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기의 일본 가정식 한 그릇 - 반찬, 덮밥, 면 요리부터 이자카야 안주까지
남은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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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빈틈 없는 레시피로 근사한 한끼 식탁을 차려낼 수 있는 요리책이다. 번잡하게 이것저것 펼치지 않아도 정성스럽고 예쁜 한 그릇이 완성되는 매직. 책에 담긴 사진에서 스타일링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일본 가정식에 도전해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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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다이어리 - 행복을 느끼는 일상의 속도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이미화 지음 / 알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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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의 수필에 나오는 독일어 단어 "fernweh"가 떠올랐다. 먼 곳에의 그리움 이란 뜻을 가진 그 단어가 다른 독일어들이 학교를 졸업하며 잊혀지는 동안 계속 남아있는 건 나 역시도 그런 그리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그런 그리움을 베를린에서 현실로 만들었고 그 생활에 대해 쓴 것이 이 책이다. 누구의 등 떠밈도 없이 스스로 도착한 곳이라서 그런지 그녀는 힘들고 춥고 아플 때에도 용기를 가지고 삶을 반듯하게 지켜낸다. 노필터, 무보정의 이야기랄까. 여행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꿈과 환상 대신 고단한 삶이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또 그렇게 반듯하고 소중할 수가 없다. 고단하게 지켜내서 그런 것인지.

  나는 독일에 가본 적이 없으므로 그곳의 건조함과 무뚝뚝함을 상상하며 읽었다. 알지 못하는 것을 짐작만 하는 와중에 그와 대조되는 그녀의 생생한 '살아있음/살고있음'의 에너지는 피부로 와닿는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의 분홍 같은 그런 생기가 매 순간에 스며있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긍정적이었던 마인드. 그게 너무 예쁘다.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는 중이었고, 실체도 모르겠는 풀리지 않는 일에 답답했고, 기분전환과 용기가 필요하던 참에 저자소개를 읽고 이 책을 골랐는데 읽기 잘했다. 목적에 맞는 독서였다.

p.17
한참을 생각하다 화살표를 죽 긋고는 ‘후회‘라고 적었다. 여기에서 포기한다면 인생을 살면서 무수히 많은 벽에 다다를 때마다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 뻔했다.

p.193
그리고 인내는 더 높은 차원의 용기라는 걸 깨달았다. 용기가 없어서 떠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용기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많은 친구가 말하는 나의 용기란 무작정 떠날 용기가 아니라 버티는 용기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든 사람이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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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문고본) 요네하라 마리 특별 문고 시리즈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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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요네하라 마리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지만 일단 샀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마음산책 부스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데 이름은 왜 이렇게 매력적인지. 제목은 또 어떻고.

  쌓아둔 책 중에서 골라낸 읽은 건 작은 가방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 때문이었고, 그렇게 시작하고는 놓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작가가 프라하에서 보낸 소녀 시절의 친구들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문체가 힘차면서도 위압적이지 않고 빠짐 없이 지적이다. 나는 어쩐지 전혜린을 떠올렸는데, 둘의 공통점이라면  언어에 능하고 천재적이며 내가 그를 알았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여성이라는 것이다.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내가 닿지 못한 곳까지 자유롭게 드나들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동경이 샘솟는다.

  요네하라 마리가 프라하에서 보낸 시절은 1960년대의 5년, 그 이유는 아버지가 공산당 정보지의 일본 공산당 대표로 선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소비에트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처지의, 그러나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시대가 시대이고, 나라가 나라인 만큼 이 이야기에서 지울 수 없는 배경은 세계현대사인데, 나는 그쪽에 굉장히 무지하고 지명을 알아보고 이미지나 떠올리는 정도이지만 작가의 요네하라 마리의 마음을 따라 읽다보면 지도와 연표 같은 것을 넘어선 역사가 차분히 정리된다. 그 안에는 사람이 담겨있고, 마음이 오가고, 소녀들은 자란다... 내게 숫자였던 것들, 교과서이거나 신문 지면이었던 것들이 모든 걸 담아내지는 못한다. 살아가는 것과, 그러다가 죽어가는 존재에 대해서 그러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어제 같은 친구를 찾아나서는 요네하라 마리는 각 잡힌 냉철함 속에서도 그런 마음을 놓지 않고 살아왔을 것이다. 거기에 그가 있다는 믿음이 그녀를 시간을 넘어 다시 그곳으로 끌어당겼을 테니까. 간청하고, 만나고, 포옹하고,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슬프고 아름다운 소녀시대에 마침표가 찍힌다. 기억하고, 기억을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다.

 

 

 



 

 

p.129
그래도 이때의 내셔널리즘 체험은 내게 이런 걸 가르쳐 주었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나른 나라 사람을 접하고서야 사람은 자기를 자기답게 하고, 타인과 다른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애를 쓴다는 사실. 자신과 관련된 조상, 문화를 이끈 자연조건, 그 밖에 다른 여러 가지 것에 갑자기 친근감을 품게 된다고. 이것은 식욕이나 성욕과도 같은 줄에 세울 만한, 일종의 자기보전 능력이랄까 자기긍정 본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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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 - 진짜 연애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요조 (Yozoh) 외 지음 / 부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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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데다 제목이 매력적이라 기대가 컸는데 재미있게 읽지 못했다. 필자마다 호흡이 달라서인지 취향이 어긋난 건지 어쨌거나 그랬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 책 얘기보다 책과 닮은 나의 얘기를 더 견고히 쓰는 쪽과 책에 충실한 쪽과 책으로 설명되는 나의 얘기에 집중하는 쪽이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첫 번째의 방식이 좋았다. 마음이 옮는 기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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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무라카미 요코 사진,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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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감성 에세이 - 무라카미 하루키 감성/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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