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느라 힘들었던 거와 달리 <숲의 대화>는 술술 읽힌다. 역시 번역의 문제였던 걸까 잠깐 망설여 보기도 하지만. 아냐, 이건 편췌와 창작의 차이야 라고 마음을 굳히게 된 게 [혜화동 로터리]를 읽으면서.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아닌, 극좌도 극우도 없는, 만수산 칡넝쿨처럼 이러구러 살아가는 사람들인 건 마찬가지인데, 인물들이 훨씬 생생하다. 심지어 단편이라 지난 세월의 사연을 구구절절 보따리 풀지도 않았는데 더 맛있다.
확실히 정지아 작가는 나의 확증편향에 딱 들어맞는다. 좋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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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4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지아 작가 아버지의 해방일지 얼마전에 인상적으로 읽었어요. 그 삶에 대해서는 저는 뭐라고 말을 보태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리뷰는 패스했는데 또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건 참 신기하다고 할까 그렇네요. ^^

조선인 2022-11-14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쩌다가 정지아 작가의 소설을 연속적으로 읽고 있는데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읽어보고 싶어요.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되는 바람에 대출하기는 어려워 살까 말까 망설이는 중임다.

castle67 2023-02-0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의 차이일 수 있겠으나 <작은 땅의 야수들>이 읽기 힘들었다는 첫 줄에 공감력 덜어졌지만 정지아를 편향한다는 글엔 호기심 상승
 

직장인이라면, 갑질이라면 지긋지긋한 사람은 <판단>을 완독하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다 못 읽을 거, 스트레스 받지 말고 건너뛰시길. 내 경우 3쪽을 읽고 포기했는데 왜 굳이 3쪽이나 읽었을까 깊이 후회.
평소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사람이라면 <슈퍼 사이버펑크 120분>과 <차세대 대형 로봇 플랫폼 구축 사업>도 마저 건너뛰길 추천한다. sf소설이라고 해놓고 이런 하이퍼리얼리티 소설을 싣다니 박사님, 실망이에요.
그래도 나머지는 다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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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07 2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곽재식씨 책 얼마전에 한 권 읽었는데 소설은 한번도 못봤네요. 재밌다고요? 생활밀착형 SF소설이라는 말이 또 재밌어서 일단 찜해봅니다. ^^

조선인 2022-11-07 20:33   좋아요 2 | URL
재밌습니다. 강추

책읽는나무 2022-11-07 2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도서관에서 이 책 빌리려다가 다른 책 먼저 빌려왔었거든요.
조금 후회되네요^^;;;
훗날 꼭 빌려와야겠네요.

조선인 2022-11-07 21:15   좋아요 1 | URL
꼭 보세요. 아주 단숨에 읽었어요
 














1. 에밀졸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에밀 졸라의 글은 '나는 고발한다' 외에는 읽은 적이 없는 줄 알았는데, '목로주점'도 읽었던 걸 뒤늦게 깨달았다. 세 작품의 주제가 너무 판이하지만 저변의 공통점은 이 작가가 프랑스를 진심 사랑한다는 것이라 느낀다. 혼자라면 안 읽었을 책이나 막상 좋았다. 딸에게 읽으라고 강권중.
















2. 천선란 "노랜드"

도서관에서 우연히 골랐을 수도 있었겠지만, 찾아 읽지는 않았을 듯. 그러나 덕분에 생각이 참 많아졌고, 뒤늦게 수십번은 족히 봤던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을 찾아볼 생각도 했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소설도 영화만큼 명작.















3. 양귀자 "희망"

읽어본 적도 없으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제작되었기에 편견을 가지고 꾸준히 멀리 했던 작가. 생각보다 사회성이 짙어 대학 시절 기억이 많이 떠올랐다. 유튜브에 올라온 옛 드라마 '희망'도 다시 보고, 고인이 되신 이낙훈 선생 모습도 보고, 뽕짝아줌마 신신애의 젊음에 감탄도 해 보고.















4. 합체

청소년 소설? 안 읽는다. 청소년 연극? 보러갈 리가. 근데 그 2개를 내가 다 했다. 심지어 연극 '합체'는 꼭 보라고 지방에 쫓아가서라도 보라고 온 사방에 광고를 냈더랬다. 원작이 좋은 것 이상으로 무장애 연극의 완성도가 높아 감동했다. 연출가, 배우, 수화통역가, 모두 만만세다. 


결론? 올 한 해 나의 시간이 뜻밖에 참 풍성했다. 하지 않았을 선택을 만날 때마다 초입은 늘 긴장이었지만, 모임을 할 때면 늘 할 말이 많았다. 회사에서도, 사적으로도 꽤 힘든 2022년이었는데, 지원사업이 내 숨통이 되어 주었다. 가끔 우리 딸은 나보고 잡학박사라며 알고 보면 환생 N번째? 실없는 농담을 하는데, 요새는 자신 있게 딸을 구박한다. 책을 읽어. 100권의 책을 읽으면 100권의 환생 체험이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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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0-20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0 권의 책을 읽으면 100 번의 환생 체험!!ㅋㅋㅋ
전 100 번의 환생을 한 것 같진 않은데요 읽고 난 그 순간만큼은 환생한 것 기분을 느낀 것 같아 조금 공감되긴 합니다.
저는 한 40 번 정도의 환생 체험을 했???^^
올 해 풍성한 시간을 보내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조선인 2022-10-20 21:31   좋아요 1 | URL
알라딘에서 같이 환생체험을 하던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

바람돌이 2022-10-20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100권의 환생체험에 확 꽂혔습니다. ㅎㅎ지난번에 말씀하신 독서모임인가봐요. 책들이 다양하네요. 독서모임은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어 좋을거 같네요.
청소년 소설은 이제 안 읽는데 합체는 좋다고요? 작가를 보니 박지리 작가네요. 우리집 둘째가 이 작가님 좋아해요. 너무 빨리 돌아가셔서 안타까움이 더하는 작가네요.

