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는 걸(Girl) 그룹과 아이돌이 대세다. 외국이라고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음악 장르의 다양성에서 우리가 많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다. 중견 가수들은 음반 홍보를 위해 버라이어티에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현대의 대중은 이미지를 소비한다. 버라이어티에 나와 웃기지 않을 수 없는 가수들의 서글픔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이 버라이어티에 나와 연예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음악적으로 봤을때는 그다지 반길만한 것 같지는 않다. 

부활 1집과 2집에서 보여준 그들의 음악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개인적으로 LP로 구입한 첫 앨범이 부활 1집이다.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는 음반자켓과 달리 음악은 열정과 힘이 느껴진다. 지금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패기만만한 젊은이들이 들려준 뜨거운 가슴은 노래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이때 김태원의 음악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의 김태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음반과 콘서트 장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버라이어티에서의 이미지로 인해 대중들에게 그의 음악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든다. 

가수도 생활인이다. 그렇기때문에 돈이 있어야 한다. 가수 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가들이 겪는 딜레마가 아닐까 한다.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은 그러기에는 부족하다. 혹자는 예술가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해야 대단한 작품이 나온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 힘들고 괴로운 생활 속에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다. 완전히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이야기가 처음부터 조금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원래는 뮤지션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돈으로 흘러가버렸다^^ 

최근 스팅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 " If on a Winter's Night"이다. 새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한 자켓이 무척 인상적이다. 내가 그를 처음 안 것은 그룹 폴리스 시절이다. 당시 스팅은 마치 개구쟁이같은 이미지였다.  

레게, 펑크, 씬스 팝, 록 등 여러 장르를 혼합한 사운드는 앨범 "Synchronicity"에서 폭발한다. 퍼프 대디가 'Every breath you take'를 샘플링하여 알앤비 스타일의 'I'll be Missing you'를 크게 히트시키기도 한다.  

스팅은 솔로 활동과 영화 음악을 담당하기도 하고, 직접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였다. 

특히 솔로 활동을 하면서 그는 이전 그룹에서 보여주었던 음악적 스타일에서 재즈,락,블루스,가스펠 등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어 나갔다. 염세적이며 비관적인 모습을 때로는 아주 낙관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며 발표하는 음반마다 새로운 음악적 변신을 시도하였다.  

최근에 발표한  'If on a Winter's Night'은 한층 성숙한 스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녹여서 하나의 사운드로 만들어냈다. 이 겨울에 듣기 딱 좋은 음반이다.  

어떻게 이렇게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는지? 그의 에너지는 어디서 분출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스팅도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면서 음악 이외의 일을 많이 하였지만 언제나 음악으로 되돌아왔다. 지금 우리 가요계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려면 가수들은 언제든지 다시 무대로 되돌아와야 한다. 점점 획일화되어 가고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져 나오는 음악은 마치 가공식품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먹을때는 달짝지근한게 먹을 만한데 자꾸 먹으면 속이 느글거린다. 신선한 음식을 먹고 싶다. 그래서 언더그라운드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메인스트림에서 일하는 가수들에 비하면 그 역량은 미미하다. 

그래서 요즘 버라이어티에서 맹활약하는 김태원을 보고 있으면 그의 노래가 자꾸만 듣고 싶어진다. 스팅처럼 멋진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변신을 해주었으면 한다. 록 발라드에서 초기의 헤비메탈로 한 번 가보는 건 어떨까^^ 그렇찮아도 요즘 우리나라 헤비메탈씬이 너무 조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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