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느라 힘들었던 거와 달리 <숲의 대화>는 술술 읽힌다. 역시 번역의 문제였던 걸까 잠깐 망설여 보기도 하지만. 아냐, 이건 편췌와 창작의 차이야 라고 마음을 굳히게 된 게 [혜화동 로터리]를 읽으면서.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아닌, 극좌도 극우도 없는, 만수산 칡넝쿨처럼 이러구러 살아가는 사람들인 건 마찬가지인데, 인물들이 훨씬 생생하다. 심지어 단편이라 지난 세월의 사연을 구구절절 보따리 풀지도 않았는데 더 맛있다.
확실히 정지아 작가는 나의 확증편향에 딱 들어맞는다. 좋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