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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傳 5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진정한 승자들의 역사 ㅣ 한국사傳 5
KBS 한국사傳 제작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사회의 불안은 이미 도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한 해결책은 불신이다. 불안이 팽배하게 되면 불신이 사회를 좀먹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사회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한 치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개인에게는 먹혀들지 않는다. 이 때 이 책 속에 인물들을 만나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극한의 상황에 닥친 이들도 많았지만, 불신과 불안으로 삶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역사란 불안을 극복해온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임이 틀림없다. 우리가 배워야할 자세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위인들의 이야기다. 왕족으로 태어났으나 홍역으로 죽어간 백성들을 위해 팔을 걷어 올린 명의 이헌길,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산천을 떠돌다 러시아의 땅에서 엘리트 계급으로 성장했으나 민족을 위해 군자금을 대고 의병활동을 벌인 독립운동가 최재형,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바른말을 하고 백성들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암행어사 박문수,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으로부터 국보를 지킨 전형필, 혁명을 꿈꾸었으나 이상주의자로 낙인찍힌 허균,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나 조선 초기 과학을 드높인 장영실, 여성으로써 의병장으로 활동했던 윤희순, 난중일기로 너무나 유명한 이순신 등 총 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그들의 시대가 그러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분열은 잦았고 고착화되고 있었다. 허나 세월을 한탄만 하고 있던 사람들과는 다른 인생을 걸었다. 원망이나 원한 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생각과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길을 택했다. 오늘날 그들의 삶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이다. 오늘날의 시기가 그들의 시대보다 더 나은 시대라고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절박하고 힘겨운 그들의 시기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겠다.
【이순신이 우리에게 영웅으로 기억되는 것은 그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장수여서가 아니다. 자신이 맞닥뜨린 극한의 공포를 잘 견디고 두려움을 이겨내 궁극적으로 조국을 살려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p230】
역사의 대중화라는 목표답게 한국사전 시리즈는 언제나 쉽고 간결하다. 이전의 역사스페셜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아마도 사건 중심이 아닌 사람 위주의 서술 때문이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을 간략하게 정리해 놓음으로써 그들의 전기를 찾아 읽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이 되었다. 무엇보다 불안과 불신으로 팽배한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게 하는 등대와도 같은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