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운수 좋은 날보다 더 극한의 삶인데 더 일상이다.건조한 묘사가 계속되기에 기승전결이나 희노애락이 뚜렷하지 않다. 다만 인력거꾼은 그 후 어찌 살았을까 보다 쇼호프는 그 후 어찌 살았을까 더 궁금하긴 하다. 특히 소비에트 연방 해체가 그의 일상에 끼친 영향이 어땠을런지, 현대 러시아 소설을 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어제 오후부터는 누가 봐도 분비물이 아니라 오줌이다. 1시간이면 오버나이트가 넘치고 지린내가 진동한다.겁이나 밥과 약을 먹는 용도 외에 일체의 수분 섭취를 하지 않았다.이 와중에 산부인과와는 야간당직에게 재진을 받니 마니내일 아침에 가야 하니 마니당장 다른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야 하니 마니문의전화를 넣어도 감감무소식.자기네가 전화주겠다하여 하염없이 기다리다독촉전화를 다시 넣었다가 또 기다리다가저녁 7시 30분이 넘어 부재중 전화기록은 있는데소리들은 기억은 없다. 다시 전화하니 그새 야간 당직도 끝났다고 하고오늘 진료받은 거 외에 전산에 남은 기록이 없어분만실 당직 간호사로선 해줄 말이 없단다.내일 아침 다시 내원을 할지 응급실을 갈 지는 전적으로 내 스스로 판단해야 하나 일자무식은 대체 어쩌라는 건지.성미 급한 한국인이지만 억지로 책과 티비로 밤을 지새는데새벽에 깜박 잠들었다 깨니 매트까지 흥건하다.침대에서 안 자고 손님용 레자 소파매트에서 잔 게 다행.개원시간에 맞춰 산부인과에 들어갈 때 심정은 그동안 뉴스로 갈고 닦은 온갖 갑질 흉내는 다 내리라 였는데여기저기 산모가 있으니 접수처 직원과 담당 간호사에게나즈막히 으르렁거리는 말투로 어제 경과 읊기가 고작이다.그래도 효과는 있었는지 예약도 안 했는데 일착으로 진료실.담당의는 내진을 하고선 대학병원 비뇨기과 소견서를 써주고자신의 대학 선배이므로 믿고 얼른 가보란다.남자들만 가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비뇨기과 대기자는 남녀노소 우글우글하였고예약도 없이 온 아줌마는 마냥 기다리는 게 일이다.1시간하고도 30분만에 진료실에 들어가니 헐. 남자다.이 상황에 여의사를 찾을 수도 없고 민망하게 설명하니안 그래도 연락 받아서 기다렸단다.그 후는 일사천리.방광 내시경 -> 문제없음좌우 요관 내시경 -> 좌측 요관에 누공 확인d-j 카르테 삽입 결정 -> 바로 수술실 예약 및 시술비뇨기과 교수님이 뭔가 꼼수를 쓰신 것인지중간 중간 들리는 소리가 입원도 안 하고 이 검사는...오늘 수술실 예약은 모두 끝나서 어저구 저쩌구...후배를 돕는 마음인지 나를 돕는 마음인지 몰라도 고맙다.대놓고 의료과실인 거냐 물어보기도 망설여지는데비뇨기과 선생님이 운을 띄우시길 산부인과랑 비용 협의는 끝났냐며 묻더니 다 잘 될 거란다.어쨌거나 착착착 진행되어 오후 3시에는 집에 편안히 드러누웠고잠시후 걸려온 산부인과 총무부 전화로는비뇨기과 치료비용 일체는 자기네가 부담하니영수증을 잘 챙기란다.어제 오늘 물쓰듯한 택시비용과 오버나이트 생리대 비용 등자질구레 비용은 청구과목이 될지 모르겠고,안정기간이 길어진 것도 어이없지만그나마 백수기간이라 일에 지장 없는 걸 다행이라 여길지도곰곰히 생각해보는 중이다.
수술 후 일주일만에 병원 진료를 갔다.염증 소견도 없고, 열도 잡혔는데, 문제점 하나.분비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거의 줄줄 흐르는 수준.어제 전화통화를 했을 때만 해도 간호사가 설명하길 그럴 수 있다 했는데,막상 담당의가 실제로 보곤 의견이 심상찮다.수술중에 요관 손상을 의심하는데부대하는 제반 증상이 없어 일단 차주에 한 번 더 보잔다.3일치 약을 더 처방받았는데 괜시리 심란하다.
여자는 특수청소 전문 회사에 다님.자살 준비중인 사람의 의뢰를 선불로 받음......결국 여자는 스스로 운전을 폭주하여....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본 기억인데 종일 책장을 뒤져도 못 찾겠어요.
공산주의자들은 자본가를 탐욕스러운 돼지라고 비난했다. 조지 오웰은 부패한 공산 관료를 돼지에 빗댔다.똘이장군에서 북한 ‘빨갱이‘는 돼지로 표현되었다.어쩌다 돼지가 자본주의자로도 공산주의자로도 묘사되게 된걸까?돼지들이 인간이 만들어낸 왜곡된 프레임에 항거하고자 결심한다면 자신들을 어떻게 묘사할까? 개인적으로 난 꼬마돼지 데이브가 제일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