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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44세라는 한창나이에 비행기 사고로 삶을 마감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마치 필자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물음표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왕자는 세대를 뛰어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어린나이에 읽으면 꿈과 희망을 볼 수 있는 책이고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책을 읽게 되면 지난온 세월에 대한 상념과 일종의 부끄러움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가슴속의 희망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마치 그동안 잊고 살아온 진정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어린왕자를 통해서 되돌아보게 하고 왠지 모를 끝없는 심연으로 끌어가게 한다.
어린왕자는 자본주의와 근대화라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이 세속화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필자 자신 또한 그런 세태를 거역할 수 없는 엄청난 장애속에서 끊없이 방황하고 고뇌하고 그리워하고 희망했던 자신의 삶이었을 것이다. 어린왕자를 통해서 생텍쥐페리는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변해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끈을 잡듯이 영혼의 순수성을 말하고 있다. 소행성에서 지구로 여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왕, 허영심으로 가득한 남자,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를 통해서 세상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권력, 허망, 자기학대, 돈등으로 정의되고 그리고 이 모든것이 마치 진리인양 이것을 향해가는 세상 사람들을 보면서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전한다. 여행의 종착점인 지구라는 별은 그동안 어린왕자가 만났던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모두보다 더 많은 모순덩어리가 존재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모순덩어리 세상에서 작은 아주 작은 희망을 남겨두고 있다. 단지 그 꿈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을 보면서 모자로만 보이는 지금의 시선이 잃어버렸거나 잊혀져버린 순수함의 동경 내지는 그리움일 것이다. 어린왕자는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그 내용은 더 철학적인 의미로 다가오는것 같다.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과 다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 그리고 과연 돌아갈 수는 있는가 하는 상념들이 머리속을 맴돈다. 꿈과 희망을 각양각색의 사유로 포장해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에게 그 색깔이 무엇인가를 제시해주고 있다.
길들인다라는 것은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라는 말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자신의 꿈과 희망에 대한 관계정립일 것이다. 자신의 꿈과 희망에 길들려지고 관계화 된 자신을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이러한 꿈과 희망에 길들려진다는것 자체가 바로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것 아닌겠는가? 수없이 많은 현상과 사람들에게 우리는 길들려져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꿈과 희망에 길들려있다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