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 호프 메소드 - 당신의 건강 본능을 리부팅하라
빔 호프 지음, 이혜경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나. 지금처럼 간절히 원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디 가서 맘껏 운동할 수 있는 편도 안 되고, 고작 할 수 있는 건 집에서 스트레칭을 하거나 공원을 걷는 정도. 요즘은 조금만 일하면 머리가 뜨거워지고 호흡이 얕아지고, 앉아있다 보면 고관절부터 엉치뼈까지 온몸 구석구석이 아프다. 나이 탓인가. 왠지 서글퍼진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수록 몸이 퇴화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길 거부한 사람이 있다. 바로 빔 호프(Wim Hof. 영어로 읽으면 빔 호프지만 네덜란드 사람을 네덜란드 발음으로 읽는 게 맞는 듯) 그는 61세가 넘은 나이에 아기 같은 피부를 자랑하고, 여전히 한 손으로 자기 몸을 지탱하고, 날마다 찬물에 몸을 담근다. 인간이 쇠락하고 쪼그라드는 게 당연한 게 아니라 진리 안에 사람이 머물 때 빛이 나듯 어떻게 하면 자기 몸 안의 잠재력을 최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지 자신의 몸을 이용해 적극 실험에 나선 사람이다. 


그는 차가운 얼음 수조에 자신의 몸을 담그고 체온과 신체지수가 어떻게 되는지 측정했다. 중심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신체지수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보수적인 과학계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그는 그 ‘사실’을 다시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바쳤다. 유수의 대학에서 실험적인 생각을 가진 과학자들이 그의 몸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심지어 스콧 카니라는 기자는 빔 호프가 사기꾼이라는 걸 밝힐 의도로 폴란드에 있는 빔 호프의 훈련 캠프를 찾았지만 결국 그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어 함께 킬리만자로를 오르고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What Doesn’t Kill Us)>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그가 주장하는 빔 호프 메소드(WHM)의 요체는 간단하다. 찬물 샤워, 의식적인 호흡, 그리고 마음가짐. 너무 간단해서 이런 걸로 정말 드라마틱하게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단 10분이 걸리는 빔 호프 호흡을 3라운드 해보면서 그동안 한 20년 동안 틈날 때마다 앉아서 시도했던 복식호흡과 프라나야마, 뇌호흡 등 온갖 호흡법들을 뛰어넘는 ‘효과’가 났다. 단 10분 만의 호흡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안정되고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 많은 전문가들이 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빔 호프 메소드에 열광하는 것 같다. 오랜 수련 없이도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 


본격적으로 빔 호프 메소드를 따라 하기 위해 앱을 다운받고 호흡을 해보았다. 리텐션(숨을 참는 시간) 시간이 처음에는 40초에서 조금씩 늘더니 어제는 2분 10초까지 늘었다. 빔 호프가 앱에 적어놓은 대로 숨을 참는 건 기록을 달성하거나 억지로 견디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Listen to your body, not. your ego), 여하튼 하루하루 폐의 기능이 좋아지는 게 보여서 나름 뿌듯하다. 폐 기능이 좋아질수록 심신도 안정되는 느낌이 든달까. 건강의 척도는 폐의 크기에 달려있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실감이 났다. 결국 우리의 삶이란 아이 때 온몸으로 호흡하다가 그 숨이 점점 얕아지면서 턱에 찬 숨을 거두는 아닌가. 


요가에서의 호흡도 숨을 참는 것이 핵심이다. 숨을 참은 만큼 생명이 늘어난다고 했다. 요기들이 프라나야마를 통해 수련하는 것도 결국 그 리텐션 기간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다. 왜? 숨을 쉬지 않는 동안 우리 몸이 자율적으로 활성화되고 혈액 속에 있던 산소와 영양분이 세포 조직으로 강력히 침투하면서 호르몬이 방출되고 염증반응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과호흡 사이에 리텐션을 두는 빔 호프 호흡법은 좀 더 효과적으로 리텐션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된다. 과호흡을 통해 몸은 일시적으로 알칼리 상태가 되고, 그러면서 운동능력이 향상되어 킬리만자로도 오르고, 걷지도 못하던 사람이 팔굽혀펴기를 몇십 개씩 하게 되는 거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빔 호프 메소드의 신비가 민간요법이나 자가치료법 같은 것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더 신뢰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빔 호프가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건강법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건 그가 지나온 삶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네 아이의 엄마이자 사랑하는 부인이 8층에서 떨어졌을 때 그는 과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그는 우울증을 비롯한 온갖 질병이 정신과 신체가 결합되어 있다는 생각을 얻었고,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현대 의학에 의존해 값비싼 약을 먹고, 의료기술에 의지하여 자신이 가진 건강 능력을 오히려 퇴화시키고 있는 현실에 가슴 아파했던 것 같다. 


