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야, 내가 널 도와줄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업무상 문제잖니.
그래도 난 어제 바로 퇴근해도 됐는데 외근 후 굳이 사무실로 돌아와 야근해가며
가지고 있는 자료는 몽땅 다 줬고, 보고서의 목차도 잡아줬다.
너가 몰라하는 부분은 설명해줬고, 추가로 알아봐야 하는 내용도 짚어줬다.
그리고 너가 보고서 쓰면 제출하기 전에 내용을 검토해주겠다고도 약속했잖니.

그런데 말이다.
대신 써주면 살은 자기가 붙이겠다는 부탁, 이건 정말 아니다.
우리 나이 38이다.
월급이 적다고, 승진이 늦다고 불평하기 전에 제 할 일은 제가 하자.

덧붙임>
초등학교 때 친구 여름방학 연구과제를 대신해 준 적이 있다.
웃기게도 내가 낸 과제는 물먹고, 친구 과제는 시대회까지 나가 상을 받았다.
하, 지금 답답한 건 그 때처럼 또 배 아픈 일이 생길까봐가 아닌 거, 동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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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9-10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연세가 생각보다 많으시네용... (아.. 나도 많지 ㅋㅋ)
사람이 의지하게 되면 이것저것 다 부탁하게 되더라구용.. -_-;;

Mephistopheles 2009-09-1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 신나게 술 먹으러 다니다가 마감 닥쳐서 열심히 준비한
리포트 이리저리 짜집기 해서 배껴쓰던 동기녀석들이 생각나네요.

2009-09-10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1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어맛, 이미 봐놓고선.
메피스토님, 차라리 학생 때는 이해가 가죠. 어쨌든 돈받고 하는 일인데...
속닥님, 어째 다들 그 부분에 꽂혀서는... -.-;;

Arch 2009-09-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이 동안이라서 그래요.

비로그인 2009-09-1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동안의 삶은 어떤 걸까요.

Arch 2009-09-10 22:40   좋아요 0 | URL
무척 즐겁고 유쾌하고, 뭐 그런? ^^

조선인 2009-09-1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주드님, 핵심에서 비껴나고 있잖아요. 중요한 건 제 나이가 아니라구요. 흑흑

2009-09-10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나는 이 2009-09-1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초면에 불쑥 죄송합니다만... 이미 지나칠만큼 차고 넘치게 도와주셨고, 그런 족속들은 자고로 상종하지 못할 종자이니 이쯤해서 과감하게 무시하시는 것이...... 그 나이씩이나 먹고-절대로 38이 늙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제 할일도 제대로 못해서 최악의 민폐를 끼치는 월급도둑에, 양심 따위 던져버리고 철면피로 나오는 몹쓸 인종에게 귀한 시간과 노력 낭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조선인님, 너무 마음 좋고 착하셔서 손해보시는 일이 허다하겠어요...

비연 2009-09-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조언이십니다..동기분은...좀더 생각을 달리 하셔야 할 듯..=.=;;;
대신 써주면 살을 붙이겠다는 말에 왜 제가 치를 떨게 되는걸까요?
(비연도 당한 게 많아요..철푸덕)

2009-09-11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1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반가와요.
지나는이님, 그게 말이죠, 어제 저녁 그 동기 도와주는 걸 모 부장과 모 팀장에게 들켰습니다. 좀 이상한 얘기지만 덕분에 저에겐 플러스요, 동기에겐 마이너스가 발생했습니다. 전화위복이라고나 할까 쿨럭.
비연님, 흑흑 우리 당하지 말고 살아요.
속닥님, 메롱~

하늘바람 2009-09-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기에게 너무 잘해주셨었나봐요. 비빌 언덕이라 생각했던 거 아닐까요?
저런 부탁은 당연히 안들어주어야하는데 안들어주고도 참 찜찜해요

꿈꾸는섬 2009-09-1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런 경험 있습니다. 자기 일은 자기가 해야죠.

조선인 2009-09-14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흑 제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든데 비빌 언덕이라니... ㅠ.ㅠ
꿈꾸는섬님, 그 간단한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