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영화를 작년에서야 봤는데, 즐거운 로드무비였지만 아주 큰 감흥을 준건 아니었다.
사실 이제 락 음악을 듣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은 흔치 않으니까-

그럼에도, 버스에서 모두 엘튼 존 노래를 부르는 이 장면은 정말 마음에 들어
계속 해서 종종 보곤 한다.
금이 간 멤버간의 우정이 화해를 시도하는, 치유의 합창 : )

(난 영화에서 인물들이 같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쉽게 매혹되는 편이다.
매그놀리아를 여러 번 본 것은 모두 wise up 을 보기 위함)



이상하게도-
영화에서 레스터 뱅스가 말하는 '락에 있어 매우 위험한 시기' 라고 말 하는 장면과
밴드에 새로운 매니저가 나타나서 대치되는 장면은
계속해서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다음 대화가 꼭 이어서 떠오른다. (댄스댄스댄스. 하루키)

"그야 그렇지. 나도 예전엔 너만큼 열심히 록을 들었으니까" 하고 나는 말했다.
"네 나이 때에 말야. 매일 라디오에 매달리고. 용돈을 모아 레코드를 샀지. 로큰롤 이 세상에 이만큼 멋진 건 없다고 생각했어. 듣고 있기만 해도 행복했었지."

"지금은 어때요?"

"지금도 듣고 있지. 좋아하는 곡도 있고. 하지만 가사를 암송할 만큼 열심히 듣지는 않아.
예전만큼은 감동하지 않아."

"왜 그래요?"
"왜 그럴까?"
"가르쳐 줘요" 하고 유키는 말했다.


"정말 좋은 건 적다는걸 알게 되니까 그렇겠지" 하고 나는 말했다.

"정말 좋은 건 아주 적거든 무엇이든 그래. 책이나 영화나. 콘서트나. 정말로 좋은 건 적거든
록 뮤직만 해도 그렇지. 좋은 건 한 시간 동안 라디오를 들어도 한 곡 정도밖에 없어. 나머진
대량 생산의 찌꺼기 같은 거야. 하지만 예전엔 그런거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

무엇을 듣건 제법 재미 있었어. 젊었고.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게다가 사랑을 하고 있었지.
시시한 것에도. 사소한 일에도 마음의 떨림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
내가 하는 말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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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9-04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 그러니까 영화에서 노래를 따로 또 같이 따라부르는 장면을 굉장히 좋아해요. 왜 [제리 맥과이어]에서도 운전하면서 톰 크루즈가 Free~~하면서 노래하잖아요. 또 [스텝맘]에서도 엄마와 아이들이 Ain't no mountain high enouhg 를 그리고 [10일안에 남자친구에서 차이는 법]에서도 케이트 허드슨이, 코요테 어글리에서도 다같이 I'm survive 를 부르고. 아, 또 뭐가 있지? 저 그런거만 보면 심장이 둑은둑은 해요. 하하 ^^;;

올리는 글마다 어쩜 이렇게 제 맘에 쏙 들까요? :)

에디 2007-09-06 22:29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님도 좋아하시는군요 : ) 가끔은 뭐랄까- 감독이 '자 여기에 주목하고 좋아해주세요. 명장면이니까' 라고 의도한대로 너무 잘 넘어가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다락방 2007-09-06 23:46   좋아요 0 | URL
전 그뿐만이 아니라 감독이 '자 이장면에선 울어주세요.', '자 그러니깐 분노해주세요.' 하는것에도 아주 쉽게 넘어가요. 가장 최근엔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면서 (감독의 의도대로)"난 다이아몬드를 사지 않을테야!" 했다죠. 으하하핫. 완전심플.

(뭐, 다이아몬드를 살 돈도 없지만, 이건 패쓰)

치니 2007-09-11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온 주제에, 이 페이퍼 찜 해요 ~ 올모스트 페이머스를 몇년전에 보고 , 어디서 다시 볼 수 없나 그랬었거든요.

에디 2007-09-11 23:51   좋아요 0 | URL
: ) 반가워요 치니님!

비로그인 2007-09-12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모르겠어요.
저 역시 책도, 영화도, 음악도 그 외 여러가지를 좋아해요.
하지만 불을 붙일 수가 없어요. 마치 성냥은 있는데, 성냥갑의 화점이 없는 것처럼.
그러니까 저는 찾아야 합니다. 그 '사소한 떨림'의 느낌을 언제 어디서 흘려버렸는지.
 

 

이건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똑똑한 내가 어제 스스로 깨닳은 것인데.

 

난 지금까지 내 서재에 누군가 종종 비밀 댓글을 달아주시면

아주. 친절하게. 꼬박꼬박 ....밑에 새 비밀 댓글을 썼다. -_-

(댓들에 댓글을 다는게 아니라 새로...

