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의정부역에 내려서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에 가는 21번 버스를 탔습니다. 

국립수목원 가는 길은 루쉰P님의 상습 이용 구역이라고 하더군요. 

거참...이런 걸 써달라고  본.인.의. 입.으.로. 말했습니다.ㅋ 

버스에서 '이번에 내리실 곳은 국립 수목원입니다.'라는 방송을 합니다만, 절대 그 곳에서 내리시면 안됩니다. 그 곳은 국립수목원 후문입니다. 내리실 곳은 그 다음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과감히(?) 후문에서 내려서 본격적인 산책을 준비하며 워밍업을 했습니다.^^  

도로 가장자리를 걸어가는데 풀이 흔들거리길래, 호기심 충만한 저는 이건 뭔가?하며 유심히  

쳐다보다가 놀라서 펄쩍 뛰었습니다. 

아~제 팔뚝만한 회색빛 뱀이 스르르륵~수목원 담장 안으로 사라지더군요.  

정말 자연상태의 뱀은 처음 봤습니다.   

국립수목원은 사전에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요금은 1000원입니다.  

주민번호도 넣어야 해서 한국친구가 없는 한, 외국인들은 이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이 곳은 휴게광장이랍니다. 휴게광장도 정문에서 꽤 들어가야 해요.   

가자마자 도시락을 먹었죠. 먹어야 힘이 나니까요~^^; 

작년에 광릉숲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역시나 굉장히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이 있습니다. 보기엔 같아보이는데 다 다른 나무였어요. 

나무 밑에는 이름표가 있습니다. 비교해보면서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습니다.  

아침고요 수목원은 아기자기하고 사람 손이 많이 간 수목원이라면, 

국립수목원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육림호입니다. 

 저 반대편은 습지원입니다. 

고사리 잔뜩, 지나가는 다리에는 거미줄이...느낌이 별로였어요.  

악어 한 마리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육림호 옆은 침엽수원입니다.  

넓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좀 걸어야 해요. 

이 나무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여러가지 침엽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향나무, 소나무, 잣나무....

크기도 다 거대합니다. 

이 곳을 시작으로 침엽수림이 시작되는데 꼭 가보시라고 강추합니다. 

공기가 다릅니다!!! 

 

가다보면 중간에 의자가 놓여진 공터가 있는데 그 부분만 햇빛이 들어와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요.  

저의 별볼일없는 카메라로는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찍고 나서 수전증있나?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죠. 찍은 게 다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보기엔 다 작아보여도 엄청 큰 나무들...  

이 곳에서는 공익광고를 많이 찍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른쪽 오르막길을 오르시면 산림 동물원이 나옵니다. 

동행이 다른 건 몰라도 백두산 호랑이는 꼭 봐야겠다고 해서... 

반달곰 두마리, 늑대, 멧돼지...

저는 동물을 가두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이 반달곰이 다른 쪽 반달곰에게  

가려고 중간에 있는 문을 열려고 

지속적으로(?)노력을 하더군요.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쪽 반달곰은 물 속에 몸을  

담그고 머리만 내민채 손님 구경. 

 

작품명: 열리지 않는 문,  

           슬퍼하는 반달곰
 

동물원 올라가는 길에 어디선가 향기가 나길래 찾아봤더니 쟈스민이었습니다.  

이 곳은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뭐든 크기가 상당하더군요. 쟈스민도 관목크기였죠! 

더위에 지친 호랑이는 낮잠을 자고... 

카메라도 더위먹었는지 창살에  

포커스를... 

한마리 호랑이 코고는 소리는  

여기까지 들리고... 

 

  

 독수리가 날기에는 좁은 공간 

그래서 날개를 어설프게 펼치고 

엉거주춤  뛰어다니죠.

한 마리가 잠깐 날았는데 날개가  

굉장히 크고 길고  

나는 모습은 위협적이더군요. 

