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이야기 2 - 전국시대
박덕규 지음 / 일송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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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이라는 나라는 한민족인 우리와 별도로 떼어서 생각하긴에 힘이 들정로 상호간에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상고시대로 부터 종주국을 자칭하면서도 고구려의 강대함에 눈치도 보면서 또한 정치적,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영향을 준 나라가 중국임을 부인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중국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고 반문하면 제대로 대답하는 이들이 없을 것이다. 어떠한 나라에 대해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이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바탕에 있어야 그 나라의 문화, 경제, 정치 및 민족성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오랜시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중국에 대해 특히 역사에 대해 다시금 고찰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굳이 지나간 역사 그것도 남의 역사를 고찰해야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동북공정등을 필두로한 역사왜곡이 진행되는 밑바탕에는 사실상 우리가 그네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부분 또한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춘추시대를 시발점으로 청나라까지의 중국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서가 출판되었다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상고시대인 춘추전국, 진, 한, 삼국시대등은 우리의 상고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유심히 지켜봐야할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명멸한 국가의 이름 또한 우리와는 사뭇 다르게 엄청나고 나오는 인물 또한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시대이지만 큰 맥락을 잡는데는 무리가 없어 보이는 책인 것 같다. 

춘추오패가 자웅을 가리던 춘추시대는 오나라와 월나라의 세력팽창 및 두나라 간의 오래된 숙원과 복수를 거치면서 중국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흘러간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와신상담이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인 오나라와 월나라의 관계를 끝으로 춘추시대는 지나면서 앞시대와는 사뭇다른 방향으로 중국역사는 흘러간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국시대이다. 戰國時代는 BC 403년 그러니까 춘추오패중의 하나인 진(晋)나라의 국력이 쇄하면서 진나라의 삼대가문이 자립한 삼진(위,조,한)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 BC 221년 진(秦)나라의 왕 영정이 초, 위, 조, 한, 연, 초, 제(전국 7웅)나라를 차례로 복속시켜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를 성립하는 시기까지를 말한다. 

보통의 경우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굳이 구별하지 않고 춘추전국시대라 통합하여 고찰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유가, 도가, 법가등을 대표로 하는 제자백가라는 사상의 르네상스시대를 지칭할 경우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보통의 관례이지만 엄격히 말하면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시대상황은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할 수 있다.

주(周)나라의 통치권약화로 인한 제후들의 난립으로 인해 주왕(천자, 천왕)의 권위와 통치권은 땅에 떨어지고 사실상 제후(왕)중심의 역사였지만 춘추시대에는 그래도 주의 천자 내지는 천왕에 대한 충성과 신의라는 개념과 대의명분이 확실히 살아있던 시대였다. 각 제후국들이 서로의 강역확장과 시세확장에 노력은 하였지만 중국역사에서 누누히 강조하는 대의명분를 어느 정도 지켜면서 자웅을 겨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나라와 월나라의 앙숙관계를 끝으로 하여 전국시대로 들어오면 이러한 대의명분의 정치는 찾아보기 힘들어 진다. 전국시대라는 말에서 보여주듯이 戰爭으로 시작해서 戰爭으로 끝나는 시대였던 것이다. 가장 먼저 진(晋)나라의 분할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힘을 가진 대부들이 왕을 지칭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또한 진나라의 거대함을 막기위해 전국 7웅중 나머지 6개국이 펼치는 합종연횡등의 전략등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중국역사상 국가경영의 각종 전략과 전술이 가장 활발하게 제시되고 채택되고 사라진 것은 전국시대말고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전국시대는 하루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 없는 백척간두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시대를 전국7웅들은 뼈저리게 느꼈고 온몸으로 저항했을 것이다. 

특히 철기농기구의 보급으로 인해 전국시대에는 가히 혁명적으로 농업산출물이 증가함으로서 농토와 인원에 대한 필요성이 춘추시대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게 되었다. 결국 이는 국가간의 영토분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명분 보다는 실리가 앞섰던 것이다. 또한 전쟁의 방식에서도 춘추시대에 전차가 주종을 이루었다면 전국시대에는 보병과 기병으로 대체되면서 전쟁학측면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또한 국가기반을 다지기 위한 내치에 힘을 쓰게 되는 시기였다. 국가번영을 위해선 적국의 인재라도 초빙하는 인재등용방식은 지금의 시대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국시대는 그동한 몇백년에 걸쳐 분할된 중국대륙이 진(秦)나라를 중심으로 서서히 통일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상고해 보면 하나가 오래되면 필히 분열이 오고 분열된 상태가 오래되면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현상을 수없이 보아왔듯이 중국의 상고시대도 이러한 전철을 밟게 된다. 춘추오패와 전국7웅이 자웅을 가렸지만 독보적인 절대강자의 출현은 마치 한겨울을 나고 꽃을 피우는 따뜻한 봄을 기다리듯이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물밑속에 잠들어 있었다. 그렇다고 이 시기가 가만히 정체되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정치, 외교, 경제, 국방등의 문제에서 통일된 과정으로 성숙되어 가고 있는 시기였던 것이다. 특히 사마천의 자객열전에도 나오듯이 연나라 태자 단과 형가의 진시황 시해라는 마지막 카드마저도 결국 진나라의 중국 통일이라는 대세를 멈추지 못하게 하는 만큼 이제 통일의 기운이 성숙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전국시대는 통일이라는 대세로 가는 과도기의 역활을 톡톡히 했던 것이다. 물론 그 댓가는 상당했지만... 

