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7시에 개최된 <자이툰부대 선발대파병을 강행한 노무현 정권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이영순 의원이 경찰의 폭력에 의해 그 자리에서 쓰러져 긴급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평화적으로 촛불집회를 진행하던 대열은 미 대사관 뒤쪽길로 행진을 하여 농성장인 열린시민마당에서 정리집회 및 농성 해단식을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경찰은 집회 참가자의 앞과 뒤를 모두 차로 막고 행진을 방해하였다.
그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마찰이 있었고, 경찰은 집회참가자와 시민을 가리지 않고 방패와 곤봉을 이용한 폭력을 행사하였다.

집회 주최자가 "해산 경고를 하지 않고 집회참가자를 폭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항의하는 주최자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다.
이에, 이영순 의원이 경찰의 폭력을 제지하려고 했으나, 폭력경찰은 국회의원까지 방패로 공격하였다.
이영순 의원은 얼굴 부분을 공격당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현재, 이영순 의원은 독립문에 있는 새란병원에 이송되어서 치료 중이고,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처럼 목과 어깨에 통증을 느끼고, 입술 부분이 부어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서장의 공식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밤늦도록 종로거리를 가로막고 집회를 진행 중이다.


광화문 집회가 끝난 후 옆지기랑 딸이랑 후배 둘이랑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우린 무척이나 더디게 먹는 딸아이의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까지 차량통제를 하는 걸 이상하게 여겼더랬다. 옆지기와 후배들은 이 역시 교통혼잡에 대한 불만을 고조시키기 위한 음모가 아니냐며 흰소리를 주거니 받거니... 그런데 어느 순간 전경들은 물론 교통경찰까지 우왕좌왕하는 걸 보고 뭔가 이상하다 싶어 뛰쳐나가보니...

깃발은 해산했지만 꽤 많은 인파가 대열을 이루고 있었고, 후미에는 119 구급대원이 눈에 띄었다. 손아귀가 찢어져 피흘리는 사람도 보이고, 주변의 보살핌을 받으며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도 몇 명 보였다. 마침 아는 사람이 지나가길래 물어봤더니, 전경들이 정리집회하는 대열을 교보문고 옆 버거킹 골목에 앞뒤로 가두고 눌렀단다. 충돌과정에 부상자까지 발생하게 되자, 해산했던 사람들까지 소식받고 다시 모여드는 중이고,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가세했단다. 딱히 지도단위가 없는 현장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져 할 수 없이 딸을 데리고 우리 부부는 귀가를 하고, 후배들은 아직 광화문이라고 한다. 좀전에 검색해보니 민노당에만 속보가 올라와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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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8-0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분노뿐이었다면, 지금은 분노에다가 환멸까지..... 나갔다오셨군요.

진/우맘 2004-08-04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 뭐야? 아까 뉴스 볼 때는 <가벼운 몸싸움은 있었지만...어쩌구저쩌구>하더니만!!!

nrim 2004-08-0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대사관 뒷길로 행진을 하는데.. (원래는 지도부에서 열린공원인가요.. 거기까지 행진을 허가해주기로 했었다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막아서서는.. 머.. 공권력이 그렇게 말 했다고 다 믿은 것도 아니겠지만..) 대사관 뒷쪽에 닭장차로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더군요.. 거기서 차를 밀기도 하고 경찰과 몸싸움이 있었는데 이영순 의원도 거기서 다쳤다고 합니다. 제가 듣기로는 종로 경찰서 경비과장한테 맞았다고 하던데, 직접 확인한 건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거기서 대열이 돌아나와 교보문고쪽으로 다시 나오는데, 그쪽에 경찰이 막고 있었죠.. 거기서도 잠시 몸싸움.. 옆쪽이 뚫리고 도로 점거... 그런데 대열이 도로 쪽으로 나올때 사거리 앞쪽에 이미 닭장차로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었던걸로 봐서는 예상하고 있었던듯.. -_-;;;

7시에 시작된 집회도 그랬고, 마이크 소리도 너무 작고 해서 처음에는 도로 점거하고 앉아서도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진지 모르고 있다가 주변 사람을 통해 이영순 의원이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죠... (오늘 집회.. 마이크나 음향 준비 너무 허술했죠.. 하나도 안 들리고. ㅜㅜ 경찰이 뒤쪽에서 불법집회라고 해산하라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군요... 우씨..)