조선인 2022-10-20 21:32   좋아요 1 | URL
박지리 작가 진짜 멋진데? 알아보니 이미 졸했다 하여 정말 충격먹었어요. 진짜 아까운 작가에요

mini74 2022-10-20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2회차가 아니고 인생100회차인가요 ㅎㅎ 따님 귀여워요 *^^*

조선인 2022-10-20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이면은 슬픈 이야기입니다. 우리 애들이 책을 안 읽어요. 너무 슬퍼요
 
학생댁 유씨씨 경기문학 1
김종광 지음 / 테오리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특별한 목적 없이 도서관 서가를 뒤적이다 학생댁 유씨씨라는 제목과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얇은 두께가 마음에 들어 골랐다. 그러니 내 손가락을 탓할 수 밖에.

2016년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과 선정 소설이라는데, 그해 3월에 선정했고, 출간월이 11월이다. 10월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12월에 탄핵이 된 걸 생각하면, 미처 출간을 취소할 겨를도 명분도 부족하긴 했을 거다.

그러나 2022년에 '처녀 이장 탄생기'라는 노골적인 박근혜 찬양 소설을 읽는 나로선, 어찌 이런 소설이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나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그가 썼다는 다른 책들을 그 전에 읽은 적이 없는데 - 하긴 '군대 이야기'나 '첫경험' '죽음의 한일전' 이런 제목의 책을 내가 그전에 골랐을 거 같지 않다 -, '숨어버린 사람들(세월호 추모문학 12인 공동소설집)'에 실린 단편은 읽어보고 싶다. 그가 '처녀 이장 탄생기'라는 소설을 쓴 걸 후회하는 흔적을 찾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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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 2018년 제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홍규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8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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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골랐다.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은 동네 사람과 교류할 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스쳐지나가는 미성년자에게 한 없이 오지랖떠는 나를 정당화해주는 말이다. 난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 키보다 더 커지기 전에는 부모 손 놓고 길 걷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며 키웠던 사람이었고, 부모들이 길에서 애들 손을 잡고 있지 않으면 뚫어져라 지켜보는 사람이며, 전화통화를 하거나 지인과 수다를 떨다가 순식간에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 대신 아이 뒤를 대신 쫓아가 되찾아준 적이 3번 있다는 걸 못내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휴대폰 보며 길을 건너는 학생들에게 위험하다 경고하고, 담배피는 학생들에게 걱정 한 마디 건네고, 무단투기하는 학생에게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주워서 건네주는 그런 아줌마다. 그런 내가 제목에 기대했던 거와 소설은 결이 달랐다.


방현희.

공랭식이 뭔지 모르겠고, 포르쉐를 꿈꿔 본 적 없다. 우와 이 작가 자동차 덕후인 건가? 무의식적으로 남성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여성작가라고 하니, 생뚱맞은 친구 여자들 이야기가 더 당황스러워졌다.


정지아.

존재의 증명.

온갖 브랜드의 소비가 나를 증명할 수 있다니, 주인공은 지갑도 시간도 부유한 사람이었나 보다.

또한 작가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단편이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어 열심히 검색해 보았다.


정찬.

4월 26일 강경대 열사 맞아 죽다.

4월 29일 박승희 열사 분신

5월 1일  김영균 열사 분신

5월 3일  천세용 열사 분신

5월 4일  박창수 열사 고문으로 죽다.

5월 8일  김기설 열사 분신

5월 10일 윤용하 열사 분신

5월 18일 이정순 열사 분신

5월 18일 김철수 열사 분신

5월 22일 정상순 열사 분신

5월 25일 김귀정 열사 최루탄과 지랄탄에 질식하여 죽다.

대학 1학년의 봄 강경대 열사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지만, 거꾸로 쓰는 한국현대사 책을 믿지 못했던 난 도서관에서 다른 현대사 책들을 이것저것 뒤적거렸고, 5월 18일 강경대 열사 노제 때 처음으로 데모를 나갔고, 이정순 열사의 분신을 목격했다. 그 날이 내 20대를 바꾼 날이다. 5월 25일에는 을지로 인쇄골목에서 곤봉으로 처맞다가, 머리채를 잡힌 채 질질 땅바닥에 끌려가다가, 여학생 하나를 더 잡겠다고 전경이 곤봉을 휘두르며 욕심을 내는 사이에 어찌 어찌 혼자만 도망을 치다가, 골목 사이로 숨으려고 머뭇거리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학생이 여기 있다간 죽는다는 고함에 같이 손 붙잡고 동국대까지 뛰어 들어갔다가, 숨도 못 쉬고 켁켁 토하다가, 내가 도망친 그 골목에서 김귀정 열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난 백병원 영안실을 지킬 사수대 모집한다는 소리를 뒤로 하며 집에 갔다가, 다음날 밤새 백병원이 침탈당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날 처음으로 화염병을 만들었다.

그런 기억들이 가득 올라와 읽는 내내 참 힘들었는데, MZ 세대들은 그 윗세대 작가들이 주제가 다 비슷비슷해서 재미 없다는 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안. 우리들은 아무리 토하고 또 토해도 아직 토할 게 남아 있어서 그래.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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