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고 마로를 찾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마로는 졸음에 겨워 평소의 재잘거림은 없고 터벅터벅 느릿느릿 걸으며.

문득 한 번씩 "나 밥 안 먹었단 말이야. 선생님이 난 밥도 안 줘. 간식만 먹으래"  칭얼거리며 울고.

그러는 아이가 한없이 짠하면서도, 나 역시 피곤에 절어있는 터라,

그저 딸 아이를 안아올려 꼭 껴안아주는 것만 간신히 해줄 뿐.

그러다 어제는 문득. 류 생각이 났다.

"마로야, 왜 별은 하늘에 있을까?"

마로왈, "그건 별이 떨어지면 내가 줏어서 가질테니까 하늘에만 있는 거야."

음, 로라의 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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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언) 오해하실까봐.
보통 때 엄마, 아빠가 마로를 찾는 시간은 대략 7시 30분.
집까지는 5분 거리이나 서점에 놀러가거나, 공원에 들르거나, 놀이터에 출석하느라 집에 오면 8시.
마로랑 씻고, 책 읽으라고 한 뒤 마로 도시락통과 아침 설겆이를 그제서야 해치우고 저녁상을 펴면 9시.
그래서 엄마나 아빠가 저녁 먹는 시간은 거의 9시고, 이때 마로도 꼭 껴서 한 술 거듭니다.
반면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5시에 저녁. 7시 30분에 간식을 주고,
부모가 더 늦게까지 야근을 하면 9시에 간식을 한 번 더 줍니다.
마로 입장에선 9시에 밥 대신 간식을 주는 게 억울한가 봅니다.
우리로선 그저 애한테 미안할 따름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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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9-2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와요. 사막의 그림자님. ㅠ.ㅠ

바람돌이 2005-09-2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그러지않으려 해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걸 어
쩔수 없죠. 그래도 마로가 씩씩해요.

그루 2005-09-2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는 모르는게 없나봐요~ ^^

paviana 2005-09-2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가면 아무리 빨라도 8시 반이랍니다..ㅠㅠ
밥먹고 설겆이하고 나면 아이 재워야 할 시간이에요..
저도 슬퍼요.ㅠㅠ

mong 2005-09-2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키우시랴 일하시랴 힘드시죠...
게다가 야근까지~
박카스라도 한병 사드리고 싶어요~~
힘내세요!!!!
저리 똑똑한 마로가 있자나요 ^^

마태우스 2005-09-2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그런 어려움이 있군요....

진주 2005-09-2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 철학자 마로.

검둥개 2005-09-2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별을 줏어서 갖겠다고 생각한단 말이죠. 감탄 @.@

조선인 2005-09-2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네, 마로에겐 늘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루님, 좋게 봐줘서 기뻐요.
파비아나님, 님은 출퇴근 거리도 장난 아니시죠? 많이 힘드시겠어요.
몽님, 여기 박카스 받았어요. *^^*
마태우스님, 네, 그런 어려움이 있어요. ㅠ.ㅠ
진주님, 늘 마로편을 들어줘서 든든해요.
검둥개님, 책 내용이라니깐요. 로라의 별 ^^

2005-09-28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9-2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설겆이는 저녁 먹고 함께 하세요.... 저희 집은 둘다 게으르고 지저분한지라 그릇이 없어야 설겆이를 하는데요, 오늘 아침 겨우 먹고 나온 계란후라이는 심지어 나.무.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

클리오 2005-09-2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식기세척기도 그럭저럭 쓸만하다는데 저는 돈 더 벌면 살려구요.. 흐흐... ^^;

조선인 2005-09-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이신 분, 매주 화요일 8시 기억하겠습니다.
다만 그때까지 퇴근해야 한다는 게. ㅎㅎㅎ
클리오님, 저도 사고싶은 품목 1순위가 식기세척기와 청소로봇이에요.
새벽별님, 드라군 놀이... 놀라워요. 이런 게 있군요. @.@

클리오 2005-09-29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 저도 덕분에 드라군 놀이 보고 왔어요... ^^ 1순위 품목이 똑같아요.. ^^

水巖 2005-09-2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에게 울 일이 없기를 멀리서 빌기만 합니다.

조선인 2005-09-2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언제 공동구매할까요? ㅎㅎ
수암님... 고맙습니다. 정말로요. 꾸벅.

책읽는나무 2005-09-3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직장 다니시는 엄마들은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짠하고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을 관뒀는데...헌데 집에 전업주부로 있다고 해서 이거 뭐 아이에게 완벽할 순 없더라구요!...집에 있어도 아이에게 미안하긴 마찬가지!
ㅠ.ㅠ
힘 내세요~~ 마로어머님!..^^

조선인 2005-09-30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고마와요, 찌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