도로에서 종로경찰서장의 사과와 경비과장의 직위해제를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계속하고... 닭장차를 밀어보기도 하고... (이놈의 닭장차 바리케이트.. 정말 징합니다. -_-;;)

11시 30분 정도까지 광화문에 있다가 왔습니다. 처음 광화문 점거하고 시위를 시작했을 때는 대열이 좀 많았는데 슬슬 빠져나가 제가 올 무렵에는 경찰수나 시위자 수나 비슷한 정도 였어요..정리가 슬슬 되어가는 분위기였는데...(정리집회 한다고 했는데 사회자가 계속 진행을 하고 있어서 저는 먼저 들어왔지요..)

휴.. 정말이지...... 열 받아서는... 이번 주말 집회에 많은 사람이 모여야 할텐데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열심히 투쟁해야겠어요...

비로그인 2004-08-04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다치지 않으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세한 상황경위를 조사해서 관련경찰을 문책해야 될 성 싶습니다. 평화시위를 공권력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진압하려 하다니.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어야 하는 걸까요. 답답합니다.

조선인 2004-08-04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림님을 못 뵈어 또 아깝군요.
참, 닭장차 바리케이트...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주차해둔 곳이 하필 공원 앞이어서 좀 둘러봤는데, 버거킹 골목 편의점에서 1차로 막고 있고, 지하도 쪽에서 2차로 막고 있고, 대사관을 한바퀴 둘러 3차로 막고 있었습니다. 정말 정부의 불타는 애국심(한총련에서 노무현에게 미국시민증을 발급해줬다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덕택에 우리도 차 빼느라 실갱이를 좀 했습니다. 마침 퇴근하던 다른 차 몇 대가 합세하였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차 버리고 올 뻔 했답니다.

nrim 2004-08-04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조선인님이 마로랑 같이 오신다고 해서.. 마로는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두리번 거렸는데... 못 찾겠더군요.. ^^
흐.. 그리고.. 그놈의 닭장차 바리케이트 정말로 악독합니다. 2중으로 쳐 놓으니.. 앞에서 민다고 차가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_-;;

마태우스 2004-08-04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느림님 두분께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일이 생기다니, 어이가 없네요.

마냐 2004-08-04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느림님...수고하셨습니다. 아직도 이런 일..글쎄, 저는 앞으로도 계속될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04-08-04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어이가 없네요!!.....ㅡ.ㅡ;;
영원히 계속되면 어쩌죠??....에휴~~

마로가 많이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숨은아이 2004-08-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찌하면 좋을까...

2004-08-04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08-0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 이화여대 깃발 들고 서울 한복판을 활보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2000년. 농민대회 때, 갑자기 대오 중간을 경찰이 확 쳐서... 머리 깨진 사람, 발로 배를 차인 임산부까지... 제 눈 앞에서 벌어진 광경은,... 흥분한 전경의 행동은 정말 사람의 그것이라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끔찍하더군요. 순간적으로 전경에 둘러쌓여서 학교 깃발을 빼앗길뻔 했던, 곤봉으로 몇대 맞았지만 끝까지 깃발은 들고 도망쳐나왔던(기수라서 깃발에 목숨을 걸었었지요. 빼앗기면 대오가 완전히 풍지박산 난다는 걸 너무도 잘 알았기에..) 그날의 아찔한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기 들고 있다가 잡혀가면 바로 구속이라던데...;;;)
그래도 2000년 농민대회는, 폭력적인 시위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뉴스에 제법 크게 방영되었었는데... (그 앞에 붙은 수식어가 어이없긴 했지만, 보도 되었다는게 아이러니하게도 기뻤던 -_-) 점점 더 세련되어 가는거 같아요. 있는 것도 없는 것처럼 만들고, 옳은 것도 그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ㅠ.ㅜ

DJ 정권 때 롯데호텔 파업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는, DJ가 했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호텔 유리창 깨진게 보기 좋지 않으니 안 보이게 검은 걸로 막으라고 했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