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 공정무역 따라 돌아본 13개 나라 공정한 사람들과의 4년간의 기록
박창순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공정무역(Fair Trade)'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자주 들렸왔다. 집근처 생활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물품이나 커피 숍에서 판매하는 커피 등에 공정무역으로 인한 제품이라는 광고가 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보는 정도이다. 아직까지도 공정무역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게 사실이다. 공정무역이 무얼 의미하는지, 공정무역이 왜 필요한지, 공정무역은 현재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 소개된 책도 많이 없는 편이다.

남미 커피 농장이나 아시아의 공장에서는 어린 소년, 소녀들이 값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반면, 부자나라들은 이런 제품을 아주 값싸게 구매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공장을 소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부자 나라들의 기업이라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점점 가난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이런 점을 조금이라도 시정해보려고 하는 운동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공정무역이다.

최근 세계화가 대두되면서 공정무역이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며 해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에 관한 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정무역에 대한 책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 책은 값진 기록이다. 지은이는 13개 나라를 돌아보며 4년 동안 기록을 했다고 한다. 엄청난 노력이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인도, 네팔, 영국, 네덜란드, 필리핀, 한국, 영국, 벨기에, 가나, 영국, 프랑스, 스위스,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이 지은이들이 돌아본 나라들이다. 그 지역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싣고, 사진을 수록하여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장에는 ‘한국에서의 공정무역 하기’ 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공정무역의 현실을 되집어 보고 있다. 여태까지 외국인들이 들려주는 공정무역에 대한 이야기는 피부로 직접 와닿는다는 느낌이 덜했는데, 지은이가 우리나라 사람들이어서인지 책 내용은 아주 사실적으로 와닿았다.

공정무역을 위해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힘겹게 때로는 아름답게 다가온다. 나 하나만의 힘만으로는 힘들지만 나 하나만이라도 실천을 하고 그 힘이 모이게 되면 이 사회는 좀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은 힘들지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지구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하나의 공동체 사회가 되었다.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단순히 환경오염만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공정무역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공정무역에 대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공정무역 자체를 보여주고 있어서 공정무역에 대해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예전 6,70년대의 가난하고 헐벗던 단계를 벗어나, 이제는 OECD 회원국으로서 세계 경제 규모가 10위 권 안에 들어가는 경제업적을 이룬 우리나라도 공정무역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때다. 그래서 이 책은 값진 기록으로 남지 않을까 한다. 공정무역이라는 것을 통해 인류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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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요계는 걸(Girl) 그룹과 아이돌이 대세다. 외국이라고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음악 장르의 다양성에서 우리가 많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 중견 가수들은 음반 홍보를 위해 버라이어티에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현대의 대중은 이미지를 소비한다. 버라이어티에 나와 웃기지 않을 수 없는 가수들의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이 버라이어티에 나와 연예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음악적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반길만한 것 같지는 않다. 

부활 1집과 2집에서 보여준 그들의 음악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개인적으로 LP로 구입한 첫 앨범이 부활 1집이다.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음반자켓과 달리 음악은 열정과 힘이 느껴진다. 지금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이 들려준 뜨거운 가슴은 노래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이때 김태원의 음악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의 김태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음반과 콘서트 장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버라이어티에서의 이미지로 인해 대중들에게 그의 음악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가수도 생활인이다. 그렇기때문에 돈이 있어야 한다. 가수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들이 겪는 딜레마가 아닐까 한다.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은 그러기에는 부족하다. 혹자는 예술가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해야 대단한 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 힘들고 괴로운 생활 속에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다. 완전히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이야기가 처음부터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원래는 뮤지션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돈으로 흘러가버렸다^^ 

최근 스팅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 " If on a Winter's Night"이다. 새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한 자켓이 무척 인상적이다. 내가 그를 처음 안 것은 그룹 폴리스 시절이다. 당시 스팅은 마치 개구쟁이같은 이미지였다.  

레게, 펑크, 씬스 팝, 록 등 여러 장르를 혼합한 사운드는 앨범 "Synchronicity"에서 폭발한다. 퍼프 대디가 'Every breath you take'를 샘플링하여 알앤비 스타일의 'I'll be Missing you'를 크게 히트시키기도 한다.  

스팅은 솔로 활동과 영화 음악을 담당하기도 하고, 직접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였다. 

특히 솔로 활동을 하면서 그는 이전 그룹에서 보여주었던 음악적 스타일에서 재즈,락,블루스,가스펠 등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다. 염세적이며 비관적인 모습을 때로는 아주 낙관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며 발표하는 음반마다 새로운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였다.  

최근에 발표한  'If on a Winter's Night'은 한층 성숙한 스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녹여서 하나의 사운드로 만들어냈다. 이 겨울에 듣기 딱 좋은 음반이다.  

