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억 - 행성 지구 46억 년의 역사
이언 플리머 지음, 김소정 옮김 / 삼인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역사를 기억하여 후대에 전달해 주는 방법으로 우리 인류는 구전과 문자 그리고 예술작품의 형태로 남기고 있다. 인류를 제외한 지구상에 사는 생명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기억전달법을 개발하고 있다. 다름아닌 자가복제를 통한 DNA인자의 유전을 통해 후대에 기억들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모든 생명체는 당대의 기록과 생활상을 마치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사하듯 DNA에 복사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억이라는 측면에서 지구는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태초 지구라는 행성의 탄생에서 무려 46억여년의 기록들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 가늠하기조차도 힘든 세월의 힘앞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기억의 파편들을 남겨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 책은 해답을 주고 있다. 그 해답은 바로 지질이라는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는 지질은 지구가 하나의 행성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마치 인간의 지문처럼 각인하고 있다. 무한한것 처럼 보이는 시간의 흐름에서 지구자체의 원소도 포함하고 있지만 우주로 부터 수없이 많은 광물과 원소가 지구라는 행성으로 쏟아져내려 지금의 지구라는 행성이 탄생했던 것이다. 이러한 지구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의 지질 상태를 조사하여 그 연대를 측정하고 지질층속에 간직하고 있는 화석을 통해 지구상에 존재했던 생명체들에 대한 역사를 알려 주는 역활을 한다.  

우리가 잘알듯이 지금의 지질이 형성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물리적인 변화를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태가 완성이라는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는 아주 오래전에도 그랬고 지금 이 시각에도 그렇고 또한 앞으로도 그렇듯이 끊이 없이 변화고 움직이고 있다. 향후 50억년이 지나 태양이 소멸하고 나면 지구 역시 같은 운명을 걷게 되겠지만 그 종말의 순간까지도 지구는 변화고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가 설령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닌것이다. 

필자는 지질학적인 관점에서 지구의 탄생에서 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지구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지구태초의 순간이나 지구의 역사를 다루는 지구과학의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 바로 지질학이라 할 수 있다. 지질학의 바탕위에 생물학이나 지구화학, 지구물리학 및 우주천체학등의 학문의 발전을 기할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은 그러면에서 축복받는 행성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오래전 사진속을 통해 뜻밖의 발견을 하듯이 지질학을 통해 지구가 감추고 있거나 혹은 아직 찾지 못한 지구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매번 지구관련역사서를 접할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지만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인류에게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지구의 역사에서 보면 인류의 역사는 정말 찰나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지구를 다 아는 것처럼 그리고 지구의 주인인것 처럼 방종하고 있는 모습들이 애처럽게만 보여지는 이유는 뭐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름대로의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생사여탈권은 어디까지 이 땅의 주인인 지구만이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인류가 그 대리인양 행동하는 것은 지구의 역사를 추론해 볼때 또 하나의 대멸종을 가져오지는 않나 하는 불편한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질학적인 면을 통하여 지구의 각시대를 생물학적, 물리학적으로 상세히 서술하고 있는 과학전문서적이다. 다소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주석이 추록되어 있지 않아 상세한 내용숙지에 불편한 점은 있으나 전체적으로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기엔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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