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상가들 -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 예수
카를 야스퍼스 지음, 권영경 옮김 / 책과함께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한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생각이 가장 크다고 하겠다. 구성원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생활하느냐는 그 사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하겠다. 이는 우리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쉽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 전체가 어떤 철학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아 아주 씁쓸하다. 내편, 네편으로 서로 편을 가르고, 서로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다양성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집이 늘어만 가는 것 같다. 이는 현대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이라 하겠다.

예전에 비해 교육을 받은 층이 넓어지면서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사물을 보다보니 자신들의 색깔은 더욱 명확해 지는 반면, 그 가운데서 관용이나 타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을 보게 된 것도 과연 여기 소개되는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 예수는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대중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전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우리에게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동서양에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은이가 카를 야스퍼스라는 실존주의 철학자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그런데 실존주의적 시각은 느낄 수 없는 객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원래는 이 글은 지은이가 쓴 '위대한 철학자들' 중에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만을 발췌한 것이었다. 지은이는 그들의 생애와 삶, 철학 등을 소개하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 이들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데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그리고 위 4명의 사상가들이 서구 사상과 동양 사상을 대표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여서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다만 위와 같은 설명이 개략적인 것으로 그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누구나가 한번쯤은 생각했음직한 이야기들이고, 어디서 들어본 내용들이 많다. 심오한 내용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실망을 안겨다 줄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가 실재적인 빛이라면, 예수는 마법처럼 변용된 빛이고, 석가는 마력적인 추상의 빛이며, 공자는 냉정하게 빛나는 객관적인 빛이라 할 수 있다(본서 214쪽 참조).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을 살면서 인간의 이성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택했고, 이것은 유일하게 인간에게만 가능한 방법이다. 석가는 존재의 의지를 단절시켜서 이 새상과의 인연을 끊으려고 했으며, 공자는 이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예수는 세상의 위기를 보여주었다(본서 제225쪽 참조)."

카를 야스퍼스가 4명의 사상가들의 철학을 자신 나름대로 짤막한 글로 정리한 것인데, 무척 가슴에 와닿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첨언하자면 위 사상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각박한 현실사회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 강양구의 과학.기술.사회 가로지르기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1
강양구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가 한번쯤 어릴적 과학자를 꿈꾸어 본 적이 있을거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자체가 그 어릴적 시선으로는 그저 신기하고 경이롭기만 하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어릴적 꿈들은 현실에서는 그리 녹녹하지 않은 게 지금의 과하계의 현주소다. 특히 황우석 사태가 발생하면서 우리 과학게는 그야말로 초상집이 되다시피 했다.


황우석이라는 사람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여태까지 과학에 대해 너무 맹목적으로 신뢰를 하고 제대로 된 검증절차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우리 과학계의 문제도 있었다. 즉 과학계 자체내에서 정화가 가능한 성찰의 목소리가 많이 부족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황우석 사태의 중심에서 당시를 생생하게 전달하였던 지은이의 글이어서인지, 과학이 우리 인간에게 무엇인지, 그리고 과학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무척 진지하게 와닿는다. 특히 인터넷 신문인 ‘프레시안’에 글을 실엇을 때 10대들이 전해준 편지가 이 책을 내게 하는데 많은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우리들에게 친숙한 과학기술이 어떠한 과정으로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지, 2부에서는 오늘날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 3부에서는 과학기술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지은이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오늘날의 과학기술이 여러 요인, 즉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요인으로 d니하여 정작 인류에게 유리한 쪽이 아닌 방향으로 흘러 왔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라든지, 과학기술을 보장해 준다는 특허권이 오히려 백혈병 환자들에게는 또 다른 사회적 장애라고 이야기 하는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에 대한 이야기들은 흥미로운 소재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학기술의 이면에 드리워진 문제들을 인식하고 우리 모두가 제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한데 모아 다양한 의견 개진과 토론을 통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자가 아니라고 하여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자세를 통하여 제2, 제3의 황우석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앞으로의 세기를 짚어질 우리 10대들이나, 이제 막 과학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를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이들에 대한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좀더 진지한 논의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참고문헌을 수록하여 두는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내용 자체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 많고, 평이한 내용들이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단점이 있다. 지은이의 이야기처럼 “세 바퀴로 가는 자전거가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한 것은 바퀴가 셋이어서 아니라 그 세 바퀴가 제 모양으로, 제자리에 적절히 위치한 탓입니다.”라는 말과 같이 과학․기술․사회가 서로 보조를 맞추면서 굴러 갈 수 있는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머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손이 잘 가는 곳에 두고 언제든지 펴서 읽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특별히 책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해를 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가진 선입견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니면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어 내려간 이 책은 하루 종일 나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서스럼없이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일 매일 짜여진 일상의 틀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는 나에게 맑은 공기와도 같았다. 왠만해서는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이 던져주는 포스(force)는 너무나 컸다.


