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로가 좀 아팠다. 고열과 발진.
안타깝게도 내가 바빠서 병원을 데리고 갈 수 없었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일요일 진료를 하던 병원도 지난달부터 일요진료를 중단하여 헛탕만 치고 돌아왔다.
다행히 알라디너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마로의 열은 토요일부터 떨어졌고,
발진이 안 없어져서 걱정했는데 여러 알라디너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돌발진이 아닐까 싶고,
이미 회복기에 들어선 터라 굳이 병원을 갈 필요가 없었으며,
다른 아이에게 전염시킬까 두려웠는데 다행히 놀이방에 유사증세를 보이는 아이는 없었다. 안도...

그런데 이번엔 내가 문제였다.
월요일,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열이 나며 온몸에 근육통이 엄습. 몸살이라 생각했다. 녹차와 한방차로 버텼다.
화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목이 퉁퉁 부었다. 침도 삼키기 힘들 정도로. 게다가 눈이 잘 안 보였다.
수요일까지 증세가 계속되자 슬슬 겁이 났다.
특히 이렇게 눈이 아픈 건 처음인지라 1시간 일찍 퇴근하여 병원에 갔다.
편도선에 염증이 있다며, 눈이 시리고 뻐근한 건 몸이 안 좋아 영향을 받은 거 같단다.
일단 안심했는데, 이번엔 약이 문제다.
어제 저녁 그리고 오늘 아침, 약을 먹으면 견딜 수 없게 어지럽고 졸립다.
할 수 없이 좀전에 병원에 전화를 했다. 약이 너무 독해서 그러니 분량을 조절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께서는 처방해준 약이 이미 모두 내가 복용해본 적이 있는 약이며,
부작용을 일으켰던 적이 없었던 약임을 확인해주었고,
과로와 수면부족이 원인일 것이라며 쉬는 게 최선이라고 진단해주었다.

순간 그렇구나... 하며 안심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아픈 것보다도 병명을 몰라서 불안했던 것이 더 힘들었나 보다.
조금 웃기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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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1-1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면 안 되는데, 최선의 치료 방법은?

" 마로가 있는데 아프면 안돼 !" 하는 생각으로 극복하세요.

ceylontea 2004-11-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픈 것보다 병명을 몰라 이런 저런 생각으로 두려움과 불안함에 더 힘들 때가 있지요.
빨리 나아서 마로랑 즐겁게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선인 2004-11-1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처방이 최고인데요!!!

실론티님, 고맙습니다.

물만두 2004-11-1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면 병원으로 들고 뛰시는 게 거겅하시는 것보다 낫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인근 병원이라도 찾으시기 바랍니다...

호랑녀 2004-11-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다 사람 살자고 하는 일 아니겄어요?

그냥 푹 쉬세요. 조선인님 없으면 당장 일 펑크날 것 같지만, 그래도 또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어요? 지구 도는 덴 별로 지장 없고...

쉬세요. 아프지 마세요... 날도 추워지는데...

조선인 2004-11-1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저도 고민하기 보다 병원으로 가보는 게 낫다는 건 알지만, 워낙 시간에 매여 살다 보니 실천이 잘 안 되네요. 그리고 비록 결국 마로는 병원 구경 못했지만, 전 어제 갔었어요. 헤헤

호랑녀님, 저 없어도 지구도 돌고 회사도 돌겠죠. 하지만 다음주까지 수립해놓은 계획이 있어 29일 이후에나 휴가를 쓸 수 있답니다. 에, 또, 한 며칠 쉬어볼까 싶어 어제 내가 쓸 수 있는 연차가 몇일인지 경영지원팀에 물어봤더니, 대답은 안 해 주고 "그건 왜 묻는데요?"라는 반문만 하더군요. ㅠ.ㅠ

sweetmagic 2004-11-1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그랬어요 !! 그래서 어제 수능 끝나고 만나기로 한 친구 약속도 찢어버리고 저녁 8시 부터 오늘 아침 8시 까지 자고 났더니 좀 나은 거 있죠 !! 어머어머 어떻게 정말 쌍둥인 인가봐요 흐흐

진/우맘 2004-11-1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님도 약 때문에 고생하시는군요.

병이 독해지니 덩달아 약도 독해지고....중간에서 사람 몸만 죽어납니다. ㅡ.ㅡ

얼른 쾌차하세요.

숨은아이 2004-11-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호랑녀님 말씀에 저도 한 표. 글구 직원들이 나 몰라라 하고 가끔 쉬어주어야 회사도 위기 대처 능력이 생깁니다. ㅎㅎ

조선인 2004-11-18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 와락!!!

진/우맘님, 약이 독해진 것도 독해진 거지만, 제가 워낙 약에 잘 취하는 체질입니다.

숨은아이님, 틀린 말씀은 아닌데, 신입교육기간이다 보니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