나는 오히려 빔 호프의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든다. 과학이라는 것은 지금 당대 우리가 가진 지식이다. 그 지식은 언제든 새로운 지식에 의해서 부서지고 보완된다. 인간의 몸을 부분으로 해체해 보는 것이 아니라 홀리스틱하게 바라보는 것이 지식을 앞선 지혜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지혜는 사실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호흡을 가만히 들여다볼 때, 우리를 극한적인 찬물에 가만히 두어볼 때,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면 지식이나 지혜를 능가하는 깨달음 또는 영성이 느껴진다. 우리 모두가 원래 갖고 있는 힘. 그 위대한 힘을 내가 편안한 온도, 편안한 상황에 꼭꼭 가둬둔 건 아닌지.


아마 그래서 도인들은 찬물 아래서 수련을 했는지도(그걸 이어온 할아버지의 냉수마찰이 이제사 납득?).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아이들이 아프면 차가운 얼음물에 담갔는지도. 숨을 멈출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발견한 건 요기들만이 아니다. 전 세계 종교에서 오랜 호흡이 필요로 하는 만트라나 기도문이 생겨난 건 우연이 아니다. 오랜 철학과 종교에 담긴 지혜를 오늘날의 과학으로 풀어냈을 때 비로소 의심의 빗장을 내려놓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우리의 몸을 과연 어떻게 바라보는지 성찰하는 것. 나의 만족감과 행복감은 과연 어디서 오는지 바라보는 것. 내 몸의 건강을 이루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 내가 건강하다라고 느낄 때는 언제이고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꿰뚫어 보는 것. 


빔 호프 메소드는 단순히 건강해지기 위한 000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을지 빛과 혜안을 던져준다. 지금처럼 코로나로 제대로 숨 쉬지 못하고, 건강해지기 어려울 때, 그 어느 때보다 건강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지금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진정으로 건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빔 호프 메소드 - 당신의 건강 본능을 리부팅하라
빔 호프 지음, 이혜경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시대 공짜로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익한 책. 건강이 그토록 가까운 곳에 있었을 줄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 엠 아두니
아비 다레 지음, 박혜원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문득 아두니가 내게 왔다. 

작가 아비 다레 작가에게 그랬듯이.


이 소설을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비극적인? 해학적인? 박진감 넘치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설이다. 


웃다가 울리고, 울리다가 웃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아두니의 엉뚱한 매력에 빠져들어간다. 

"얜 뭐지?" 이런 캐릭터가 어디 있었나? 생전 처음보는 캐릭터다. 

읽는 내내 예기치 못한 그녀의 인생 파노라마에 손에 진땀을 내며 응원하게 된다.


작가 아비 다레는 여덟 살 자신의 딸과 나이지리아 소녀 가정부 이야기를 하다가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안일 돕기 싫어하는 아이한테 ‘나이지리아에는 너만한 아이들이 

가정부 직업으로 하루 종일 노동을 한다’고 말하자 믿을 수 없어했다는 아이.

그날 밤 작가는 ‘주인이 끓는 물을 부어 심한 화상을 입은 소녀 가정부’ 뉴스를 접하고 그 아이에게 

꼭 목소리를 만들어주겠노라 다짐하고 3년 만에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소설을 쓰는 내내 아두니자 자신 앞에 앉아서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일러주는 것만 같았다고 하는데,

읽는 내내 아두니가 내 앞에 앉아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처럼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아두니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너무 생생하고, 그녀가 헤쳐간 경로가 너무나 믿을 수 없이 박진감 넘쳤다. 

분명 비극적인 스토리인데 시종일관 감도는 강한 생명력 같은 게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서아프리카, 중동, 파키스탄은 어린 소녀들이 얼마 안되는 신붓값을 받고 물건처럼 팔리고 있다. 

이른바 조혼.

