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못하는 것 중에는 '아픈 사람이 나오는 화면 보기' 가 있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이 나오고, 가족들이 울고 하는 TV프로그램을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아마 앞으로도 거부할 것이다. 난 왠지 그런것을 견딜 수 없다. 난 '아스퍼거' 란 병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으며, 영화를 보기 전 시놉시스를 보고 한 걱정은 진실로 기우였다. 이 병은 자폐증도 아니고, 이들은 오히려 일반인 이상의 지능과 재능이 있었으니까.


그런것을 떠나서, 이 영화는 정말로 'lovely' 했다. me and you and everyone 이후로, 이런 영화는 처음 이라고. : )


펀치 드렁크 러브. 가 생각나기도 한다.



2. 필름포럼에 가기전에 삼청동 '쿠얼라이' 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지난 수 년간 '한번 가 볼까 말까' 지나치다가

이제야.
삼청동이 온갖 사람들로 복작거리고.
온갖 가게들이 다 들어서고 나서야.

갔다.

맛은 그냥 큰 기대를 안한 정도를 충족시키는 맛.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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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7-16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전혀 모르는 영화로군요. 조쉬 하트넷은 [럭키넘버 슬레븐]을 보고서야 비로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배우인데, 저것이 영화포스터인가요? 마구마구 호감가주는 그런 포스터인데요? 보고싶어요!!!!

비로그인 2007-07-16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펀치 드렁크 러브라는 말은 얼마나 좋아하는 단언지 몰라요 :)
저도 잘 모르는 영환데, 무지 땡기게 하시네요 ^^

에디 2007-08-0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이 되면, 하이퍼텍 나다의 프로포즈 목록에 이 영화가 있으리라고 확신하는데, 그때 시도해 보시길 바랄께요 : )

도넛공주 2007-08-06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포스터만으로도 호감이 가는 영화네요.
 


- 난 보통 생일을 꼭 만날 사람들 만을 만나고 큰 소란없이 보내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오랬동안 연락이 없었던 지인들이 생일을 즈음해서 다 연락을 해왔고, 덕분에 이번주는 매일 약속이 있다. 물론 이 모임 하나 하나는 굉장히 소중하고 의미가 있는 약속들이지만 나의 은둔형 성향은 '내가 혼자 있을 시간' 이 없음을 우울하게 만든다.

(예전에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외국사람의 인터뷰에서 '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인가요?' 란 질문의 답은 'isolation'. 진심으로. 공감한다. -.-)



- 지난 일요일엔 동네에 새로 오픈한 교보문고를 찾았는데 (네, 나는 이곳에 살아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찾은 '안젤리나 졸리의 아주 특별한 여행' 의 (이 책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요. 다락방님. 색깔은 마음에 드시나요.) 재고가 9권이나! 있었음에도 책을 찾지 못하고, 책을 찾기 위한 다른 시도를 해보지 않고 '미안해요' 만 연발하는 북.마.스.터는 알라딘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쓰고 보니 사실 난 교보문고를 온/오프라인 모두 애용하는 편이다. 이유는 오프라인에서도 쓸수있는 적립금이 너무 유용해서? 내가 몇년째 자주 하는 말은 '알라딘에서 책을 찾고- 교보에서 주문해요'. 사실 알라딘에서 실제로 주문을 한건 올해가 처음이었고 (믿을수 없지만 몇 년전 나의 마지막 시도는 내 주민등록번호를 거부당했다. -.-) 그것도 자신의 애인이 친구가 알라딘에 있는 지인의 끈질긴 설득에 의해서 였다. - 갑자기 그 알라딘 직원분의 신상명세를 밝히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


다시 돌아와서. 난 또 다른, 내가 수년간 애용해온, 동네서점에서 그 책을 찾아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서문과 100여 페이지! 를 보고 선물했다. 졸리는 멋지다. 언젠가 졸리가 치아파스에도 - 이들이 난민은 아니지만 - 갔다는 소식과 에세이를 보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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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7-11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고마운 사람으로 등장하는군요, 이 글에선. 문득 주이님은 무슨일을 하실까 궁금해집니다. 졸리의 책은 저도 선물받았는데, 졸리의 책을 선물하는 주이님이시라면, 정말이지 멋진 분이실거라고 확신에 가까운 추측을 해봅니다.

