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시작은 정말 동그라미 달랑 한 개였다.
2학기 끝날 무렵 가정통신문이 참 많이 왔다.
방학 때도 방과후 수업을 할거냐? 겨울방학 과학교실 신청은? 독서교실은 또 어때?
엄마아빠는 맞벌이고 동생은 어린이집에 다니니 딸래미 혼자 긴긴 겨울방학을 어찌 보내나 싶어
이것 저것 무조건 다 동그라미쳐서 보냈다. 그 중 하나가 영재교육원.
그동안 받은 상장을 복사해서 영재교육 신청서랑 제출하라고 할 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 추천 받는 학생으로 뽑혔고, 서류심사도 통과해 조만간 영재시험을 볼 거란다.
그제서야 영재교육원에 대해 뭔가 알아봐야 하나 싶었지만,
무심한 엄마는 시험날짜를 까먹었고, 딸래미 혼자 00중학교까지 가서 혼자 시험보고 왔다.
딸래미 말에 따르면 다른 학생들은 '영재학원' 선생님들이 데려왔다 했고,
딸이 기억하는 문제를 들어보니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수준이어서 떨어지겠거니 했다.
운이 따른 건지 딸은 영재시험을 통과했고, 2차 논술/면접시험도 통과해버렸다.
그제서야 마음이 바빠져 영재교육원 홈페이지도 들어가보고 이것저것 자료도 다운받아 보니
학교에서 하는 방학 프로그램이 아니라 내년 한해동안 매주 목요일 영재교육원을 가야 하는 거고,
중간중간 평가도 있고, 경진대회도 있고, 봉사학점도 따야 하고, 장난이 아닌 거다.
그제서야 겁이 덜컥 나서 새언니에게도 물어보고 주변 엄마들에게도 알아보니,
따로 영재학원을 다녀줘야 수업을 따라잡을 수 있고,
엄마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겁을 팍팍 준다.
이왕 붙은 거 열심히 해보겠다고 딸은 꽤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학원은커녕 학습지도 안 하던 딸래미가 이런 걸 해낼 수 있을까 싶고,
영재교육원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딸래미 혼자 30분을 버스타고 왔다 갔다 할 것도 걱정이다.
이 시점에서 도움 요청!!!
혹시 자녀를 영재교육원에 보내신 분 있으실까요?
아니면 선생님들 중 영재교육원에 대해 좀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어쨌든 시험까지 봐서 합격한 거 포기원 내기는 아까워서
일단 방학동안 뭔가 준비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할 거 같아
서점에 가서 EBS방학생활이랑 수학문제집이랑 과학자습서를 한 권씩 샀습니다.
하루 한 장씩 공부는 하고 있는데... 이걸로 도움이 될까요?
뭐라도 도움말 좀 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