이런 멋진 새를 가둬놓다니... 

가까이 관찰할 수 있어서 눈을 자세히 봤는데...원래 그런건지... 

생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멍한 눈이었어요. ㅡ.,ㅡ 

꽃 종류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나비는 종류가 더 많아요. 아침고요보다~

 

 

 

 

 

 

 

 

 

 

 

 

 

 

 

 

 

 

 

 

 

 

 

 

 

 

 

박물관에는 나무종류, 씨종류, 정원의 역사, 나무로 만든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천연염료로 염색한 천입니다.    

 오동, 대추나무, 

 소목, 황벽나무,

 

 

 

 

 

 

 

지치, 쪽, 

오배자, 오미자  

 

 

 

 

  

그리고 그 날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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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데이지 2011-08-1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침엽수림에 자꾸 욕심이 나네요~~
저도 꼭 가보고 말거예요...근데 제가 사는 곳에서는 멀듯...하~~지방시민의 비애!!ㅋㅋ

자하(紫霞) 2011-08-15 15:28   좋아요 0 | URL
흠...뭔가 방법이 있을거예요.
화려함은 기대하지 마시고 자연스러움만 생각하시고 오시면 될 듯 해요~

루쉰P 2011-08-1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21번 버스와 광릉수목원 길이라 저의 아지트가 이렇게 리뷰에 나오니 너무나 부끄럽고 당황스럽네요. 왠지 발가 벗겨진 느낌!
대 반전 스토리는 전 여지껏 광릉수목원 안은 안 가 봤다는 사실...(-.-)
나름 밖에서 만족하며 지나가고 있죠. 암튼 수목원이 그렇게 넓다니 굉장히 새로운 사실, 역시 인간은 자기 속눈썹은 못 본다고 하지 않았나요? 제가 매일 지나치는 곳이지만 새롭네요. 새로워...

자하(紫霞) 2011-08-16 23:07   좋아요 0 | URL
하하하 언제 한 번 들어가 보시길...^^

순오기 2011-08-15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가 김훈씨가 '내 젊은 날의 숲'을 쓰기 위해 광릉수목원에 취재를 많이 갔었다죠~
베리님 덕분이 눈이 다 시원합니다~~~~ 감사!!
다음에는 강원도 철원 '평강식물원'에도 가 주세요~ ^^

자하(紫霞) 2011-08-16 23:08   좋아요 0 | URL
시간이 되면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pjy 2011-08-16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칩엽수림 사진 멋지네요~~한눈에 들어오게 찍을려면 한참 뒤에서 찍으셨겠습니다ㅋㅋ
전 지난 주말에 숯가마 갔다가 모기의 습격을 받았는데요~ 광릉수목원은 어떨지요~
단단히 도시락을 준비하고 날씨를 예약해야겠네요^^; 요즘 주말마다 비가 와서 움직이기가 참...거시기 합니다요

자하(紫霞) 2011-08-16 23:09   좋아요 0 | URL
저는 올해 이상하게 모기가 없다고 생각했는데...울 동네만 없는건가요?
오늘도 비 오는데 다가오는 휴일에는 맑았으면 좋겠어요~
pjy님 나들이 가시라고...^^
 

아~진짜 열심히 사진 올렸는데... 

다 날라갔어요! 

꽃 사진 잔뜩입니다. 

 

 

 

 

 

 

  

 

 

 

 

 

 

 

 

 

 

 

 

 

 

 

 

 

 

 

 

 

 

 

 

 

 

 

 

 

 

 

 

 

 

 

 

 

 

 

 

 

 

 

 

 

 

 

 

 

 

 

 

 

 

 

 

 

 

 

 

 

 

 

 

 

 

 

 

 

 

 수목원 안에 식당, 찻집, 매점, 기념품 판매점, 식물 판매점 등 없는 가게가 없기 때문에 

간편하게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식당에서 허브꽃 비빔밥을 먹었어요. 