어떻게 보면 달라이 라마의 이야기들은 형이상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러한 달라이 라마의 이야기들에 대해 이 책의 또 다른 지은이인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 커틀러가 직설적이고도 세속적인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고 있고,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가 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이러한 형이상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쯤 질문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워드 커틀러는 솔직 대담하게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특유의 깨달음과 화법으로 어린 아이를 다독이듯이 따스한 손길로 우리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해 주고 있다.


이런 류의 인생지침서에서는 대부분의 글들이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척 하며 설교조로 이야기하는 데 비해,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모르는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른다고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행복에 대한 토론’을 시작으로 하여 총 15개 장에 걸쳐 달라이 라마의 인생과 행복에 대한 생각이 녹아 들어 있다. 너무나 많은 소중한 글들이 가득하여 이를 일일이 열거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요즘 주위에서 범람하는 단순한 처세서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쉽게 생각한 나의 생각과 달리 배우고 익힐 글들이 많았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또는 어떤 종교를 믿든

우리 모두는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행복은 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믿음이다.“(본서 제5쪽 참조)


그의 생각이 단적으로 드러난 구절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행복이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지만 너무 멀리서 무지개만을 쫒는 것은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함을 인정하는 자비로운 생각으로, 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내안의 행복을 찿아 보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 강력한 웹 2.0 서비스를 만드는 13개의 키워드
정유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자 동아일보 조간신문 톱기사는 올해 대선에서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대단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모르게 어느새 우리들 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UCC라는 신조어는 단어 자체는 잘 모르지만, 생산자들이 만든 컨텐츠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컨텐츠라는 것은 감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2006년 한해의 인물로 꼽은 것은 “You"다. 바로 UCC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만큼 UCC가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YouTube나 위키피디아 같은 사이트는 우리들의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제껏 생산자의 제공에 의한 일방적인 받아들이기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컨텐츠로 제작하고 배포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많은 다양한 생각과 사고가 공유되고 있는 것이다. 웹의 화두인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작원 침해라는 문제가 불씨로 남아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소비자 중심의 컨텐츠를, 생산자 중심의 컨텐츠를 웹 1.0 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웹 2.0이라고 부른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웹 2.0 서비스는 각종 포털 사이트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컨텐츠가 풍부하지도 않고 몇몇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생각만큼 활발하지는 않다.


지은이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꺼운 책만큼이나 다양한 사진과 그림, 그리고 글들은 현재 웹 서비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망라하고 있다. 웹 2.0에 대한 사회학적인 측면은 논외로 하고 주로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고 있는데, 여태껏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많은 내용들로 인해 책읽는 재미가 남달랐다.


지은이는 13장에 걸쳐 데이터의 정의, RSS, API, 매쉬업, 애플리케이션 등 요즘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들을 다양한 그림과 도표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의 마지막에는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을 언급하고 있다.


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개념들을 실례를 들어가며 그림과 도표로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각종 사이트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본다.


비록 기술적인 면에 치중하는 면은 있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기술적인 면도 최종적으로는 “사용자에 의한 데이트의 생산 유도와 소셜화 그리고 관계맺기” 라는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최종적으로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제일 우선시하고 있다. 웹 서비스라는 기술도 이를 이용하는 인간을 우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웹 2.0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건전한 컨텐츠의 운영과 공유, 즉 필터링 내지는 어뷰즈의 남용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각 서비스의 관계맺기가 아닐까 한다. 기술적인 접근이 주가 되어 사회학적인 부분이나 법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현재진행형인 웹 2.0 서비스를 알 수 있게 되어 반가운 책이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늘빵 2007-01-13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완전 쌩초보자가 보기에도 괜찮은가요?