그리고 주이님. 주이님의 글, 참 잘 읽혀요 :)
 


But after the group work was done, I refused to write the paper.  I told the professor my reasons for declining the assignment and that I accepted the consequences.  He gave me a quizzical look, but he seemed to understand.  I thought it best to tell him in advance, so he wouldn’t be left hanging waiting for me to turn it in.  By declining to write the paper, I earned a zero on the whole project, even though I contributed to the group work.  Sure enough I received an A- as my final grade in the class.

That was about 14 years ago.  Do you think to this day anyone cares that I didn’t write that paper?  The funny thing is that my refusal to do that assignment actually created more value than doing it because it gave me a good story, one that I can use to make a point.  Had I actually written that paper, I can assure you that every word would have been long forgotten by now.  But the story is actually worth something.  With 14 years of hindsight, I definitely feel I made the right choice.  I’m not seeing a lot of gestural language work on my plate these days. : )

I’m sure that paper seemed important to the professor and to the other students at the time, but for me it was merely urgent.  School assignments can be valuable, but many are just busywork.  Don’t let other people’s agendas influence your own without some conscious filtering.


난 숙제를 안하면서도 A-를 받거나 숙제를 안하는 이유에 대해서 교수에게 말해본 적은없지만,

난 대학 시절에 대부분의 숙제를 하지 않았다. 얼마전에 이 글을 보면서, 그 당시 '싫은 숙제' 를 열심히 하던 친구(?)들에게 내가 하고 싶던 말이기도 했다. - 라지만 난 죽어도 이런 말을 못했을 것이다.- 내가 의아하게 생각했던 다른 하나는, 학생들이 시험을 '싫어'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시험을 싫어했고, 그래서 영원히 보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을 싫어하면서도 막상 시험을 안보면 불만이거나 시험이란게 없어지면 불안해 했을 것이다. 정말로. 



위 글의 출처는 부끄러워서 알리고 싶지 않다. 내가 아닌 누군가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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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7-0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주이님 새 글이 있다는 브리핑을 받고 왔다가 아주 깜짝 놀랐잖아요. 아니 이게 무슨 말씀. 왜 그러세요. ㅠㅠ

에디 2007-07-0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너무 뜬금없는 페이퍼였나요;

네꼬 2007-07-0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영어 보고 겁부터 먹어서요. (부끄.)

다락방 2007-07-0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영어를 보고 후딱 건너뛰고 난 숙제를 안하면서도- 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후우-

2007-07-13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14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낯설은 인터넷 편집기(?)엔 언제나 태그나 임베딩이 어떻게 잘 될런지 불안하다. 잘 되겠지?


1. 원래는 Belle and Sebastian 의 I'm A Cuckoo (난 밥솥이에요. ..미안) 를 올리고 싶었으나 예상한대로 유투브에서도 별로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또 하나의 곡인 Another Sunny Day.
영상을 보고 놀란 점은 ...........스튜어트 머독이 굉장히 .....귀엽게 생겼었네?
나만 놀란게 아닌듯 하다. 유투브의 커멘트도 다 그의 귀여움을 칭송하고 있으니까.

(다시 보고 있는데 정말 귀엽다. 지금까지 앨범 속지에서 보았던 그의 자학적 멘트들에 배신감을 느끼는 여름밤이다.)


아무튼. 난 2집때부터 벨 앤 세바스챤을 들어왔는데 ....머독의 얼굴을 처음 보았다.
사실 FPM의 실제 모습을 본 후로 아티스트의 외모에 대한 환상이나 호기심은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왔.. (머독이 너무 귀여워서 본의 아니게 FPM을 까다니. 미안해요.)


2. 오늘은 티피컬한 소비와 쇼핑으로 점철된 하루였는데 의도하지 않은 할인이나 행사, 혹은 예상보다 싼 가격들이 반겨주었다. 그래서 마치 내가 알뜰하고 생활력있게 잘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3. 이런 망할. 역시나 한번에 잘 되지 않았다. 비알


4. 이 글을 쓰고 나서 다른 곡을 들으려다가 I'm A Cuckoo 를 유투브에서 발견했다. ......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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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6-25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밥솥이에요. ..미안

주이님, 너무 귀여우시잖아요! >_<

비로그인 2007-06-2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밥통
은 어때요? ㅋㅋㅋ 사랑스럽다 정말 :)

치니 2007-09-1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 이것도 찜 합니다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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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을 맞추느라 고생했다. (정말이다.)