어떻게 이렇게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는지? 그의 에너지는 어디서 분출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스팅도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음악 이외의 일을 많이 하였지만 언제나 음악으로 되돌아왔다. 지금 우리 가요계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려면 가수들은 언제든지 다시 무대로 되돌아와야 한다. 점점 획일화되어 가고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져 나오는 음악은 마치 가공식품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먹을때는 달짝지근한게 먹을 만한데 자꾸 먹으면 속이 느글거린다.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다. 그래서 언더그라운드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메인스트림에서 일하는 가수들에 비하면 그 역량은 미미하다. 

그래서 요즘 버라이어티에서 맹활약하는 김태원을 보고 있으면 그의 노래가 자꾸만 듣고 싶어진다. 스팅처럼 멋진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변신을 해주었으면 한다. 록 발라드에서 초기의 헤비메탈로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그렇찮아도 요즘 우리나라 헤비메탈씬이 너무 조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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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계절에 따라 듣는 음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이면 자주 꺼내 듣는 장르의 음반이 있다. R&B나 재즈 음악이다.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은 팻 매쓰니(Pat Metheny)와 짐 홀(Jim Hall)이다. 재즈 뮤지션은 아니지만 배리 화이트(Barry White) 도 아주 좋다. 

 

 

 

 

 

워낙 유명한 뮤지션들이다보니 그들의 어떤 음반을 듣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을거라고 본다. 팻 매쓰니 음반 중에는 이 겨울에 듣기 좋은 음반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One Quiet Night"을 자주 듣는다. 음반 자켓이나 앨범 제목에서 오는 편안함이 너무 좋다. 짐 홀의  앨범 "Concierto"도 좋다. 아랑훼즈협주곡을 편곡한 음반 중에서 손에 꼽는 몇 안되는 음반 중 하나다. 팻 매쓰니가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한 짐 홀의 이 음반에는 론 카터, 폴 데스몬드, 쳇 베이커 등 당대 최고 뮤지션이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배리 화이트의 목소리는 굵직한 남성적인 보이스에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되어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어릴 적 몰래 보던 AFKN의 성인물에 자주 등장할 것 같은 끈적끈적한 노래다^^ 

그런데 최근에 "블루 노트"에서 새롭게 기획된 음반들을 재발매하고 있다. 이미 많은 대중들에 의해 검증을 받은 재즈사의 명작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 겨울에 야심찬 기획으로 선보이는 음반들이 다시 사랑을 받을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다. 요즘 팝음악에도 예전에 인기를 얻었던 비틀즈, 퀸, 카펜터스 등 유명 뮤지션들의 음반들이 재발매되고 있고, 유투, 메탈리카 등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이 새음반을 낼때 이전의 음반들을 저렴하게 다시 재발매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에 영향을 받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2009년 연말과 2010년 새해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블루 노트'의 기대에 대중들이 호응을 할까? 비틀즈의 음반은 새롭게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치고 디지팩으로 출시가 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퀸이나 카펜터스는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다. 퀸은 이미 3장짜리 베스트 음반이 나와 있고 2장짜리 음반이 큰 메리트가 없어서 그들의 명성에 비해 많은 인기를 얻지는 못하는 것 같다. 카펜터스도 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 이미 2장으로 된 베스트 음반이 출시되었다. 그리고 홍보도 많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중년들에게는 인기가 있을 수 있지만 비틀즈나 퀸에 비해 구매력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 패키지가 이번에 국내에만 발매된다는 블루 노트의 음반들이다. 뭐 말할 것도 없이 블루 노트에서 출시된 유명한 재즈 음반은 전부 들어있다. 정말 혹하게 만드는 타이틀이다. 그런데 이 패키지 안에 들어 있는 음반 중에 한두 장을 뺴고는 전부 다 나의 라이브러리에 들어있다. 저렇게 새롭게 재발매가 될 때마다 지름신이 내릴 것만 같다. 

재즈 음악을 시도해보려는 분들이라면 한 번 욕심을 내어볼만도 하다. 일일이 한 장씩 사모을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저 패키지를 구입하는 사람이 있을런지 조금 의문이 든다. 이미 기존에 앨범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시 구입하지는 않을 것 같고, 새롭게 재즈를 들으려고 하시는 분들도 양에 일단 주눅이 들지 않을까 한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 재즈가 무슨 열병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내심 반가워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언제 그런 일이 있기라도 했냐는 듯이 금새 열기가 식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보컬 위주의 재즈 음반이나 퓨전 재즈 음반이 잘 팔리는 것 같다. 스윙이나 프리 재즈는 귀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측면이 있다. 어느 정도 듣다보면 클래식처럼 그 음악이 그 음악 같고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고. 그리고 당시 그런 열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국내 재즈 뮤지션들의 잘못도 있는 것 같고. 여하튼 이런 저런 이유로 재즈 음악은 다시 일부 소수 매니아층 사이로 들어가버렸다. 그래서 블루 노트의 이번 기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70주년을 기념하여 LP슬리브즈 형태로 덱스터 고든, 아트 블래키, 존 콜트레인, 캐논볼 애덜리의 음반을 출시했다. 개인적으로 LP슬리브즈를 좋아한다. 마치 예전 LP를 꺼내듣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큼지막한 LP를 꺼내들을 떄와는 느낌이 달라도 한창 다르다. 일본애들이 이 LP슬리브즈를 좋아하는데, 축소지향형의 일본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지 않나 한다. 

