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되면 유치원에 갈거야.
그리고 피아노랑 발레를 배울 거야.
그 다음엔 초등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도 갈 거야.
그리고 또 뭘 할 수가 있지?
나) 대학에 가서 공부를 더 할 수도 있고, 취직해서 돈을 벌 수도 있고, 결혼할 수도 있어.
음, 그럼 대학에 갈거야. 아주대학교(바로 집앞에 있음)에 가면 좋겠다.
그 다음엔 뭘 하지?
나)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 할 수도 있고, 취직해서 돈을 벌 수도 있어. 결혼할 수도 있고.
그럼 결혼할 거야.
나) 글쎄다. 엄마 생각엔 마로가 마로 힘으로 돈을 벌어 결혼했으면 좋겠는데.
싫어. 결혼부터 할 거야. 그 다음에 풍선 아줌마가 될 거야.
버스 타고 집에 오는 길 딸아이와 나눈 대화가 우스워 직장 동료에게 들려주었다.
동료의 말이 더 걸작이었다.
동료) 마로가 인생을 아네요. 대학 졸업한 뒤 바로 결혼한 여자가 구할 수 있는 직장이 그거밖에 더 있수?

060416 후배의 결혼식에서.
원래는 남자후배의 하객으로 갔는데, 알고 보니 신부 역시 아는 후배, 게다가 동명이인.
마로는 엄마랑 이름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게 못내 재밌나 보다.
"그럼 엄마랑 삼촌이랑 결혼하는 거야? 까르르 깔깔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