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순 화백이 잘 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말이다.
애당초 노무현 대통령이 담긴 만평을 불가 판정 내려 홧김에 저지른 일 가지고,
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시키고 1년 징역 구형하고, 
그걸로 모자라 1억 2300만원이나 되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걸고,
이렇게까지 몰아쳐야 하나 싶어 답답하다.
이 나라에서 '자유'라는 말은 아예 사라지는 걸까? 

이하 미디어투데이 최대순 화백 인터뷰

지난 6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문정국과 맞물린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강원도 원주시의 시정홍보지인 ‘행복원주’에 실린 만평 한 컷 때문이었다. 이른바 ‘대통령 욕설만평사건’으로 알려진 만평을 그린 최대순(44) 작가를 독점 인터뷰 했다. 원주시는 1억23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최 작가는 현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불구속 기소상태다.

-지난 10월 25일 법원의 ‘2천만 원 배상‘ 화해권고에 원주시가 이의신청을 냈다.
“내 만평이 정제되지 못했고, 거칠었던 부분을 부정하진 않겠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1억이 넘는 손해배상금액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법원의 2000만 원 화해권고 소식을 듣고 ‘봉합’되나 싶었다. 그 정도로 마무리 되었으면 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를 뿐이다. 힘들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최선의 방법은 변호사 선임이겠지만 경제적,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사건 정황을 말해 달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만평을 실을 수 없다는 연락에 다시 그리게 됐다. 작은 지면이지만 만평은 나의 생각과 철학을 담는 공간이다. 다만 시정홍보지였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고 책상서랍에 숨기듯 제단에 그려 넣은 것이다. 표면화시킬 생각은 결단코 없었고, 누가 알아내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마감 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후 이계진 국회의원의 공식 블로그에 만평이 올라왔고 강원일보에 첫 기사가 나갔다. 그리고 시청에서 전화가 왔다.”



                                                                  ▲ 마감 후 원주시로부터 게재불가 통보를 받은 만평.          
                     
                    


                             
▲ 재마감후 시정홍보지에 실린 만평.                       

-많은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있었을 텐데
“모두 거절했다. 내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될지 걱정이 됐다. 부풀려놓고 수습 않는 언론들에 대한 회의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도색잡지를 감춰 놨다 들킨 기분이랄까. 그리고 법적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의 얘기를 드러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

-만평에 대한 다른 시사 만화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알고 있다. 그리고 인정한다. 하지만 ‘잘했냐’, ‘잘못했냐’ 라는 질문엔 답할 게 없다. ‘왜 그렇게 그렸냐’고 물어본다면 답할 순 있다. 무엇보다 나의 만평이 시사만화를 그리는 여러 작가들의 명예에 누를 끼쳤다면 사과드리고 싶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들이 걱정이다. 무책임한 가장이 된 것 같다. 원주에 정착한지 8년이 됐다. 5년 동안 운영했던 만화학원을 그만두고 현재 재무 설계일을 하고 있다. 나를 믿고 고객이 되어준 분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내 자신조차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게 두렵다. 나보다 걱정을 더 많이 해주는 회사 동료들이 고맙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내 마음 하나 깊숙한 곳에 숨겨놨던 것일 뿐이었다. 원주시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묻고 싶다. 나에겐 이 모든 상황이 생계와 직결되는 상황이다. 나의 사회적 파멸을 원하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도 가끔 든다. 하지만 나의 만평으로 인해 심적, 현실적 고통을 입은 관계 공무원과 독자들께 송구스럽다.  비를 처음 맞게 되면 안 맞으려고 뛰지만 젖다보면 뛸 필요가 없다. 지금의 내 심정이다. 법원의 판결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한편 인터뷰를 마치고 만난 원주시 법무팀 최영창 계장은 “손해배상청구금액 1억2천300만 원은 사과홍보비용과 회수비용 2300만원, 시 공무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1억을 합해 산정한 금액이다. 다음달 17일이 3차 변론일이다. 1월 중순쯤에 최종 판결이 날 것 같다.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겠지만 항소할 수도 있다. 최 작가가 변제능력이 안된다면 압류 또는 채권보전 절차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초입력 : 2009-11-04 10: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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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2-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제가 잘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 최대순 화백님이 반려된 만화를 다른 곳에 게재를 한건가요? 이 일로 왜 원주시가 피해를 봤다는건지 잘 이해가 안 돼요.

그나저나 소송정국이에요. 곳곳에서 트집 잡을만한 것만 있으면 죄다 소송이니.

조선인 2009-12-02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추가 설명이 있어야겠군요. 잠시만요. 휘리릭~

조선인 2009-12-02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정했습니다. 이제 알아 보시겠죠?

마노아 2009-12-0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얼굴에 상처냈던 사람이 징역 몇 년 받았는지 생각나네요. 돈1억이 우습나봐요. 이런 소식들이 더 많아질 텐데 멀미가 나요..ㅜㅜ

Arch 2009-12-02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구나. 조선인님 고맙습니다. 정말 잘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과한 벌금형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12-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너무 과한 벌금이며 형량이네요.
참..
무슨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허구헌날 소송인지요..

바람돌이 2009-12-0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질이들때문에 정말 국민만 죽어나는군요.
정말 무슨 복수정국도 아니고 반대만 하면 소송이니 손해배상이니 난리를 치다니...

조선인 2009-12-0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오늘은 정말 뉴스 보다가 머리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치님, 정신적 피해보상 1억이 제일 웃겨요.
휘모리님, 그러게요. 치사하게 사방팔방에 민사소송 걸고 자빠지네요.
바람돌이님, 우리도 소송으로 맞서야 하는 게 더 슬퍼요.

Mephistopheles 2009-12-02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를 알면 열이 보인다고. 이번 정권의 추종자들은 후환이 두렵지 않나봐요.

네꼬 2009-12-0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하면서도 속상한 이 마음. -_-;;

섬사이 2009-12-0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걸 보면, 이 정부가 엄청난 열등감을 가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뭐, 지들 스스로가 자업자득으로 만들어낸 열등감인 것 같지만요.

조선인 2009-12-03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그래서 다음 정권은 한나라당이 이어야 한다고 대놓고 공표하고 있잖아요.
네꼬님, -.-;;
섬사이님, 그렇죠? 자만심이라기 보다는 열등감, 딱 맞는 표현이에요.

같은하늘 2009-12-0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상하고 안타깝지만 저 제단은 정말 대박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