결국 진나라는 중국최초의 통일왕조가 탄생하게 된다. 진제국는 중국최초의 통일왕조라는 면도 중요하지만 내용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 제국이었다. 봉건제의 폐지와 군현제의 시행을 통한 중앙집권통치를 확립하면서 관권대리라는 인재채용방식을 채택하면 이후 중국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정치제도의 틀을 마련했던 것이다. 이러한 진제국의 성립이 가능했던 것은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다져지고 검토되어었던 제도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전국시대가 단지 약육강식의 시대 내지는 혼란의 대시대로만 폄하하긴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역사를 고찰할때 가장 쉽게 그리고 오래토록 기억속에 남겨두는 방식이 아마도 인물을 중심으로 한 역사접근방식일 것이다. 특히 자국의 역사가 아닌 타국의 역사 고찰에서는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그러면에서 이 책의 서술의도는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중국 처럼 수없이 많은 나라 그리고 수없이 많은 군주들의 이름과 사건들 단지 년도 순의 편년체식으로 서술을 했다면 정말 감을 잡기가 힘든게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사성의의 유래와 더불어 그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들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서술한 점은 중국역사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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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1 - 인류의 기원에서 고대 제국까지 생각이 자라는 나무 13
W. 버나드 칼슨 지음, 남경태 옮김, 최준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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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책 제목자체만 보더라도 상당히 파격적이고 약간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다름 아닌 역사서적으로서 <말랑하다> , <쫀득하다>라는 표현이 왠지 가볍게만 보이는 선입관을 준다. 하지만 막상 책의 첫페이지를 통해서 책을 읽다보면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에 대한 이해가 금방오는 역사서이다. 대체로 역사서는 좀 지루하고 딱딱한 서술이 많은 분야임에 틀림없다. 세계사의 경우 그 양의 방대함으로 인해 자치하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특히 청소년시절 학업의 연장으로 연대순으로 주요사건과 주요인물위주의 암기식 교육에 익숙한 우리에게 더욱더 세계사라는 분야는 재미없는 분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측면에서 이번 책의 경우 상당히 진일보한 역사서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역사서로는 드믈게 각종 연대표와 참고사진 및 그림들이 풍부하여 사실 이러한 일러스트들만 유심히 봐도 세계사의 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배열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흔히 기존의 세계사를 보면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몇점의 그림을 수록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이번은 마치 세계사를 다룬다는 것 보다 한권의 백과사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 만큼 단순히 연대순으로 모년 모월에 누가 어떤 일을 했다는 일을 기억하지 않으면 더이상 진도를 나갈수 없는 그런 역사서적이 아니다. 그 당시 인류가 살았던 과정을 문명이라는 잣대에 맞추어서 인류의 발전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문화속에 표현되어 있는 세계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인들이 사용했던 도구와 의복 그리고 장신구 및 무덤등을 통해서 인류문명이 어떻게 발전했고 그리고 그런 이면에 담겨져 있는 역사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인류문화사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세계사 서술인 것 같다. 

특히 기존의 세계사의 저술의 관점은 서구 중심의 역사였다. 당초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축에 끼지도 못했던 서구가 그리스-로마문명의 모체 탄생하여 로마제국의 영향과 기독교의 영향으로 인해 주도권을 잡은 이후로 전개되어온 사고의 편향이 대부분의 세계사 서술에 그대로 적용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동양의 역사는 극히 미진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책의 경우 동양사에 대한 서술의 비중과 자료들이 기존의 역사서보다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특징 있다. 인도와 중국문명을 다루는 부분에서 기존 서구인들이 간과한 면(서구우월주의적 시각)들을 소상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적으로 역사를 인식하는 방법에 대해서 반향을 주고자하는 필자의 의도를 감지할 수 있다. 편년체식의 역사주입을 떠나 세계사를 한눈에 쉽게 그러면서도 깊이감이 떨어지지 않게 인식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고 연구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무슨사건이 어떻게 일었나고 어떻게 진행되었는가하는 점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그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어떻했으면 그러한 일련의 파편들이 모여서 역사를 구성했다는 것을 알기 위함일 것이다. 역사라는 것은 큼직한 사건도 있지만 인간사의 세세한 부분이 모여서 역사를 이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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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한국사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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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역사 