이매지 2007-01-1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요새 웹 2.0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 읽어보고 싶던데^^

키노 2007-01-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저두 완전 쌩초보인데요 뭘^^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겁니다. 일단 책 좌측에 연관된 단어와 관련한 책페이지를 적어두어 궁금하면 찿아가면서 보면 되는데 한번 읽어서는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API, UI,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만 가지고 잇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있어요. 지금 뜨거운 감자인 중복리뷰와 관련하여 정보의 공유와 인간관계를 모토로 하고 있는 웹 2.0이 시사하는 바가 클겁니다. 아프락사스님 수고 많으십니다^^;;

이매지님/ 이책은 인문학과 법학적인 접근은 없습니다. 웹 2.0서비스의 활용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마늘빵 2007-01-1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노님 저도 그래서 관심갖는거에요. 그런것과 관련해서 더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줄 수 있을거 같아서요. 그런거 아니면 컴퓨터 이론/실용서는 아 너무 어려워요. 흠 보관함에 넣어놔야겠습니다.

faai 2007-01-1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정말로 위키피디아가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을까요. 물론 미국에서는 그렇겠죠. 하지만 아직도 '안으로 쌓기' 전략에만 치중하고 있는 네x버 등 국내 포탈들을 보고 있노라면 국내에서 UCC의 활성화는 아직도 요원한 일일 듯싶습니다.

기술적인 접근에 실망하셨다면 <검색2.0 : 발견의 진화>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저도 지금 읽는 중인데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더군요.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몰라도 읽는 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키노 2007-01-15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을 느끼며님/반갑습니다용^^ 님이 추천하는 책을 한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
정준호 지음 / 삼우반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 출판계에서는 무슨 유행이라도 되듯이  “교양”에 대한 책들을 많이 출간하였다.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되어 한권 또는 두권 정도에 걸쳐 다양한 내용들을 실어 두어서 교양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엠파스 국어사전에 의하면 교양이란 “사회생활이나 학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행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그런 교양에 목말라하는 이가 바로 이 책을 썼다. 지은이가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 코리아'의「비하인드 더 뮤직」과「마스터 워크」에 연재했던 글들을 한권으로 책으로 엮은 것인데, 음악과 문학, 미술, 영화를 넘나드는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에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이야기 하면서,  킬 고어 중령의 헬리콥터 부대가 바귀너의 ‘발퀴레의 출동’을 배경으로 공습을 하는 장면을 언급하는 것이나, 윌러드가 커츠를  ?아갔을 때 스크린에 등장하는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와 제시 웨스턴의 ‘제식으로부터의 로망스’를 소개하는 것이나, ‘황금가지’라는 책을 타고서 페터 브뤼겔이 그린 ‘사육제와 수난절 사이의 싸움’을 소개하는 등으로 지은이는 이리저리 줄타기를 하면서 다양하게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나위어져 있는데, 제1부 ‘신화와 성서’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음악과 그에 관련된 믄학작품을,  제2부 ‘세상의 노래’에서는 예술 장르 간의 영향관계를, 제3부 ‘파우스트의 편력’에서는 음악과 문학 작품에 묘사된 성장통을, 제4부 ‘사랑의 변주곡’에서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각 실어 두고 있다. 즉 위와 같은 소재를 중심으로 음악과 문학, 미술 등이 상호 영향을 주며 서로 발전해 온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의 제목인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는 18세기 작곡가 살리에리(영화 모차르트에 등장하는 그 살리에리)의 오페라 “음악이 첫째, 말은 둘째”로부터 빌려 온 것으로, ‘음악’과 ‘대본 또는 가사’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하는 문제로서, “시는 그 자체로 완벽해서 다른 예술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인과 “무릇 문학이란 음악의 옷을 입고서야 진정한 예술가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 작곡가가 대립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논의와는 상관없이 각각의 장르의 소통과 융화에 대해서만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괴테, 실러에 대한 이야기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내용 자체가 중복되거나 소재의 대상 폭이 한정되어 있다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음악과 문학 등의 상관관계를 끼워 맞추려고 하다보니 억지스러운 면도 있고, 각 내용간의 연관관계가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 면도 있으며, 어떤 글들은 이야기의 소재를 벗어나 너무 길게 늘어지는 경향도 있어서 이야기의 강약 조절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은이는 교양인이 되고 싶어서 예술분야에 대한 직업을 가지고 그런 쪽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하지만, 이 글 자체가 과연 교양에 대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지만, 일단 글자체가 가지는 독자들에 대한 흡입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편이다. 이는 지은이가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는 데 있어서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괴테나 그리스 로마 신화, 클래식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무척 부담이 가는 책이 될 수도 있다.


교양이라는 것을 남에게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자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남들보다 몇 가지 더 안다고 교양인이 되는 되는 것도 아니고 보며, 현대에서의 교양은 지식 위주의 자기만족적인 측면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지은이의 시도는 좋았으나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