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은 마로 어린이집 수료식이었다.
맞벌이 부모에 대한 배려로 전체적으로 부모 참석 없이 진행되었는데,
저녁에 만난 딸아이가 수료장, 기념사진과 함께 자랑스럽게 내민 상장.
지난해에는 관찰상을 받았더랬는데, 이번에는 표현상이란다.
집에서처럼 어린이집에서도 꽤나 재재거렸나 보구나 싶은 생각에 순간 푸흣 웃음이 터졌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 경험했던 것을 그림이나 말로 표현을 잘 하므로 송마로에게 이상을 수여합니다.
뛰어난 말과 꼼꼼한 표현력으로 작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가치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기 바랍니다.
어찌나 거창하게 치켜주셨는지 황공할 따름이다.
게다가.
비록 수료식으로 정식학기는 끝났지만 종일반인 마로는 며칠을 더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어느날 불쑥 원장선생님이 내민 선물상자.
수료식 준비 때문에 마로 생일잔치를 깜박했다고, 음력 생일을 하는 아이가 드물어 실수했다고 사과하신다.
괜찮다고 사양해야 하는데, 원장선생님이 직접 만들었다는 골판지 상자가 어찌나 예술인지 그만 받았고,
집에 와 열어보니 예쁜 분홍스웨터와 마로담임선생님이 직접 만든 분홍 머리띠가 있었고,
무엇보다 담임 선생님과 원장 선생님의 편지가 함께 있었다.
그동안 건강하게 지내주어 고맙다고, 마로의 재잘거림이 귀여웠다고 말씀해주시는 두 분의 편지에
나뿐만 아니라 마로도 제대로 감동먹어 "정말 슬픈 편지다, 그지?"라며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2005년 봄 수원으로 이사와 열감기 한 번 걸린 이후,
2년 동안 감기 한 번 안 걸리게 보살펴준 보은을 해야 할 상황에서
도리어 인사를 받고 선물까지 받으니 적반하장일 지경이다.
설이다 유치원 입학이다 목돈이 들어간 터라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내가 한 건 고작 포탈 사이트와 육아 사이트 돌아다니며 어린이집 칭찬을 단 게 고작이니
여기에라도 한 번 더 인사를 남기는 수밖에.
우만몬테소리 어린이집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지난 2년 동안 선생님들 믿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었고,
툭하면 야근한다고 한밤중까지 애 맡기기 일쑤였는데 얼굴 한 번 안 찌푸리고 봐주셨던 거,
규정에 있는 점심, 오후간식, 저녁간식은 물론 오전간식에, 저녁간식까지 살뜰히 챙겨주셨던 거,
겁많고 내성적인 아이를 지금처럼 활달하게 만들어주신 거,
정말이지 인사 드릴 게 하나 둘이 아니네요.
뚫린 게 입이라고 고맙습니다 말씀 드리는 게 고작이나 제 마음만은 진실인 거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