소설이나 문학작품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고 눈길이 가는 소재가 바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해서는 안되는 사랑을 다룬 소재이면 그 재미는 한 층 더할 것이다. 이번 책은 한국사중에서 특히 이러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후자인 불륜의 사랑을 다루어 당시 시대상을 좀더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인조시대 우의정을 지낸 장유의 며느리 김씨, 정철을 사모한 기생 강아, 성종시대 동량인 신종호와 조위의 불가피한 사랑,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는 역관 홍순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양녕대군의 아들딸인 서산군과 구지의 빗나간 불륜행각, 고려 공민왕의 노국공주에 대한 사모의 집착을 다룬 책이다. 선정된 인물별로 시대적, 개인적 상황설정등이 상당히 재미있다. 특히 필자가 챕터별로 후기형식으로 남긴 이들 고인과의 대화가 특히 눈길을 끈다. 비록 지금은 그 영혼조차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그들과 동시에 있는 듯한 설정을 통해 고인들의 최후변론을 보는 듯한 재미를 가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종 역사적 기록과 사진자료가 첨부되어 있어 지루함을 없이 읽어나가게 한 장점 또한 있다.  

책의 제목은 불륜의 한국사라고 하지만 내용중 몇몇 인물들의 경우 불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큰 의미에서 보면 불륜으로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조선의 군주의 전제국가였고 신분제도가 명확한 신분사회였다. 특히 여자의 경우 사대부출신이나 하층민 출신이나 불구하고 남자들의 방침에 결정되는 삶을 살아야했던 시대였다. 특히 이런 남성중심의 폐쇄적 사회라 보니 이러한 빗나간 사랑과 관련된 일들이 종종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태생에서 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병자호란이후 발생한 '환향녀' 사건과 보더라도 이러한 사회구조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또한 절대군주이외에는 그 어떠한 권력의 양분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양녕대군과 그 자식들에 파생된 권력이탈의 후폭풍이 빗나간 형태로 분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만든것이라고 본다. 

역사서라 하면 왠지 거창하고 위인들 중심의 역사서를 떠올리기 쉬우나 이러한 숨기고 싶은 역사 또한 엄연히 우리의 역사중 일부인 것이다. 사실 신분제 사회에서 이러한 불륜들은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들이 일개 개인사로 치부하긴에 위험할 수도 있다.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의 행동과 시대적 상황을 접못시켜 보면 우리 역사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불륜을 저질런 이들에 대해서 지금의 잣대로 비판하긴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항상 양쪽의 스팩트럼으로 봐야 진정한 내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들이 살았던 시대는 개인의 삶보다는 가문 나아가 당 그리고 국가가 우선시 되는 사회였다. 지금의 민주주의 개념과 다른 이념들이 장악했던 사회였고 그런 시대정신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섣부른 평가는 금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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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억 - 행성 지구 46억 년의 역사
이언 플리머 지음, 김소정 옮김 / 삼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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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억하여 후대에 전달해 주는 방법으로 우리 인류는 구전과 문자 그리고 예술작품의 형태로 남기고 있다. 인류를 제외한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기억전달법을 개발하고 있다. 다름아닌 자가복제를 통한 DNA인자의 유전을 통해 후대에 기억들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모든 생명체는 당대의 기록과 생활상을 마치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하듯 DNA에 복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이라는 측면에서 지구는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태초 지구라는 행성의 탄생에서 무려 46억여년의 기록들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가늠하기조차도 힘든 세월의 힘앞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기억의 파편들을 남겨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 책은 해답을 주고 있다. 그 해답은 바로 지질이라는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지질은 지구가 하나의 행성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마치 인간의 지문처럼 각인하고 있다. 무한한것 처럼 보이는 시간의 흐름에서 지구자체의 원소도 포함하고 있지만 우주로 부터 수없이 많은 광물과 원소가 지구라는 행성으로 쏟아져내려 지금의 지구라는 행성이 탄생했던 것이다. 이러한 지구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의 지질 상태를 조사하여 그 연대를 측정하고 지질층속에 간직하고 있는 화석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들에 대한 역사를 알려 주는 역활을 한다.  

