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달라이 라마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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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손이 잘 가는 곳에 두고 언제든지 펴서 읽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도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특별히 책 내용이 복잡하거나 이해를 하면서 읽어야 할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가 가진 선입견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니면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어 내려간 이 책은 하루 종일 나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서스럼없이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가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일 매일 짜여진 일상의 틀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는 나에게 맑은 공기와도 같았다. 왠만해서는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이 던져주는 포스(force)는 너무나 컸다.


어떻게 보면 달라이 라마의 이야기들은 형이상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러한 달라이 라마의 이야기들에 대해 이 책의 또 다른 지은이인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 커틀러가 직설적이고도 세속적인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고 있고,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가 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이러한 형이상학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쯤 질문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워드 커틀러는 솔직 대담하게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질문에 대해 달라이 라마는 특유의 깨달음과 화법으로 어린 아이를 다독이듯이 따스한 손길로 우리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해 주고 있다.


이런 류의 인생지침서에서는 대부분의 글들이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척 하며 설교조로 이야기하는 데 비해,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모르는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른다고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행복에 대한 토론’을 시작으로 하여 총 15개 장에 걸쳐 달라이 라마의 인생과 행복에 대한 생각이 녹아 들어 있다. 너무나 많은 소중한 글들이 가득하여 이를 일일이 열거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요즘 주위에서 범람하는 단순한 처세서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쉽게 생각한 나의 생각과 달리 배우고 익힐 글들이 많았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또는 어떤 종교를 믿든

우리 모두는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행복은 각자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믿음이다.“(본서 제5쪽 참조)


그의 생각이 단적으로 드러난 구절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행복이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지만 너무 멀리서 무지개만을 쫒는 것은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함을 인정하는 자비로운 생각으로, 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내안의 행복을 찿아 보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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