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로 보는 세계사의 결정적 순간
루돌프 K. 골트슈미트 옌트너 지음 / 달과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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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접할때마다 항상 느끼는 감미로운 유혹이 한가지 있다. 그 유혹은 다름아닌 '만약에'라는 단서일 것이다. 만약에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율리시스 카이사르가 암살되지 않았더라면... 세종이 좀더 건강하고 오래 살았더라면... 등의 만약이라는 가정에 대한 유혹을 쉬이 떨쳐버릴수 없게 하는 것이 역사이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 잘알다시피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하지도 않고 있을 수 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역사의 가정만큼 역사를 접하면서 우리의 눈과 귀를 고정시키는 요소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인물에 대한 구체적으로 역사적 위인에 대한 천재성과 그 천재적인 인물에 반대편에 서있는 인물일 것이다. 어떤이는 몇몇 천재가 역사를 새롭게 창조하고 이끌어간다고도 한다. 분명 수긍가는 말이다. 세계사를 통틀어 후대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몇몇 인물들을 고찰해 보면 가히 천재라는 호칭이 유효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조하면서 초지일관 자기의 신념을 바꾸지 않은 이들이다. 그 댓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그 어떠한 시대적 타협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그러한 이들이 있었기에 역사는 끊임없이 재창조되어 지금에 이를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역사적 천재들과 나란히 거론되는 반창조적이고 반역사적인 인물들이 있다. 카이사르와 부루투스, 교황 그레고리우스와 황제 하인리히, 나폴레옹과 메테르니히, 엘리자베스와 메리 스튜어트, 예수와 유다 이러한 조합은 익히 우리의 역사관에 지배하고 있다. 다름아닌 선과악 그리고 승자와 패자라는 항등식으로 말이다. 또한 괴테와 클라이스트, 실러와 휠덜린, 니체와 바그너, 레오나르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의 창조적이고 진취적인 라이벌관계를 통해 역사가 어떻게 창조되고 발전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역사관에 대한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첫번째 조합인 선과 악, 승자와 패자의 구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만한 역사적 단초들을 논거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조합의 인물평가는 그동안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친 나머지 상대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폄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 는 말이 있듯이 역사적 천재라고 평가되는 승자에 대한 기록으로 치우친 면이 많은 것이다. 그 반대편에 섰던 이들에 대한 평가는 패자의 결과처럼 역사는 냉혹하고 잔인하게 그들을 묻어 버렸던 것이다. 제대로된 평가한번 못하고 말이다.

그러나 새가 하늘을 날때 한쪽 날개만으로는 비상을 할 수 없듯이 이제 우리가 바로보는 역사관역시 좌우를 공평하게 바라봐야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의 주장과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꼼꼼히 따져서 그러한 행동을 도출했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역사는 한 개인의 천재적인 창조정신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결국 정반합이라는 발전에 의해 창조되고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패자들에 대한 시각과 라이벌관계에 있던 인물들에 대한 역사관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역사인식에서 가장 무서운것이 그동안 지배되어 오던 인식을 아무런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좀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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