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지기나 나나 패밀리 레스토랑을 좋아하지 않는다.
둘다 워낙 한식파인데다, 외식도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내내 빕스를 가지 못해 안달했다.
빕스의 샐러드바는 48개월까지 무료인데, 그전에 부지런히 가놔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 -.-;;
결국 설 연휴에 한 번 가고, 어제서야 갔다.
제대로 따지면 마로의 양력 생일이 2월 18일이므로, 하루를 넘긴 셈이지만 공짜에 눈이 멀어 거짓말을 했다.

게다가 그놈의 본전 생각 때문에 대기중에도 부지런히 나초와 맛고구마와 라즈베리쥬스를 날라먹었고,
(어쩌다 외식을 해도 고깃집에 가지 않는 이상 1인당 1만원 이상의 외식을 한 적이 거의 없기에,
빕스에 가면 늘 본전 생각이 간절하다. *^^*)
자리를 안내해준 직원에게 바로 주문까지 해버리고 샐러드바로 직행.
(주문받는 직원과 자리안내 직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안내하던 직원은 무지 당황했다.
주문받는 직원이 확인차 왔을 때도 내가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그 사람은 무릎꿇을 새가 없었다.
패밀리 레스토랑 가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무릎꿇는 서비스인지라 기회를 안 준 게 흐뭇했다. -.-V)

옆지기는 나 이상으로 본전에 혈안이 되어 내가 항복선언을 한 이후에도 스파게티 한 접시를 더 먹고,
빵과 과자와 아이스크림과 과일로 후식을 먹는 기염을 토했다.
착하디 착한 마로는 그 작은 몸뚱아리에 기꺼이 3접시를 밀어넣고도,
아빠 몫과 별도로 제 몫의 빵과 과자와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따로 챙겨 먹었다.

심지어 옆지기의 공모 하에 난 과자6개와 마늘빵3개를 냅킨에 싸서 숨겨나오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볼록해진 잠바 주머니를 직원이 수색할까봐 고개도 못 들고 진땀을 흘리며 빠져나왔다.

결과는?
옆지기나 나나 너무 배가 불러서 저녁을 아예 먹을 수 없었다.
(물론 마로는 저녁밥 한 공기를 싹싹 비웠다. 정말 존경스럽다.)
빕스에서 쓴 돈이 5만원이 조금 못 되니, 총 5끼(3식구x2끼-마로저녁 1끼)에 든 돈이 1만원 미만인 셈.
이 정도면 확실히 본전을 뽑은 셈이지만, 다시는 빕스에 가지 않을 거 같다.
아직도 속이 더부룩할 정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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瑚璉 2006-02-20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스럽습니다. (-.-;)_b

urblue 2006-02-2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 too!

Mephistopheles 2006-02-20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살뜰~~ 저도 패밀리 레스토랑은 별로...먹고 나서 소화불량에 시달려서요..^^

숨은아이 2006-02-2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자 6개와 마늘빵 3개 숨겨 오신 게 가장 존경스러워요!

미설 2006-02-2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챙겨와 본 적 있어요 ㅎㅎ

검둥개 2006-02-2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마로가 역시 제일 쎄군요. ^^
그런데 무릎꿇는 서비스가 모예요? 너무 궁금해요.

paviana 2006-02-2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핫윙을 챙겨왔더랬지요.-_-
엄마들은 어디가나 똑같아요.ㅋㅋ

조선인 2006-02-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리건곤님, 부끄럽사와요.
유아블루님, 덩달아 이러시니 쥐구멍을 찾아야 할 듯.
메피스토펠레스님, 제일 큰 불만은요, 한국식 서비스를 하겠다고 말로만 떠들어대면서 왜 김치를 안 주냐구요. 그러니 소화불량이... 꺼억... ㅋㅋㅋ
숨은아이님, 말도 말아요. 잠시 검문 있겠습니다 하고 붙잡히는 상상에 시달렸다구요.
미설님, 어머나, 님도? 아이, 반가와요.
검둥개님, 윽, 그 무지막지한 경우를 안 당해보셨군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상륙한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인 '신나는 금요일'라는 곳에서 고객 눈높이 서비스라며 개발한 거에요. 직원이 와서 탁자 위에 주문지를 올려놓은 뒤 자기는 바닥에 무릎꿇고 주문을 받아적는 거죠. 아주 재수없는 서비스인데, 고객 반응이 좋아서 아시아 금요일 지점은 다 그렇게 한다고 하고, 우리나라의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도 너도 나도 따라하고 있다지요. 우웩.
새벽별님, 수원 빕스로 오시지 그랬어요. 뵙고 싶은데. 히히히
파비아나님, 핫윙까지! 우와, 한 수 위이십니다. ㅋㅋㅋ

로드무비 2006-02-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었던 간장게장 국물이 다시 생각나는군요.^^
본전 뽑으신 거 축하드려요.ㅎㅎ

조선인 2006-02-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간장게장 페이퍼보고 너무 재밌어서 저도 부끄러운 고백할 생각이 들었죠. ㅎㅎ

balmas 2006-02-20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스럽습니다. (-.-;)_b, too.

날개 2006-02-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빕스 가면 늘 과자 챙겨오는걸요..^^
이젠 대놓고 싸요.. 직원들 보는데서...
과자만 싸오는게 아니라 1회용 버터랑 쨈도 여러개 챙기는데.....흐흐~

2006-02-20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2-21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까지. ㅠ.ㅠ
날개님, 허거거거걱. ^^;;
속삭이신 분. 고마워요. 이제 님의 서재에 다시 갑니다.

sweetmagic 2006-02-2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전에는 보고있던 직원이 넵킨도 갖다 주던걸요 ㅎㅎㅎ
이 과자 문밖만 나가면 포장해서 비싸게 팔아요 ~ 하면서 낄낄 ~

검둥개 2006-02-2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그 서비스 정 떨어져요... >.<

2006-02-22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2-2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아악 스윗매직님이? 아하하하
검둥개님, 맞아요, 아주 정나미 떨어지는 서비스인데, 문제는 동양에선 대인기라는 거죠. ㅠ.ㅠ
속삭여주신 분, 고맙습니다. 꾸벅꾸벅.

산사춘 2006-02-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연 마로마로... 이런 얘기 들으면 먹은듯 기뻐요.
서해안 놀러갔을때 조개구이 먹다가 서비스 바베큐 더 안줘서,
굽는데 가서 침흘리고 있으니 싸줘서 받아온 기억도 기쁘게 떠올라요.

조선인 2006-02-23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ㅎㅎㅎ, 나중에 마로가 크면 꼭 산사춘님과 대적시킬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