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딸콤플렉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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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동양문화권인 우리나라는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에 비해서도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당장 밖을 나가보면 알 수 있다. 모두 겉모습에 엄청 공을 들이고 나온 걸 목격하게 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의 스타일이 모두 비슷 비슷하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에게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 중의 하나다. 이런 문화적인 현상은 이땅에 태어난 아들, 딸 자식들이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득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쓴 하인즈 피터 로어가 살고 있는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에서와 같은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지은이는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어 어쩔수 없이 자기를 죽이는 ‘착한 딸 콤플렉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젠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부모가 자식의 인생에 개입을 하기 시작했다. 자식을 보호하고 교육시킨다는 좋은 의도겠지만 점점 도가 지나쳐 이제는 부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은이는 그림 형제의 동화 ‘거위치는 소녀’를 빌어온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지은이는 책 속 왕비와 공주에 주목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를 통해 ‘착한 딸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30년 이상 프레데부르크 중독 치료 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 심리 치료사로, 수많은 환자들과 나눈 이야기는 이 책이 단순히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글에 머무르지 않고, 살아 숨쉬는 생동감있는 글로 만들었다.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동화를 빌어오고, 또한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자신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끌어와서, 남의 시선, 남의 평가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당신은 착한 딸 콤플렉스에 걸린지은 아닌지?’라고 묻고 있다.
‘착한 딸 콤플렉스’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을 아끼고 위할 줄 안다면 더 이상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괴로워 할 일도 없는 것이고, 엄마의 치마 폭에 휩싸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은이가 내리는 진단과 해결책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서구권 사회에서는 그나마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도 예의와 감성을 중시하는 유교권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독립하는 그 날을 기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