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교육 때문에 전국을 헤매고 다녔다.

몸은 고됐지만 간만에 보는 얼굴들이 꽤 반갑기도 했는데 그중 한 임원님이 대못을 박았다.


"어, 오랜만이야. 이게 몇 년만이지?"

"안녕하셨어요. 한 3년만에 뵙는 거 같네요. 잘 지내셨죠?"

"3년 더 됐을걸? 얼굴이 완전 달라졌는데. 왜 이렇게 늙었어?"


아하하하하.... -.-;;

같이 갔던 동료직원이 위로를 해줬다.

"그래도 나이에 비해서 동안이시잖아요."


난 대꾸해줬다.

"그 말은 전혀 위로가 안 돼.

누가 새 것같은 블랙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해봐.

그걸 보고 사람들이 '와, 새 것 같다'라고 칭찬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누가 이제와서 블랙베리를 멋있다고 하겠어.

다 갤럭시4나 G2나 아이폰5를 좋아하지."


말해놓고 스스로 끝내주는 비유를 했구나 속으로 자화자찬을 했는데...

어라? 왜 말해놓고 내가 더 비참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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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8-2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명 자승자박 개그를 치신 걸지도..........

라주미힌 2013-08-2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피천득의 인연이 스쳐가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ㅋ............

saint236 2013-08-2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블랙베리로 표현하심이...행여라도 초콜릿폰이나 프라다로 했으면....

icaru 2013-08-2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댁도 그래요(많이 늙었어요!)"를 내지르셨죠? 물론 맘속으로일지라도...

무해한모리군 2013-08-22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아 저는 최근 이년사이에 한 오년 늙은듯
뜬금없지만 전 터블랫을 하나 미국직구로 사볼까 요즘 고민중이예요ㅎㅎㅎ

조선인 2013-08-23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자승자박만 했겠습니까. 스스로 쐐기풀 채찍질을 한 거죠. ㅠ.ㅠ
라주미힌님, 아흑, 앞으로 동창회 안 나갈까 봐요.
세인트236님, ㅋㅋㅋ 블랙베리는 제 마지막 자존심인 거죠.
이카루님, 그 사람은 예전에 이미 늙은 분이라 굳이 소리지를 필요도 없었어요. 움하하하
휘모리님, 미국 직구 강추입니다. 어댑터를 새로 사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그래도 훨씬 싸요.

여울 2013-08-2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는 그려려니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군요. 이탁오선생이 크게 뉘우친 나이가 되버린거죠. 그래서 개과천선??해보려구요. 아니 ...무슨 소리람?? 이 마당에..

알케 2013-08-2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pcs폰인 '걸리버' -.-;;

그나 저나 블랙베리는 갈수록 컬트 아이템으로 진화 중이더군요,

Joule 2013-08-2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라고 폴더폰이 말했습니다.

조선인 2013-08-2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울마당님, 어떠한 개과천선일지 궁금합니다. 이왕이면 더 잘 생기게. 우후
알케님, 캬아, 걸면 걸리는 걸리버! 시대의 풍운아가 많기도 했군요.
쥴님, 사모하는 쥴님. 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