우리가 잘알듯이 지금의 지질이 형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물리적인 변화를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태가 완성이라는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는 아주 오래전에도 그랬고 지금 이 시각에도 그렇고 또한 앞으로도 그렇듯이 끊이 없이 변화고 움직이고 있다. 향후 50억년이 지나 태양이 소멸하고 나면 지구 역시 같은 운명을 걷게 되겠지만 그 종말의 순간까지도 지구는 변화고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가 설령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닌것이다. 

필자는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지구의 탄생에서 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지구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지구태초의 순간이나 지구의 역사를 다루는 지구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 바로 지질학이라 할 수 있다. 지질학의 바탕위에 생물학이나 지구화학, 지구물리학 및 우주천체학등의 학문의 발전을 기할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그러면에서 축복받는 행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오래전 사진속을 통해 뜻밖의 발견을 하듯이 지질학을 통해 지구가 감추고 있거나 혹은 아직 찾지 못한 지구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매번 지구관련역사서를 접할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인류에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의 역사는 정말 찰나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지구를 다 아는 것처럼 그리고 지구의 주인인것 처럼 방종하고 있는 모습들이 애처럽게만 보여지는 이유는 뭐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름대로의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생사여탈권은 어디까지 이 땅의 주인인 지구만이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인류가 그 대리인양 행동하는 것은 지구의 역사를 추론해 볼때 또 하나의 대멸종을 가져오지는 않나 하는 불편한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질학적인 면을 통하여 지구의 각시대를 생물학적, 물리학적으로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과학전문서적이다. 다소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주석이 추록되어 있지 않아 상세한 내용숙지에 불편한 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기엔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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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
루돌프 K. 골트슈미트 옌트너 지음 / 달과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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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접할때마다 항상 느끼는 감미로운 유혹이 한가지 있다. 그 유혹은 다름아닌 '만약에'라는 단서일 것이다. 만약에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율리시스 카이사르가 암살되지 않았더라면... 세종이 좀더 건강하고 오래 살았더라면... 등의 만약이라는 가정에 대한 유혹을 쉬이 떨쳐버릴수 없게 하는 것이 역사이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잘알다시피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하지도 않고 있을 수 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역사의 가정만큼 역사를 접하면서 우리의 눈과 귀를 고정시키는 요소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인물에 대한 구체적으로 역사적 위인에 대한 천재성과 그 천재적인 인물에 반대편에 서있는 인물일 것이다. 어떤이는 몇몇 천재가 역사를 새롭게 창조하고 이끌어간다고도 한다. 분명 수긍가는 말이다. 세계사를 통틀어 후대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몇몇 인물들을 고찰해 보면 가히 천재라는 호칭이 유효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하면서 초지일관 자기의 신념을 바꾸지 않은 이들이다. 그 댓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그 어떠한 시대적 타협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그러한 이들이 있었기에 역사는 끊임없이 재창조되어 지금에 이를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역사적 천재들과 나란히 거론되는 반창조적이고 반역사적인 인물들이 있다. 카이사르와 부루투스, 교황 그레고리우스와 황제 하인리히, 나폴레옹과 메테르니히, 엘리자베스와 메리 스튜어트, 예수와 유다 이러한 조합은 익히 우리의 역사관에 지배하고 있다. 다름아닌 선과악 그리고 승자와 패자라는 항등식으로 말이다. 또한 괴테와 클라이스트, 실러와 휠덜린, 니체와 바그너, 레오나르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의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라이벌관계를 통해 역사가 어떻게 창조되고 발전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관에 대한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첫번째 조합인 선과 악, 승자와 패자의 구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만한 역사적 단초들을 논거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조합의 인물평가는 그동안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친 나머지 상대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폄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 는 말이 있듯이 역사적 천재라고 평가되는 승자에 대한 기록으로 치우친 면이 많은 것이다. 그 반대편에 섰던 이들에 대한 평가는 패자의 결과처럼 역사는 냉혹하고 잔인하게 그들을 묻어 버렸던 것이다. 제대로된 평가한번 못하고 말이다.

그러나 새가 하늘을 날때 한쪽 날개만으로는 비상을 할 수 없듯이 이제 우리가 바로보는 역사관역시 좌우를 공평하게 바라봐야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의 주장과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꼼꼼히 따져서 그러한 행동을 도출했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역사는 한 개인의 천재적인 창조정신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결국 정반합이라는 발전에 의해 창조되고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패자들에 대한 시각과 라이벌관계에 있던 인물들에 대한 역사관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역사인식에서 가장 무서운것이 그동안 지배되어 오던 인식을 아무런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좀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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