찾아보면, 비밀 댓글 밑엔 꼭 하나의 비밀 댓글이 따로 있을 것이다. 다 내가 단것-.-)

 

난 정말 지금까지. 내가 "새로" 쓴 그 비밀 댓글이 그분들에게 보였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세상에 내 서재에 내가 쓴 비밀 댓글이 남에게 보일리가 없잖아! (라고 돈오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에요. 그냥 좀 멍청할 수도 있는거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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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2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요, 괜찮아요. 주이님 말씀처럼, '그냥 좀 멍청할 수도 있는'거고, '똑똑해서 스스로 깨달을 수도 있는'거예요. 정말 괜찮아요. :)

그래도 여전히 좋기만한걸, 뭐. *^^*

에디 2007-08-28 00: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너무 좋게 위로해주시니 뭔가 스스로 더 바보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잘자요!

마늘빵 2007-08-28 07:5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댓글에 댓글을 달아야, 댓글 단 이랑 주인님이랑 다 볼 수 있어요. 저 서재 맨 처음 시작할때도 그랬답니다. -_- 그걸 한참 아주 한참 지난 다음에 알았어요. 저 혼자 저한테 속삭이고 있다는걸.

다락방 2007-09-02 21:35   좋아요 0 | URL
잘자요, 라니. 이건 어쩐지 근사한 인사로군요. 밥 먹었어? 다음으로 좋아하게 될 말이예요. 잘자요, 라니!!

잘 자기 위해서 지금 빨리 자러가야겠어요.
주이님도 잘자요!

치니 2007-09-1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 전 비밀 댓글에 비밀 댓글을 달았는데, 그렇게 하면 댓글 단 분이랑 저랑 보는게 아니던가요?

에디 2007-09-12 00:03   좋아요 0 | URL
네 ㅠ_ㅠ 그 비딜 댓들에 '댓글달기' 를 하셔야 서로에게만 비밀로 보이고

비밀 댓글 밑에 새로 비밀 댓글을 달면 아무도 못보는 비밀 댓글이 되버렸어요 ㅠ_ㅠ

비로그인 2007-09-12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하하핫. 얼마전에 제가 아는 분도 같은 실수를 하셨던데.
그래서 제가 '혹시 그거 저한테 쓰신거라면..전 볼 수 없는데요=_=' 라고 말했다죠.
뭐, 그럴수도 있죠.^^
 



주말이고, 아프고, 누워있고, 좀 전에 오늘 처음으로 음식을 먹었고. (커피와 머핀)
아프면 주로 누워서 이미 본 책들을 다시 뒤적거리고.
웨인 멀러의 글에서 위로가 될 경구들을 찾았다고.


그렇게 썼는데. 난 분명히 컨트롤+클릭을 눌렀음에도 페이지가 변해서 내용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뒤로가기를 해도 내용이 없다. Web 2.0 이 싫다.



아무튼. 나를 위해.

"고요함으로 충만한 한 손이, 분주한 두 손보다 낫다." - 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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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2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기예요?
감기인데 커피와 머핀만 먹으면 어째요. 아픈건 무조건 잘먹어야 해요. 무조건,무조건 맛난거 많이 많이 드시고 푹 주무세요. 그래야 빨리 낫죠. 그래야 빨리 와서 글도 쓰고.
얼른 나으세요!

에디 2007-08-26 17:11   좋아요 0 | URL
: ) 감기인데 배탈 (이라니 뭔가 원시적인 느낌) 에서 유발한 감기라서. 아무것도 먹기가 싫었어요. 심지어 이러다 거식증에 걸리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비로그인 2007-08-26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아픈 중에도 열심히 글을 쓰셨는데...안타깝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하루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에디 2007-08-26 17:13   좋아요 0 | URL
우아- 엘신님까지 오시다니 좀 더 아플까봐요;

고마워요. 이제 거의 다 나은듯해요 (주말은....)

비로그인 2007-08-26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도서 말씀 좋군요 ㅎㅎㅎ

기운내세요 주이님.
레스링 한판 하면서 땀 쏟으시면 어떨까요? :)

에디 2007-08-26 17:15   좋아요 0 | URL
아하하; 무슨 말씀이시죠?-.-

실행-.-에 옮기긴 그렇고, 마빈 게이의 음악이나 ㅠ_ㅠ

네꼬 2007-08-27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제가 특근과 청소에 시달리는(!) 사이 주이님, 아프셨군요. 날도 더운데 고생이시겠어요. 제가 언제 시원한 아이스 홍삼차 타 드릴게요. 정말이에요.

2007-08-27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7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책의 구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이 곳 서재에 올리겠다고 생각했다.


