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까지 학교에서 하는 활동은 아무것도 관심 없어하던 정성이가 올해엔 RCY를 하겠다고 한다. 울 초등학교를 지성이때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지금 햇수로 9년차인데 처음 보는(그러니까 RCY를 처음 본다는게 아니고 울 학교에서 처음 본다는) 단체이기긴 하지만 하고싶다는데 해봐라.. 했다.
지난달 말에 학부모 총회를 한다고 해서 별 일 없는 무스탕이는 정성이 친구 엄마랑 쭐레쭐레 학교로 갔더니.. 대원은 52명이 모였다는데(4.5.6학년만 할수있고) 모인 학부모는 모두 9명. 그 중 1명은 오자마자 병원에 가야한다고 의자에 앉지도 않고 바로 나가버려서 결론은 8명. 그 중 1명은 이모가 대신 오셨고 1명은 곧 출산할 임산부..
덕분에 의도치 않게 난 학부모 총회 총무를 맡게 됐고 ㅠ.ㅠ (위로랄까.. 같이 간 엄마는 회장이 되어버렸다. 캬캬캬~~~) 지난주 금요일부터 첫 일을 시작했다.
2. 이런 종류의 일, 그러니까 학교 행사나 반 행사 등등에 관한 일을 난 거의 해 본적이 없다. 녹색 어머니나 몇 년 했고 반에서 엄마들 청소한다고 시간 되면 나오세요~ 이럴때나 나가서 청소나 하고 왔지 무슨 학부모회 이런거에 이름을 걸어본 적이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데 회장을 맡은 엄마는 몇 차례 경험이 있기에 난 그저 도울 뿐.. (다행이지 뭔가!)
작년 2학기에 정성이 학급 회장을 했을때는 '신종 플루' 덕분에 모든 행사가 취소되어서 뭘 제대로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허 참..
자.. 하여간 하기로 한거니까 열심히 해 보자.
3. 정성이가 감기에 걸려 컹컹거리더니 그 감기를 형아한테 옮겨줬다. 이 달 들어 지성이는 감기에 점령 당해 금요일엔 꼴깍 넘어갈 정도로 아팠고(낮잠을 자는 일이 없는 애가 잠을 잔다는건 크게 아프다는거다) 금요일을 기점으로 토요일부터는 좀 나아지는 기색.
그런데 오늘 소풍을 갔다. 그것도 허허벌판 서울랜드로 -_- 작년에 수학여행 갈때도 아파서 억지로 갔다 왔는데 올해도 감기기운 끝에 소풍을 갔으니 해마다 이맘때가 제일 취약시기인가보다.
오늘 소풍에선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찍는댄다. 이쁘게 나와라 :)
4. 지성이를 핑계로 같이 서울랜드엘 갔다. 지하철 타고 코끼리열차 타고 서울랜드로 가서 지성이는 친구들 틈에 밀어 넣고 난 따로 찾아 들어간 곳이 있으니..
서울랜드나 에버랜드 같은 소풍지에 초등학생들이나 더 어린 아가들이 놀러오면 인솔교사랑 같이 공원 내를 돌아다니며 안내해 주시는 도우미아주머니들이 계시다.
거의 해마다 울 동네에도 이 안내 도우미를 모집하는 알바공고가 붙는데(서울랜드랑 지하철로 20분거리라서 아주 호조건이다) 올해 처음 해 볼까 하는 맘으로 찾아간거였다.
5. 날이 갈수록 내가 나가던 사무실 일은 전산화되어 가면서 점점 아르바이트생을 쓸 일이 없어지고 더군다나 행정인턴을 올해도 두 명이나 뽑았기에 내 일거리는 더욱 없어졌다.
작년 초까진 장기간 계약도 가끔 이야기 나오더니 작년 말부턴 행정인턴이 계속 지원되는 덕분에 장기계약직도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다.
그 말인즉슨, 난 정말 빼박을수도 없는 백수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그리하여,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려는 맘에 도우미를 해볼까 하는데, 이것도 맘대로 안되더라.. 요즘 배우고 있는 드럼 강의 시간이 수요일 오전이다. 그래서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번에 무슨일이 있어도 제대로 배우겠다는 결심이라서 어떻게든 놓치지 않고 같이 물고 가려는데 이런 조건, 즉 수요일만 빼 주는 조건으론 어디서고 환영을 받지 못한다.
서울랜드 말고 다른곳을 알아본 적은 없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요일을 골라 일하세요~ 하는곳이 없더라. 에효.. 한 가지를 얻으려니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구나..
6. 즉, 오늘 난 퇴짜를 맞고 왔다는 거다.
7. 뭔가 크게 욕심을 부리는게 아닌데 내가 맘먹은대로 풀리지 않으니 짜증이 쌓이는 중..
8. 하여간 다른 일이 또 생기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한번 퇴짜 맞았다고 약간 포기도 하고;; 반면 내, 이노무 드럼 뿌리를 뽑아 버리리라!!!! 굳게 결심을 하는 바이다.
그런데.. ㅠ.ㅠ 이러다 수요일 오전 강의도 없어질까 심히 걱정이다. 강의는 한 번 시작하면 3개월을 한다. 3개월씩 1년에 4번 강의를 새로 시작하는거다. 작년엔 그래도 7명이 시작을 했다 흐지부지 끝부분엔 5명정도가 남았는데 올해 3월에 시작할때 구맴버 3명 + 신맴버 2명 = 5명으로 시작했다.
허걱.. 이러다 폐강되면 어쩌냐.. 걱정을 하는데 도와주시느라 1명이 벌써 2주째 안나와 주신다 -_- 이러다 정말 다음 강의때 없어질까 걱정이다.
하늘이시여, 저를 버리지 마소서...;;;
9. 동네 도서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3월 중순에 다시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아가 주셨다. 예전엔 책장의 상판, 그러니까 책을 올려놓는 선반 부분이 무너져 내린 책장들이 많고 bookend도 없던 낡은 책장이었는데 이번에 쌱~ 바꿔주고 책도 많이 추려낸듯 싶다.
새로 개장하면서 제일 처음 빌린 책은 '이누가미의 일족' 지성이의 주문이다. 요즘 한참 추리소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지성은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을 섭렵중이다. 오늘 소풍가방에도 '밤 산책'이 들어있다;;;
일요일엔 정성이랑 도서관엘 가면서 어린이 도서관쪽으로 구경을 갔더니 예전엔 철제 책장이었던 부분을 원목으로 바꾸면서 다락방 같은 분위기의 2층 공간을 마련했더라.
세실님이 보여주신 어느 학교의 도서관처럼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훨씬 좋아진 시설이랑 분위기가 맘에 들었다.
10.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중에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있다. 처음 빌리려고 알아봤을땐 대출중이라 바로 가져오지 못하고 예약을 해 뒀더니 지난주에 연락이 와서 모셔왔다. 엄마가 먼저 읽고 요즘은 내가 읽는 중.
예전에, 꽤 예전에 한 번 사서 읽은적이 있는거 같은데 도대체 이 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를 못하겠다. 안목 없는 내가 버렸나.. --a
잡으면 끝을 봐야하는 문학소설이 아니고 어디고 손에 잡히는 부분을 펼쳐서 읽어도 무방한 책이기에 더욱 좋다.
요즘 엄마는 '일기일회'를 읽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