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성적은 성적이 아니라고 믿지만, 그래도 시험 보면 솔직히 점수가 궁금하다.
1학년 때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국어는 잘 받고 재미없다며 수학을 못 보는 편이었는데,
2학년 첫 시험에서는 어째 수학을 다 맞고 국어를 몇 개 틀렸단다.
며칠 전 교실 청소에 간 김에(그렇다, 나도 드디어 휴가 내고 교실 청소에 가봤다. @.@)
딸아이 시험지를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음, 이건 비리일지도. 청소 온 엄마들만 봤으니),
틀린 문제를 보고 선생님 앞이라는 걸 깜박 잊고 파안대소하였다.
틀린 문제는 하나 같이 글의 성격에 대한 건데, 소개문이나 일기로 부적절한 것을 골라야 했다.
부적절한 소개문의 예는 '내가 똑똑하다고 자랑하는 글'이고,
일기를 쓰는 목적이 아닌 것은 '내가 칭창받은 것을 자랑하기 위해'이다.
딸래미는 오답이 없다고 생각했단다.
팔불출일 수 있겠지만 우리딸 진짜 순진하지 않은가.
글을 쓰는 게 자랑하기 위한 욕망이라는 걸 숨김없이 드러내다니 참 귀엽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