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낳으면 건망증이 심해진다죠.
덕분에 해람이 낳은 뒤 몇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1. 시어머니를 땡볕에 뺑뺑이 -.-;;
어머님이 해람이 보러 오기로 한 날, 열심히 버스 노선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런데 수원역에서 출발한다고 한 뒤 시간 반이 지났는데도 안 오셔서 조금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결국 노기띈 목소리로 어머님이 전화하셨습니다.
제가 버스 번호를 엉뚱하게 가르쳐드렸고,
덕분에 어머님이 존재하지도 않는 버스를 찾아 한여름 땡볕에 수원역 일대를 뱅글뱅글.
혹시나 싶어 비슷한 번호의 버스를 탔다가 엉뚱한 데를 헤매고 결국 택시비 엄청 깨졌답니다.
며느리는 몸둘 바를 모르고 깨갱~
2. 결혼기념일은 홈쇼핑만 알아준다.
해람이 생일이 8월 5일, 우리 둘 결혼기념일은 9월 1일.
산모도우미도 돌아가고 한참 정신없을 때였죠.
옆지기도 나도, 까맣게 잊어먹고 넘어갔다가 그 며칠 후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홈쇼핑에서 온 축하메일과 쿠폰이 잔뜩이더군요. ㅎㅎ
3. 어여쁜 후배 덕분에 살짜쿵 부부싸움
옆지기 생일이 음력 8월 1일.
결혼기념일과 바투 붙은 경우가 대부분이길래 생일이라도 잘 챙기자 결심했는데...
9월 22일 점심 무렵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옆지기에게 생일 축하 전화를 했더니 모르고 있다가 미역국도 못 먹었다고 삐졌다나?
얼른 달래주는 전화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 생일축하 문자를 보냈죠.
남편 속 풀어주느라 비상금도 꽤 깨졌더랬습니다. 흑.
4. 그리고 오늘.
오늘이 제 생일이래요, 글쎄.
회사 동료들이 말해주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뻔 했습니다.
이제 옆지기에게 보복의 칼날을 날려야겠습니다.
그리 구박하더니, 저도 까먹냐고.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