 

짜짠~이렇게 생겼답니다. 

음식 앞에서는 이성을 잃기 때문에 수저를 들고 먹으려 했으나, 소중한 동행이 황급히 제지하여 

간신히 사진을 얻을 수 있었죠. 

맛은 좀 쓴 맛도 나고 애매한 맛입니다. 

눈이 즐거웠으니...^^; 

가격은 입장료보다 비싼 9500원!  

작은 기차가 다닌다는 정원
기차가 수리중이어서 구경을 못했어요.
















나무가 손바닥만 하답니다. 동화의 나라같이 아기자기합니다.
작은 마을도 있고 성도 있고...

박물관도 있고 무궁화가 잔뜩 심어져 있는 산을 오르시면 정상에 멋진 유리온실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백두산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유리 온실 입구에 도달했을 때, 구경을 다 하고 나오시던 한 아저씨...
이런 말을 흘리고 내려가시더군요.
"볼 것도 없는데 높은데 만들어서 사람 고생시켜!"

고산식물이 괜히 고산식물입니까?
원래 고산식물이 땅에 딱 붙어서 자라고...볼품이 없긴 합니다만...
보존해야 하는 귀중한 식물입니다.
근데 유리 온실이 아니라 진짜 산 정상에서 본다면 멋질텐데요. 그건 좀 아쉽더라구요.
예전에 백두산에 갔을 때 주위에 있는 모든 식물이 멋져보여서 셔터를 끊임없이 누른 기억이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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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8-15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릉만 다녀 온 것이 아니라, 아침 고요 수목원까지 갔다 오셨군요. 흠..요근래 보기 드문 수목원 종결자 시군요.
자연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취미 중 하나죠. ㅋ

자하(紫霞) 2011-08-15 12:11   좋아요 0 | URL
동으로, 북으로 한동안 돌아다녔죠~ㅋ

순오기 2011-08-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능소화, 후록스, 엔젤 트럼펫, 시계초~ 꽃들이 보이네요.
아침고요수목원~ 계획을 세워봐야겠어요. 가을 나들이도 괜찮겠죠!^^

자하(紫霞) 2011-08-15 12:11   좋아요 0 | URL
9월에는 들국화전시회, 10월에는 국화축제, 단풍축제가 있어요.
단풍나무도 꽤 있어서 가을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블루데이지 2011-08-1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꽃은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아름다운 생명체예요!!
아는 꽃, 모르는 꽃 사진이 섞여있는 보는것만으로도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사진들이예요~~
행복하셨겠어요~~부러운 베리베리님...

자하(紫霞) 2011-08-15 15:15   좋아요 0 | URL
정말 꽃은 아름다운 생명체예요!!
보고 또 봐도 안 질리는...^^
 

수목원을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 수목원과 광릉 국립 수목원  

아침고요 수목원은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실 경우,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청평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야 하지만...전철 무쟈게 빠릅니다~ 

서대문에서 상봉가는 것보다 상봉에서 청평가는 시간이 더 적게 걸렸다는...ㅠㅠ   

아침고요 수목원은 1996년 삼육대 한상경 교수(원예학과)가 설립한 원예수목원입니다. 

약 300여 종의 백두산 자생식물을 포함한 총 45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20여개의 주제 정원과 2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인 입장료는 7000원  

간만에 만족스러운 소풍이었습니다. 

 

침엽수는 잣나무인 것 같습니다. 

청평은 잣이 유명하더군요. 여기서 팔기도 해요.   

  

이 나무는 천년향이라는 향나무인데 수목원의 상징이라더군요.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나무 같습니다. 

8월은 무궁화 축제를 합니다. 매달 전시회나 축제가 있어요. 

가기 전에 주변인들이 '지금이 가장 볼 게 없는 시기이다.' 라는 소리를 해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웬걸~ 꽃만 많더군요. 다른 때는 더 많은가봐요.  