언제나 나에게 빨간 책 만을 좋은 책 만을 추천해주는 좋은 지인들은, 꽤 오랬동안 나에게 이 책을 권해왔다. 그런 추천을 군말없이 잘 받아들이는 편임에도, 왠일인지 이 책에는 특별한 이유없는 완고함을 보이며 시간을 끌어왔는데, 난 지난 겨울이 되어서야 이 책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옳았다. 그 이후로 난 모든 사람을 볼 때 스밀라를 기준에 넣는 버릇이 생겼으니까.

   
  그 외에 다른 도와줄 일은 없냐고 물었다.

  "있어요."
 
  나는 말했다.

  "잘 먹고 잘 사세요."
 
   

 

'독립적인 사람이 좋아' 라고 꽤 오랬동안 주장해 왔다. 하지만 나의 이 '독립성' 이란 기준은 참으로 애매모호하고 들쭉날쭉 한데, 경제적인 독립성을 의미할때도 있고 연애나 인간관계 혹은 학력이나 직장에 대한 독립성으로 변모할 때도 있다.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자신이 아닌 모든것' 이라고 말하면 거창하겠지만, 실제로 이 성향이 내가 사람에게 (비)호감을 느끼는데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다. 난 조금도 독립적이지 않은 사람에게도, 조금도 독립적이지 않은 면에서 호감을 느끼는 자신을 자주 본다.

 

이 '독립성' 은 점점 교묘하고 유치한 멜랑콜리로 변모한다. 나는 저 사람이 좋아, 그런데 너무 회사에 목매고 있잖아. 음. 뭐 어때. 그래도 좋아. 저 분은 다 좋은데 부모님에 너무 의지하는군. 그래도 난 저 사람이 좋은걸.  

스밀라는 나에게 이러한 멜랑콜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납득하지 못한 한 아이의 죽음에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의 결정으로 행동한다. 자신과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약을 올리며 수를 쓰고, 협박을 받고, 긴장하면서도 사냥을 위해 총을 흔들고, 물에 빠지고, 싸운다. 그리고 사람을 사랑한다.

   
  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냉담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긴장할 수는 있겠지만 냉담해질 수는 없다. 삶의 본질은 온기다.  
   

 

사람은 독립적이면서도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우울하면서도 - 아니, 우울하기 때문에 - 열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Zooey Glass 의 "좌절감에 빠질 수 있으면 그 힘을 사용하여" 는 옳다.) 우리가 스밀라 만큼 충분히 인간적이라면.

이 책이나 스밀라에 대한 나의 사랑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리얼리티가 있어 보이고 하드보일드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환상과 허구일 뿐이라는 - 필립말로와 마찬가지로 -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하지만 스밀라를 보다보면 '마땅히 누구라도 이러하지 않겠는가' 라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사실, 원래, 당연히 이만큼 인간적이고 독립적인 온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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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6-2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립적이라거나 자기 세계가 분명하다고 해서 꼭 온기가 없는 건 아니겠지요. "이만큼 인간적이고 독립적인 온기"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네요. 저도 이 책이 좋아요. : )

비로그인 2007-06-2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받았는데 꾸역꾸역 안 읽는 책이죠 ㅋㅋ
잘먹고 잘사세요!
제가 얼마전 누구에게 했던 말인데...
읽고 싶어지네요 :)

다락방 2007-06-2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책보다는 주이님의 리뷰가 훨씬 근사한데요. 전 재미없게 읽었거든요. 어쩌면 책을 읽기 훨씬전에 영화를 먼저 봤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스밀라가 '줄리아 오몬드'라니, 아, 정말 미쓰캐스팅이지요? 제겐 늘 우울했던 영화였고(늘 겨울이었으니) 몇년후에 읽었던 이 책은 그래서인지 다른 여성캐릭터를 넣을수가 없어서 고정된 이미지를 줬어요.

그나저나 주이님.
리뷰, 참 잘쓰시는군요!

에디 2007-06-2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세상에 스밀라가 '줄리아 오몬드' 라니!!!


...............우선 구글에서 좀 찾아보구요.
..이렇게 생기셨군요. 영화를 안봐서 모르겠는데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말씀하신것 처럼 영화로는 너무 우울할 것 같아서)
음. 미스캐스팅이 맞을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고마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