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저수지가 많은데다 우리집이 광교산 근처라 모기가 정말 많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현관문을 활짝 열어놓아도 모기로 인한 고생이 없다.
단지 집만이 아니다.
월드컵경기장공원 바로 옆에 붙어있는 회사에도 모기가 없다.
해마다 학교나 학원에서 노상 모기에 물려오던 딸래미도 올해는 말짱하다. 
방금 전 간만에 모기 한 마리를 봤는데 애가 어찌나 비실대는지 한 손으로 휙 잡아버렸다. 

과천, 특히 정부종합청사 주변은 나무도 우거지고, 잔디밭도 많고, 참 아름답다.
하지만 그 녹음에 비해 새소리 듣는 건 정말 힘들다.
잔디밭에 뿌려대는 어마어마한 농약과 제초제 때문인데, 곤충이 없으니 새도 없는 거다. 
혹시 나도 모르는새 수원도 과천같이 생명없는 도시가 된 건 아닐까.

광교신도시 공사 때문에 원천저수지가 토사로 오염된 탓일까 싶기도 하고,
올봄의 유별났던 냉해와 이상기온의 여파인가 싶기도 하고,
나라에 망조가 든 걸 곤충이 먼저 알아챈 건가 싶기도 하고,
전세계 곳곳의 대형 자연재해가 혹시 우리나라에 닥칠 차례인가 싶기도 하고,
여러 모로 불안한 생각이 든다. 

여름인데 왜 모기가 없을까 기다리는 날이 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 와중에도 반성 모르는 인간들은 4대강 공사를 한다고 자연의 노여움을 사고 있겠지.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10-07-0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애들 몰놀이장에서 기다리다 모기에서 세방이나 물렸어요.ㅜ.ㅜ

Arch 2010-07-0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생각나요.
저러다가 살충제로도 듣지 않는 모기가 나오면 그땐 어쩌려고 하는지.
그 많던 싱아도 생각나고 참.

조선인 2010-07-0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아, 다행이다, 이 일대만 비정상적으로 모기가 없는 거군요. 페이퍼를 쓰면서 무척 두려웠어요. 우리 동네에도 모기가 없어졌어요, 뭐 이런 얘기가 나올까봐요.
아치님, 차라리 더 강력한 모기가 나요. 모기가 아예 사라지는 세상에 인간이 남아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어 참 끔찍해요.

마그 2010-07-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동네 모기는 아직 잘 계시던데요. 종아리에 확 물어버리신 나쁜 모기 T,.T
마당있고 저어 앞에 산이 있어서. 모기는 계시죠. 항상. 그와 더불어 기타등등 벌레들까지
올해는.. 풍뎅이가 절 괴롭혀요 좀 큰 풍뎅이. 작년엔 하루살이들.. 걱정마세요. 벌레들은 안녕해요. ^^

세실 2010-07-04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고보니 우리집에도 없는걸요.
올해 한마리도 보지 못했어요. 님 말씀 듣고보니 섬뜩하네요.
그저 좋아할건 아니네요..

순오기 2010-07-0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수원엔 모기가 없군요. 우리집은 모기가 많아 하룻밤에도 몇 방씩 물려요.ㅜㅜ
4대강이 살길이라고 주절거리는 개념없는 인간들, 정말 미워요!ㅜㅜ

웽스북스 2010-07-0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모기가 없어요 ;

하이드 2010-07-05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홍대 나갔다가 야외 카페에서 친구가 순식간에 다다다 물렸어요. 홍대 모기는 건재
과천 종합청사 쪽 말고, 다른 쪽도 (우거진 곳 많잖아요) 그런가요? 제가 그 동네 아스팔트 깔기 전부터 오래 살았어서 그 얘기 들으니 슬프네요.

조선인 2010-07-0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그님!!! 풍뎅이까지! 축복받은 환경에 사시네요.
세실님, 음, 물 많은 충청도조차 그러면 이상기온의 여파일까요?
순오기님, 남도는 역시 안전하군요. ^^
웬디양님, 님은 서울에 계시던가요?
하이드16님, 북한산 자락이야 괜찮겠죠. 과천종합청사쪽은... 영... 딱히 이슈가 된 적은 없지만 국회의사당도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순오기 2010-07-06 00:12   좋아요 0 | URL
모기가 많다는 건 좋은거죠?
밤 10시에도 이웃 엄마랑 잠간 길가에서 얘기하는 동안 엄청나게 물렸어요.
긁적긁적~~ ^^

마노아 2010-07-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도 아직까지 모기가 보이지 않아요. 아래층에 치킨 집이 새로 들어서서 파리만 줄기차게 드나들고 있어요.

푸른신기루 2010-07-0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원.. 광교산 근처..
조선인님과 저는 이웃사촌일 수도 있겠어요ㅎㅎ
전 광교공원 입구에서 2분 거리에 살고 있거든요
여기도 모기가 없어요!!
확실히 작년에 비해 모기가 실종된 것 같은 걸 느끼네요
작년 이맘땐 모기약 켜놓고 자고 그랬던 것 같은데..
이따만한 산모기들이 극성이었는데..
오싹하네요;;

웽스북스 2010-07-05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용산 원효로에요. 올여름 한마리인가 두마리인가 본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ChinPei 2010-07-06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 근처도 예전보다 모기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우리 집 근처 걍우는 연못이나 논이 주택에 바끼어 그렇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아, 여기는 일본 나고야 근교에요.

조선인 2010-07-06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모기가 많은 걸 다행으로 여기게 될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그죠?
마노아님, 아래층에 치킨집... 파리... 속상하시겠네요.
푸른신기루님, 전 아주대 바로 앞이에요. 광교신도시 공사장 맞은 편인 셈이죠.
웬디양님, 음, 그곳은 한강 공사장 옆이군요. >.<
친페이님, 꺄아아 무서워요. 혹시 전 세계적으로 모기가 줄어든 건가요?

ChinPei 2010-07-06 17:15   좋아요 0 | URL
농약, 유전자 조작 식물, 핸드폰 전자파, 그리고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등이 원인이라고 들었어요.
모기도 인간도 마찬가지... 정말 무섭다.

조선인 2010-07-07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페이님, 모기도 못 사는 세상에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거군요. ㅠ.ㅠ

기다림 2010-07-2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 도통 모기를 볼수없는게 이상해서
인터넷 검색하던 중 여기까지 왔어요
구로,광명입니다. 예전보다 모기 보기 힘들어요,
좋기도하고, 무섭기도하고..

조선인 2010-07-27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림님, 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셨군요. 맞아요, 모기가 없으니 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