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저수지가 많은데다 우리집이 광교산 근처라 모기가 정말 많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모기로 인한 고생이 없다.
단지 집만이 아니다.
월드컵경기장공원 바로 옆에 붙어있는 회사에도 모기가 없다.
해마다 학교나 학원에서 노상 모기에 물려오던 딸래미도 올해는 말짱하다.
방금 전 간만에 모기 한 마리를 봤는데 애가 어찌나 비실대는지 한 손으로 휙 잡아버렸다.
과천, 특히 정부종합청사 주변은 나무도 우거지고, 잔디밭도 많고, 참 아름답다.
하지만 그 녹음에 비해 새소리 듣는 건 정말 힘들다.
잔디밭에 뿌려대는 어마어마한 농약과 제초제 때문인데, 곤충이 없으니 새도 없는 거다.
혹시 나도 모르는새 수원도 과천같이 생명없는 도시가 된 건 아닐까.
광교신도시 공사 때문에 원천저수지가 토사로 오염된 탓일까 싶기도 하고,
올봄의 유별났던 냉해와 이상기온의 여파인가 싶기도 하고,
나라에 망조가 든 걸 곤충이 먼저 알아챈 건가 싶기도 하고,
전세계 곳곳의 대형 자연재해가 혹시 우리나라에 닥칠 차례인가 싶기도 하고,
여러 모로 불안한 생각이 든다.
여름인데 왜 모기가 없을까 기다리는 날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 와중에도 반성 모르는 인간들은 4대강 공사를 한다고 자연의 노여움을 사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