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고 마로를 찾아오는 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마로는 졸음에 겨워 평소의 재잘거림은 없고 터벅터벅 느릿느릿 걸으며.
문득 한 번씩 "나 밥 안 먹었단 말이야. 선생님이 난 밥도 안 줘. 간식만 먹으래" 칭얼거리며 울고.
그러는 아이가 한없이 짠하면서도, 나 역시 피곤에 절어있는 터라,
그저 딸 아이를 안아올려 꼭 껴안아주는 것만 간신히 해줄 뿐.
그러다 어제는 문득. 류 생각이 났다.
"마로야, 왜 별은 하늘에 있을까?"
마로왈, "그건 별이 떨어지면 내가 줏어서 가질테니까 하늘에만 있는 거야."
음, 로라의 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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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언) 오해하실까봐.
보통 때 엄마, 아빠가 마로를 찾는 시간은 대략 7시 30분.
집까지는 5분 거리이나 서점에 놀러가거나, 공원에 들르거나, 놀이터에 출석하느라 집에 오면 8시.
마로랑 씻고, 책 읽으라고 한 뒤 마로 도시락통과 아침 설겆이를 그제서야 해치우고 저녁상을 펴면 9시.
그래서 엄마나 아빠가 저녁 먹는 시간은 거의 9시고, 이때 마로도 꼭 껴서 한 술 거듭니다.
반면 현재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5시에 저녁. 7시 30분에 간식을 주고,
부모가 더 늦게까지 야근을 하면 9시에 간식을 한 번 더 줍니다.
마로 입장에선 9시에 밥 대신 간식을 주는 게 억울한가 봅니다.
우리로선 그저 애한테 미안할 따름이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