  

데이트하러 많이 오더군요.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았어요~ ^^

이쁜 옷입고 굽이 좀 있는 구두를 신어도 돌아다니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행(?)을 항상 전투적으로 다니는 편이라 편한 티셔츠에 반바지, 운동화를 신고 갔지만  

말입니다. 

 

 

동행과 저는 의외로 식물에 조예(?)가 깊은지라... 

이 정원의 1/4만 가지면 소원이 없겠다라던가... 

한 뿌리만 캐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던가..(저희는 모범시민인 관계로 절대 실행에 옮기지 않아욧!)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을 끊임없이 쏟아냈습니다. 

  

이 곳은 한국정원이랍니다. 

연못 안에는 굉장한 크기의 물고기가 있습니다. 

 

산비탈 산책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저는 요런 분위기를 좋아해서... 

침엽수림 안을 돌아다닌 걸 좋아합니다. 

여기저기에 쉴 수 있는 의자가 무척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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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8-15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제 아지트인 광릉수목원을 오시다니 완전 환영합니다. ^^

자하(紫霞) 2011-08-15 12:15   좋아요 0 | URL
근데 거기까지 가는 건 좀 힘들더라구요.ㅋ

순오기 2011-08-1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말만 들은 아침고요 수목원!!
언젠가는 꼭 가볼테야~ 불끈 다짐한 수목원인데...
베리베리님 고마워요!!^^

자하(紫霞) 2011-08-15 12:14   좋아요 0 | URL
이 곳은 만족도 200%입니다.
꼭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블루데이지 2011-08-15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런 분위기...침엽수속에서 콕~학고 박혀 앉아있는 일 참 좋아하는데.....
와~ 멋져요...정말 한뿌리 뽑아오고 싶은 베리베리님 마음에 동감...ㅎㅎ

자하(紫霞) 2011-08-15 15:06   좋아요 0 | URL
참,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에는 예쁜 펜션이 무척 많습니다.
조금 멀리 사신다면 하루 정도 근처에서 묵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참고하시라고...^^
 
세 얼간이 - 3 Idio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 정말 웃기고 감동적이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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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8-1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해요? 봐야겠어요.ㅎㅎ

자하(紫霞) 2011-08-14 21:39   좋아요 0 | URL
CGV에서 할 것 같던데요~~

블루데이지 2011-08-1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사람 표정이 맘에 안들었는데...그냥 웃긴게 아니라 감동적이라니...
급 변심을 하게되는데요?ㅎㅎ

자하(紫霞) 2011-08-14 21:44   좋아요 0 | URL
사실 전 인도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정말 괜찮았어요~

머큐리 2011-08-1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 예정작으로 알고 있는데...벌써 보셨나요? 찜해 놓은 영환데..웃기고 감동적이라니 기대 만발입니다..^^

자하(紫霞) 2011-08-14 21:44   좋아요 0 | URL
보셔도 후회 안하십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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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다른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구경하다가 '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집어든 책이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생각하면 언제나 이 장면이 머릿 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다. 

 

티타가 페드로에게 선물받은 장미 꽃다발로 만든 '장미 꽃잎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    

그녀의 피로 붉게 물든 장미 꽃잎이 들어간 요리를 먹은 사람들은 이상한 반응을 나타내고...

이 요리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맺어지고 있다. 

   
  이 요리를 먹은 헤르트루디스가 오늘 집에서 도망쳤다.......  
   

 그리고 나면 언제나처럼 처음으로 돌아온다.   

   
  양파를 아주 곱게 다진다. 양파를 다지면서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다면 자그마한 양파 조각을 머리 위에 얹는다. 양파를 다질 때 눈물이 나오면 우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게 그러니까, 한번 눈물이 나왔다 하면 양파를 다지는 동안 내내 울음을 멈출 수 없다는 게 영 안 좋다. 여러분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만날 그랬다. 수도 없이 울었다. 엄마는 내가 양파에 민감한 건 티타 이모할머니를 닮은 거라고 했다.  
   