가끔 이런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난 책이나 음악CD, DVD와 같은 문화적(?) 물건들을 결벽증적으로 정리해두는 타입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마구 내팽겨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빌려줌에 주저함이 없으며, 마음대로 접고, 쌓아두는 편이다. (CD나 DVD는 케이스에 넣어두지 않는 일이 다반사며, 케이스와 엉뚱한 CD가 들어가 있는 것도 기본이다.)

아무튼 어떤 책을 좋아하거나 사랑한다고 해서 그 내용이 아닌 "물리적인 물건인 책"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여기까진 연민을 이끌어내기 위한 주절거림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는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내 인생의 책' 이라고 생각하는 그 책을 잃어버렸는지 전혀 찾지 못하고
책장과 쌓아둔 책들을 뒤지다가 먼지만 삼켰으며
그 책이 집에 있음을 100% 확신할 수 있음에도, 방금 새로 책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 이전 책을 곧 찾게 되리라 확신하고 있으니-.- 이건 선물용이다, 정말로.


그리고 인터넷은 내 친구. 전문이 올라와 있을 줄이야. 히위고.





"I'll tell you one thing, Franny. One thing I know. And don't get upset. It isn't anything bad. But if it's the religious life you want, you ought to know right now that you're missing out on every single goddam religious action that's going on around this house.

You don't even have sense enough to drink when somebody brings you a cup of consecrated chicken soup--which is the only kind of chicken soup Bessie ever brings to anybody around this madhouse. So just tell me, just tell me, buddy. Even if you went out and searched the whole world for a master --some guru, some holy man--to tell you how to say your Jesus Prayer properly, what good would it do you?

How in hell are you going to recognize a legitimate holy man when you see one if you don't even know a cup of consecrated chicken soup when it's right in front of your nose? Can you tell me that?"



"
You can't just walk out on the results of your own hankerings. Cause and effect, buddy, cause and effect. The only thing you can do now, the only religious thing you can do, is act. Act for God, if you want to-- be God's actress, if you want to. What could be prettier? You can at least try to, if you want to --there's nothing wrong in trying."



뒤의 fat lady 에 대한 대화는 정말 하나 하나가 사랑스럽다. 날 매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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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22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위고.

주이님 안녕 :)

나보라고 글썼구나, 하고 왔는데....영어네요. 하핫.

네꼬 2007-08-2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보라고 글 썼구나, 하고 왔는데.... 영어네요. 하핫 2. (+ 식은땀)

주이님, 좋은 아침이에요! 냥냥!

2007-08-23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7-08-25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또. 어딜가서 안오시는거예욧 --^

에디 2007-08-2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음. 감기에 걸렸나? 몸이 좀 안 좋은거 같아요. 다락방님은 아프지 말고 건강하셔야해요!
 
레퀴엠
하비트 셀비 주니어 지음, 황소연 옮김 / 섬 / 2002년 8월
절판


시바와 칼리. 시바는 창조의 신이고 칼리는 파괴의 신이다. 그들은 하나의 짝으로 존재한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존재하지 못한다. 기독교의 신과 악마처럼 말이다. 선과 악. 그 것에는 균형이 존재한다. 셀비는 칼리에 대해 글을 쓴 것이다. 그 어둠에 관해 글을 쓴 것이다.-0쪽

그 어둠 속에서 셀비는 불을 켜고 인간성을 찾고 있다. 그것은 악으로 가득찬 우주 속에서 잃어버린, 그가 아끼던 작지만 굉장한 값어치의 다이아몬드다. 그것에게 우리를 인도함으로써 그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우리 자신의 아름다움과 허영, 우리의 힘과 우리의 약점,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고, 무엇이 우리를 화나게 하며, 무엇이 우리를 사랑하게 하는가를 가르쳐 준다.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는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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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2007-08-2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마 본문은 쓰지 못하겠고.

'그 어둠 속에서 셀비는 불을 켜고 인간성을 찾고 있다.' 란 문장이 마음에 든다.

다락방 2007-08-21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꾸와 하시는 육체와 병균의 관계였다. 육체는 해결 불가능한 위기가 찾아오면 병이라는 도피처를 구한다.-'무라카미 류' 의 「코인로커 베이비즈」中 에서

시바는 창조의 신이고 칼리는 파괴의 신이다. 그들은 하나의 짝으로 존재한다, 고 옮기신 저 문장을 읽고 퍼뜩 생각났어요.
잘자요, 주이님 :)

에디 2007-08-21 23:10   좋아요 0 | URL
아아- 코인로커 베이비즈라니. 정말 오랜만에 생각나네요.
이때만 해도 무라카미 류의 작품엔 어떤 날이선 광기 같은게 있었던거 같아요.


잘 주무셨어요? 맛있는 것은 드셨나요 오늘.

네꼬 2007-08-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이런 책이 있었네! 나도 읽어봐야지, 하고 보니 절판이라뇨. ㅠ_ㅠ

2007-08-21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1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