전 세계 여자아이들의 80%가 18세 이전에 결혼을 하고,

나이지리아 여자아이들의 17%가 15세 이전에 결혼을 한단다. 

결혼을 한 후 여자들은 가정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담장 안의 일이라고 해서 사회나 국가가 쉽게 개입하지 못한다.


지금도 뉴스를 볼 때마다 정인이, 제2의 정인이 같은 아동폭력 소식에 가슴이 무너지는데,

조혼과 아동 노동 착취,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일상을 겪고 있는 서아프리카 이야기가

이토록 뭔가 기운나게(?) 할 줄이야. 


맞다. 이 책은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며 다시금 희망의 힘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슬픔에 굴하지 않고, 폭력 따위에 무력해지지 않는 힘.

그래서 작게나마 손을 내밀어 누군가를 일으켜세우고, 

자신만의 삶을 위해 살았던 시간을 벗어나 국경 너머에 있는 누군가를 응원하게 만드는 책.


눈물 속에서 희망을,

절망 속에서 웃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책.


오랜만에 참 뜨거운 소설을 읽었다. 

참고로 작가 아비 다레가 여덟 살 딸래미한테 들려주려고 쓴 소설이다.

진정으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힘인 희망을 놓지 않는 게 어떤 건지 알려주고 싶은 엄마라면 

주저 없이 아이에게 읽어주어도 좋을 것 같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은 책.

돈만 있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싶은 책.


영원히 아두니를 응원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싶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 엠 아두니
아비 다레 지음, 박혜원 옮김 / 모비딕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는 내내 아두니가 심장에 대고 계속 이야기하는 듯. 아두니와 함께 울고 웃느라 모처럼 뜨거웠던 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erfectly Imperfect: The Art and Soul of Yoga Practice (Hardcover)
Baron Baptiste / Hay House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Perfectly imperfect” 이 아름다운 제목을 과연 어떻게 우리말로 옮겨야 할까. <나는 왜 요가를 하는가?>와 같은 선언문 같은 느낌은 아닌데 말이다. 왜 요가를 하냐고 물으면, 글쎄, 조금이라도 몸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정도로 답하고 말지, 거기에 뭔가 대단한 의미를 붙여서 요가의 장점을 늘어놓고 싶진 않다. 왠지 그러는 게 참다운 요기의 모습 같지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랄까.


요가를 하면서 가장 울컥(?)했던 순간은, “마음을 따라가지 마세요. 호흡을 따라가세요. 마음을 먼저 보내지 마세요. 몸을 먼저 보내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 후굴을 할 때나 전굴을 할 때나 뭔가 몸과 대결하듯이,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면서 근육을 찢는 게 마치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참고 견뎌야 할 뭔가나 되는 듯이 굴다보면 요가가 정말 짜증스럽다. 가뜩이나 힘들고 지치는 데 몸마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이중의 실패감. 도대체 나의 인내는 어디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한없는 절망감.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조급하게 빨리 오르려고 하는 마음 탓이라는 건 조금만 상황을 빠져나와보면 알 수 있는 사실(The more we are in a hurry, the more our growth will be delayed). 매트 위에서 앞서가는 마음 대신 호흡을 따라가라고, 마음 대신 몸을 따라가라고 속삭여주는 순간 내 몸을 꽉 움켜쥐고 있던 족쇄 같은 게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 순간의 아하, 하는 느낌이 일상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하는 걸 느끼는 건 또 역시 나만 아는 비밀 같은 거였다. 


요가가 참 좋은데,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 하던 중에 요가 선생이 보다 덮어놓은 책을 훔쳐보고 찾아봤더니 좋은 영어 문장이 있어서 영어 원서로 읽기 시작했다. 아마 이걸 한글로 읽었으면 좀 오그라들었을 수도, 정확한 느낌을 얻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간결하게 문장을 표현해놓아서 그 경제적인 표현이나 (perfectly imperfect라니!) 정확한 문장 구조는 영어 공부하기에도 더없이 훌륭한 교재였다. 읽고 읽고 또 읽고 다시 음미해보아도 역시나 너무 좋은 문장들. 의욕 같아선 책 전체를 싹 외워버리고 싶은 욕망이 드는 책. 


저자는 다시 그 욕망을 아주 쉽게 지적한다.