막내딸, 티타는 집안의 전통에 따라 결혼을 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 

그러나 페드로와 티타는 크리스마스의 첫 만남으로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데...

   
 

 티타는 두 눈을 감을 때마다 일 년 전 크리스마스 날 저녁의 광경이 생생하게 떠올라 가슴이 더 아프게 시려왔다. 그날 밤 페드로와 그의 가족은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아 처음으로 티타네 집에 왔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티타는 모두 생생하게 기억했다. 웅성거리는 소리, 음식 냄새, 새로 왁스를 칠한 마룻바닥 위를 사각거리며 스치던 자신의 새 드레스, 어깨 위로 느껴지던 페드로의 눈빛......그 눈빛! 살갗을 파고드는 듯한 뜨겁고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을 때 티타는 달걀노른자로 만든 젤리를 쟁반에 담아 식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페드로와 눈길이 마주쳤다. 그 순간 티타는 팔팔 끓는 기름에 도넛 반죽을 집어넣었을 때의 느낌이 이런 거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얼굴과 배, 심장, 젖가슴, 온몸이 도넛처럼 기포가 몽글몽글 맺힐듯이 후끈 달아올랐다. 티타는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페드로의 눈길을 더는 견딜 수 없었다. -24p-

 

페드로는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기회에 티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티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지만 페드로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요.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대답이 절실해요. 사랑은 생각하는 게 아니에요. 느낌으로 오는거지요. 나는 말이 없는 편이지만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입니다.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합니다. 당신은, 당신도 나를 사랑하나요?
 

오~이런!! 낭만의, 낭만에 의한, 낭만을 위한 말 같다~ 

그러자 티타가 대답한다. 

   
 

"네! "

 네! 네! 수천 번도 더 넘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티타는 그날 밤 이후 페드로를 영원히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마 엘레나가 곁에 있는 한, 결혼할 수 없는 티타! 
페드로는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결혼을 한다.
티타가 자신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하는 페드로에게 축하인사를 하자, 페드로는 그녀를 꽉 껴안으면서 단 한 번 밖에 없는 그 기회를 이용하여 티타의 귀에 속삭인다.   
   
  반드시 행복할 거라 확신합니다. 이 결혼을 통해 내가 그토록 바라던 걸 비로소 이룰 수 있었으니까요.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당신 곁에 있는 것 말입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티타 또한 친한이를 떠나보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또 다른 약속을 하고... 그리고 항상 그러하듯이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페드로와의 만남에 걸림돌이었던 마마 엘레나는 티타의 음식을 믿지 못해 토근시럽을 몰래 복용하면서 격렬한 경련과 발작을 동반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세상을 떠나게 된다.  
로사우라는 급성 위경련이라는데 정말 이상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멀고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에는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긴 기다림이 아쉬울 정도로 짧은 자유를 누렸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는 법이다. 
Omnia vincit a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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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8-13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쌉싸름한 초콜릿맛은 어떨지 궁금한데 리뷰를 보니 알것도 같아요.^^

자하(紫霞) 2011-08-14 21:48   좋아요 0 | URL
<백년동안의 고독>도 이 소설이랑 비슷하게
좀 몽환적인데가 있는 것 같아요.
중남미소설은 이런가?하는 생각이...

블루데이지 2011-08-1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의 의미를 마구마구 이야기는 책이죠?
갑자기 이책에 나오는 스프...소꼬리 스프가 먹고 싶어져요~~ㅋㅋ
페드로를 생각하면 별로 유쾌하지는 않구요..ㅋㅋ

자하(紫霞) 2011-08-14 21:49   좋아요 0 | URL
저도 참 페드로 맘에 안 들더라구요.
용감은 어렸을 때 따먹고 버렸는지...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