭘 입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안 먹는것도 아니고..
커피 한잔을 아주 오래 오래 마시며...이철수님의 엽서뭉치를 반쯤 읽고 또 아껴두고 .......
그런데 왜 엽서들을 보며 모두다 내게 보낸글 같은지..갑자기 나도 그분께 엽서한장 띄우고 싶은데
그분 주소가 없다..;;
암튼 요즘 내게는 작은 행복이며 큰 기쁨이다..
금요일인데 뭘좀 해 볼까 궁리하다가 지난번에 요리실습때 사서 남겨 놓은 껍질 도라지를 몇뿌리 까서
소금물에 담가 두고 또 뭘하나..한참 뒤져도 냉장고에는 그게 그거다..
지난번 시댁에서 한보따리 주신 대추가 보인다. 그래서 대추를 한 대접 정도 꺼내 씻어 전기 약탕기에
넣고 끓인다. 푹 끓여서 꿀 한스푼 넣어 울 딸 먹여야지...지금 끓고 있는데 냄새가 좋다..
구기자도 몇알 넣었는데 괜찮을까 몰라??
인삼넣으면 머리아프다고 할까 봐서 주저 주저...하다가 안 넣었는데..
그리고 또 뭐했나?/ 늙은 호박 한개 깎아서 한번 먹을 분량들로 얼려 두었던것 꺼내서 호박죽을 끓였다.
찹쌀가루 한컵 넣고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먹는 팥도 한컵 넣고..
그러고 보니 호박범벅이 되었다.. 설탕도 조금 넣고 슈가도 조금 ..마지막으로 꿀을 조금 넣었는데
꿀맛이 너무 진하다..ㅜ,ㅜ 또 아이들이 안 먹을것 같다..
맛은 좋다..여지껏 한 것중에 젤 잘된것 같다..갑자기 아무것도 못 드시고 누워계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이거 한그릇 퍼갖고 가서 떠 먹여 드리면 좋으련만...... 생각하며
혼자서 한 그릇 떠서 먹는데 자식은 정말 아무 소용이 없어..가 절로 나온다..ㅠ,ㅠ
그래도 혼자라도 먹고나니 뱃속이 따뜻하고 기분까지 좋아지니 알라딘 마을 헤집고 다니기도 좋다..
어둠침침하고 음산한 날이다.
난 이런날 정말 싫은데...이런날은 이상하게 내 기분까지 축 처지니 말이다.
그래도 마주치는 꽃잎들은 환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