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집에 있다 보니 낙이라고는 책과 TV와 알라딘뿐.
이상하게 귀가 예민해져 음악도 거의 안 듣는다.
(여기서 음악이란 원래 내가 좋아하던 음악들, 대신 클래식은 종종 듣는다. 개인적으론 신기한 일.)
특히 TV는 내 인생 통틀어 최다 시청 시간을 자랑하고 있다.
한 번 먹었다 하면 30분은 기본이요, 경우에 따라 1시간도 물고 늘어지는 해람 덕분에,
깜박잠을 쫓기 위해 열심히 TV를 보게 된 것.
그러다 보니 아주 눈에 거슬리는 광고를 수시로 만나게 된다.
부탁 좀 드릴께요 아버지~♪
2천만 가불 하고파요♪
쎄라토 사고파요♪
여자 태우고파요♪
밤새 달리고파요♪
세라토에만 여자가 타요♪
고무줄로 새총 만들어 쏴요♪
쎄라쎄라 쎄라쎄라♪ 쎄라토♬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를 외쳤던 현대카드에 이어
아버지가 봉인 줄 아는 파파보이 또 등장.
더군다나 반도체 장비업체 '디아이' 박원호 회장의 아들 싸이가 그 역할을 하니 실감 백 배다.
그 아버지야 2천만원'만' 가불해주는 거야 우습지 않겠는가.
이미 군 복무 대신 큰아버지 회사에서 병역특례하게 조처해준 능력있고 자상한 아버지 아니던가.
하긴 병특 대가로 콘서트할 때마다 큰아버지 회사 직원에게 공짜표를 돌렸으니 나름 보답은 한건가?
게다가 차의 용도는 업무용도 아니요, 출퇴근용도 아니요, 가족용도 아니다.
말 그대로 작업용이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쭉쭉빵빵 미녀를 꼬시기 위한 것이니
일상용 차도 아니고 주말 레저를 위한 세커드 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겨울 후배가 낸 사고로 옆지기의 차가 박살난 이후
100만원짜리 중고차도 못 사고 가슴앓이하고 있는 처지로서 이보다 재수없는 광고 만나기 힘들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