Letting go and surrendering to flowing gives you access to powerful new possibilities for expansion and mastery.


Yoga practice is distinct from most other personal growth methods because it comes from the premise that what you seek is already within you and won’t be found by attaining some outer goal. 


Do it from where you are and not where you wish you were.


If we look deeper and stop expecting anything outside of ourselves to fulfill us, we experience a fundamental shift in our relationship to ourselves and our practice.



평생 바라는 나와 현실의 나가 주는 간극을 메우느라 허덕이며 살았다. 읽어도 읽어도 성에 차려면 멀었고, 해도 해도 나보다 앞선 사람이 너무 많았다. 바라는 게 적었다면 가랑이라도 무사했을 텐데,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이 많아 몸이 고달팠다. 일 중독 소리를 들으며 운 좋게 승진을 해도, 뭔가 더 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좀 쉬고 싶다는 몸의 아우성 사이에서 해소되지 않는 불안에 시달렸다. 어쩌면 그 당시의 내가 요가원을 등록한 건 그저 살고자 하는 본능적인 선택과도 같았다. 하지만 요가의 본질이 뭔지는 잘 몰라도, 이건 아닌데(그저 어떻게 하면 그 동작을 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하는 피트니스에 온 것 같은 느낌), 하는 느낌이 드는 요가원들에서 실망한 나머지 그저 약간의 스트레칭 정도로 요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 


요즘 나는 매일 요가원에 간다.


뭐 대단히 훌륭한 요가원은 아니다. 다만 체인이 아니고, 그래도 경력이 좀 있는 원장이 운영하고, 다양한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각 강사마다 스타일이 있어서 이래저래 보완되는 면이 있다는 게 장점. 요가 강사들이 많이 오는 학원이라 그런지 전반적인 수준이 꽤 높아서 까마귀 자세 못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게 장점인지 단점인지 헷갈리는 곳. 여전히 요가를 뭔가 수단으로 여기고 더 나은 자신을 뽐내기 위한 어떤 열기와 욕망이 함께 일렁이는 곳. 하지만 그런 외부적인 조건으로부터 내가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진 건 이 책의 도움이 크다.


When the head wants something, it will never go directly, it will zigzag, or spin in a whirlpool as it considers pros and cons, pathways and obstacles. But the whispers from the heart are always authentic and signualr in their focus. The heart knows what it wants.


When we think we’ve “arrived,” it is typically because we think we understand something. We know it and can handle it. But as Mr. Iyengar showed through his own practice, when you have mastered something, instead of you doing it, it does you.



늘 머리가 앞서는 삶을 살았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해야한다고 배웠고, 생각이 깊어지는 걸 성숙이라고 생각했다. 뭔가 감각하고 행동하기 전에 먼저 사고하고 머릿속의 지도가 그려져야 이해했다고 여기고, 이해해야 안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책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서는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아귀가 맞아들었으므로. 논리적 비약이나 커다란 구멍도 텍스트 안에서 이래저래 깁거나 조물닥거리는 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현실은 앞뒤가 맞지 않았고, 나쁜 사람이 벌 받지도 않았으며, 커다란 구멍은 아무리 메우려해도 감당이 되지 않았다. 끊없는 허기와 불안은 어쩌면 인간의 숙명이라고 여기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맨발로 학교 운동장을 걷고, 두 팔을 벌리고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연초록 나뭇잎에 온몸이 떨리고, 담장 너머 늘어뜨린 장미꽃 봉우리에 감격하던 때가 그리운 건 여전히 내 안에서 그렇게 자연과 연결되고 싶은 본능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회색 건물에 갇혀 하루 종일 의자에 허리를 붙이고 앉아 모니터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정신이 흐려질 때마다 독한 커피로 일깨우고 다시 조용히 자판을 두드리는 건 인간의 생리에 몹시나 반하는 일이다. 더구나 내가 원하는 감금이 아닌 환금을 위한 대가라니. 오로지 팔 수 있는 건 자신의 노동력밖에 없을 때는 더욱더 서글퍼지는 일. 


If we are not connected to and in deep communication with our body, we are not in contact to the earth and the focus of nature that we are meant to be in tune with. Once you allow yourself to be where you are, you will get rooted in your body. From there, anything and everything becomes possible. 