아기자기하게 만드는데는 일본애들이 일가견이 있으니 말이다. 재즈 음악에 있어서는 일본이 강국이기도 하고. 쬐끔 부럽기도 하다. 유명한 재즈 뮤지션들이 일본의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발매하는 경우가 많다.  

여하튼 블루 노트가 7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신경을 써서 재발매한 음반들이 이 겨울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음악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이 팔려서 재즈 음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기회도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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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탐>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책탐 - 넘쳐도 되는 욕심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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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은 왜 읽는걸까? 

기분전환을 위해서, 지식을 얻기 위해서, 자기계발을 위해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기 위해서 등. 책을 읽는 이유도 사람마다 제 각각이다. 이런 다양한 책읽기의 공통점은 우리 자신의 삶과 생활, 그리고 우리 사회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은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시험을 위해 책을 읽거나 공부를 위해서 책을 읽는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이 현저하게 적다. 책을 잘 안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분위기다. 우리의 교육 환경도 바뀌고 있고, 21세기 디지털 시대로 들어서면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지면서 책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우리의 독서문화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개인적인 독서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할 정도다.

이 책도 한 인문학자의 사적인 독서생활을 기록한 독서일기다. 지은이는 EBS 라디오 <대한민국 성공시대> ‘성공 책세상’에서 우리들의 삶과 생활에 보탬이 될 만한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북 멘토다. “희망, 정의, 정체성, 창의적 생각” 이라는 4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각 주제에 해당하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주제가 교육, 정치, 경제, 문화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개된 책들은 거의 대부분이 인문학 책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소위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책 보다는, 지은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숨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는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얻는 것에서 탈피하여 책을 읽고 각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지은이가 이 책에 소개된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일반인들이 읽고 느낀 점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책을 읽는데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다” 라는 말이 생긴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의 독서생활을 들여다봄으로써, 나 자신의 독서생활을 되돌아보고, 보완하거나 수정할 수 있으며, 이제까지 내가 읽어 온 책과는 다른 세계의 책과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겠다.

욕심, 탐이 많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듣기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에 대한 욕심이 많다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물론 무엇이든 과(過)하게 되면 탈이 생긴다. 적당하게 책에 대한 욕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지은이가 소개하고 있는 책 중에서 관심이 가는 책들을 구해서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책이 대부분 인문학 서적 위주로 되어 있지만 지은이의 독서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있는 책 읽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연관된 두 권 이상의 책을 소개하여 좀 더 깊이 있는 책 읽기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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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딸콤플렉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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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화권인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에 비해서도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당장 밖을 나가보면 알 수 있다. 모두 겉모습에 엄청 공을 들이고 나온 걸 목격하게 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의 스타일이 모두 비슷 비슷하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에게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중의 하나다. 이런 문화적인 현상은 이땅에 태어난 아들, 딸 자식들이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득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쓴 하인즈 피터 로어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지은이는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어 어쩔수 없이 자기를 죽이는 ‘착한 딸 콤플렉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젠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부모가 자식의 인생에 개입을 하기 시작했다. 자식을 보호하고 교육시킨다는 좋은 의도겠지만 점점 도가 지나쳐 이제는 부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림 형제의 동화 ‘거위치는 소녀’를 빌어온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지은이는 책 속 왕비와 공주에 주목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를 통해 ‘착한 딸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30년 이상 프레데부르크 중독 치료 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 심리 치료사로, 수많은 환자들과 나눈 이야기는 이 책이 단순히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글에 머무르지 않고, 살아 숨쉬는 생동감있는 글로 만들었다.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동화를 빌어오고, 또한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자신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끌어와서, 남의 시선, 남의 평가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당신은 착한 딸 콤플렉스에 걸린지은 아닌지?’라고 묻고 있다.

‘착한 딸 콤플렉스’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을 아끼고 위할 줄 안다면 더 이상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괴로워 할 일도 없는 것이고, 엄마의 치마 폭에 휩싸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은이가 내리는 진단과 해결책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서구권 사회에서는 그나마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도 예의와 감성을 중시하는 유교권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독립하는 그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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