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민들레 항몽유적지 ‘점령’
토성 곳곳 가득 피어 외세항쟁 의미 실추
엉겅퀴 등 잡초 많아 관리미흡 지적도
700여 년 전 몽고 침략군을 맞아 조국을 지키기 위해 궐기했던 삼별초의 최후 항쟁지인 애월읍 상귀.고성리내 항몽유적지.
이곳은 외세 항쟁의 상징지로 관광객과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호국.자주정신을 배우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도 외래식물인 개민들레가 점령하면서 외세 항쟁의 의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14일 오전 항몽유적지사무소 남쪽 2㎞ 지점 토성.
길이 100m, 높이 4m 규모인 토성 안에는 높은 키를 자랑하는 개민들레가 곳곳에서 노란 꽃을 피운 채 점령군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
토성 아래쪽을 비롯해 정상에까지 개민들레로 가득하다.
곳곳에 자리를 잡은 개민들레는 그 자리에 씨앗을 뿌리기 때문에 뾰족한 수를 취하지 않는 한 내년에도 이곳을 점령할 것이 분명한 상태.
특히 이곳은 도로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가는 관광객을 비롯해 도민들이 쉽게 개민들레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항몽 유적지의 의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엉겅퀴를 비롯한 각종 잡초들도 많아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곳 토성에 인접한 밭 주인은 “해안에 퍼져 있던 개민들레가 올해부터는 이곳에도 많이 핀 상태”라며 “개민들레의 점령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번식력이 강한 개민들레는 유럽이 원산지이고 5.6월이 개화기인데, 가축이 먹을 경우 위장병이나 신장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제주군은 1977년 사업비 7억4500만원을 들여 항파두리 성곽 일부를 보수하고 순의비를 건립한 후 1978년 6월 항몽유적지를 준공했다.
또한 지금은 관리사무소를 비롯해 유물전시관 등이 건립된 상태로 관광객이나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
박상섭 (제주일보 2004. 6. 15)
====================================================================================
제주에서 본 특이한 민들레가 이쁘기도 했지만, 영 마음에 걸려 여기 저기 검색해봤습니다. 결국 알게 된 건 개민들레가 외래종이라는 것. 지난 70년대 축산 농가들이 목초씨앗을 미국 등에서 들여오면서 섞여 유입된 거라 하네요. 문제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서부산업도로변, 동부산업도로변과 목장 주변, 공동묘지 등을 점령했다는 것. 게다가 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점점 점령지역이 넓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백록담에서도 발견되고 있데요.
개민들레는 한 개체당 1년에 3000포기 이상 번식하는 다년생 식물이라고 하니, 그 번식력은 정말 어마어마수준입니다. 외래종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겠지만, 개민들레의 경우 그 어마어마한 번식력으로 토착식물의 번식을 방해한다고 하네요.
더욱이 개민들레의 번식을 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 소 등 가축들이 먹지 않는 풀인데다가 먹었을 경우 위장병이나 신장병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먹이사슬이 전혀 형성되지 않는거죠. 제초제를 사용하고 싶어도 다른 수목이나 목장에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거해 소각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제주도에서 97년도부터 공공근로사업으로 개민들레 제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제가 얼마전 본 상황으로 봐서는 별반 효과가 없나 봅니다.
작년에서야 비로소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개발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황이라고 하니, 그 결과가 얼른 나와 효과가 있길 바랄 뿐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