요가는 그렇게 끊어진 내 몸과 대화를 복원하고, 놓치고 있는 자연과의 소통을 회복하는 일이다. 자연이 매순간 변화하듯 내 몸은 늘 한결같지 않다. 세심하게 나의 몸을 살피고 내 의지대로 강요하거나 밀어붙이지 않고 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목표한 것을 위해 분투함으로써 애써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작가들 들려주는 한 마디는 슬프도록 아름답다.


I am not sure where I am going exactly but I am doing my best.


If we can let go of the habit of running all the time, and take little pauses to relax and re-center ourselves, we’ll also have a lot more joy in living. 



목표란 것이 과연 어디서 왔는지, 머릿속에서 왕왕 울려대는 소리들이 과연 어디서 왔는지, 나는 나를 정말 제대로 보고 있는지, 나는 세계를 정말 왜곡없이 보고 있는지, 요가를 하다보면 그런 복잡한 형이상학적 문제들이 굉장히 단순한 어떤 실체로 만져지고 보여진다. 자세를 하고, 내 몸을 감각함으로써. 내 호흡을 듣고, 나를 가만히 내려놓으면서. 그리고 내가 설정한 어떤 단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어떤 흐름에 함께 동조되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아주 기분이 좋다. 


Just be straight with yourself here without judgement. When you really get to the idea that being exactly where you are is the key that’s when you step outside the box you’ve been in. 


Transformation didn’t happen out of doing more, or trying harder, but rather through a total surrender to the flow of life and energy that was already available to her. 



내가 뭔가 잘못을 할 때마다, 실수를 할 때마다, 머릿속에서 꾸짖는 소리는 여전히 왕왕 댄다.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소리가 줄었다. 영어로 말하다 시제나 단복수 같은 기본적인 걸 실수하면 그렇게 내가 싫었다. 시험문제에 나오면 거뜬히 알아맞히는 문제를 왜 제대로 말하지 못하니? 하면서. 영어선생이 정색을 하며 지적을 할 때는 얼굴이 빨개지도록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 애송이 영어선생이 완전 틀렸고, 언어는 그렇게 틀리면서 배우는 거라고. 우리는 시험문제 정답 맞추는 거에 익숙했지 영어를 일상어처럼 쓰는 훈련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제라도 아이처럼 영어를 배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으니 충분히 즐기면서 많이 실수하다보면 지금보다 아주 나아질 수 있을거라고. 그렇게 나를 인정하고 두둔하고 껴안아주면 다시 방긋 웃고 뭔가 새롭게 할 힘을 얻는다. 머리서기 자세하다 미끄러진 다음 다시 자세를 잡을 때처럼. 


Savasana isn’t the end of my practice, it’s actually a new beginning.


Ultimately, it’s a journey to the core of your own being. In the work of yoga, the outer point of the body is the doorway to access that which you are seeking within you. The work is to keep peeling away the layers of the onion to get to the heart of you. The work to be done is to remove the layers that cover it.


So forget being a “real yogi”, and just be the yogi you are. Be simple, open, and straightforward about what matters to you and what you are working on. The true reward of yoga practice comes when we are courageous enough to step out from behind that mask and expose our brilliant, flawed, utterly human selves.


Hiding behind a mask costs us so much and leaves us with so little.


멋진 사람이 되고 싶고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 멋있게 보이려고 SNS에 몇 번이나 각도를 틀어 다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쿨한 척 하려고 하이쿠처럼 짧게 글을 다듬는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어서 그런 것에 익숙하지도 않지만 그런 나를 보는 것도, 그런 사람들을 보는 것도 몹시 불편하다. 필요에 의해 뭔가 팔아야 하고, 알려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굳이 거짓 퍼르소나를 만들고 날라야하는지 거대한 트랩에 갇힌 먹잇감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누군가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는 능력. 누가 좋아요를 누르고, 누가 코멘트를 달았는지 조바심나게 뒤져보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우리는 그 거대한 트랩에 갇혀 그런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대단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날마다 세수하고 샤워하고 달리기하고 밥 먹듯이 읽고 쓰는 것. 그리고 그것 자체에 갇히지 않는 것. 온전히 감각하고, 진심으로 소통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것. 어쩌면 그게 요가의 본질이 아닐까 제멋대로 정의해본다. 


It is determined by what we tell ourselves.


We create our reality through what we say both aloud and to ourselves.


We are always constructing results out of what we sa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