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을 열고 서문을 읽고, 차례를 보면서
이 책을 지식소매상 유시민의 관점으로 봐야 할지,
정치인 유시민의 관점에서 쓴 책으로 읽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했다.
제목으로 보나, 차례로 보나 지식인의 시선으로 읽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읽다보니 정치냄새가 솔~솔~ 나길래, '흠~정치선전물(?)을 내 돈 주고 사서 읽는건가?' 라는 생각을 살짝 하기도 했다. ^^;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관점이 바뀌게 된다.
참고로, 마지막 맺음말에 '책을 쓰면서 정치인의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라는 문장이 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유시민이 지향하는 정치,국가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과거에는 신문도 보고, 뉴스도 보고 비교적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뉴스만 간간히 볼 따름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과거와 비교해서 현격하게 떨어졌지만, 그래도 투표권은 행사한다.
그리고 그 권리를 소문에 의지하거나, 생각없이 사용하여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솔직히 정치인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정치인도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이미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 사람들을 보면 지금까지 했던 정치인의 활동을 살펴보기 보다는 대중매체에서 '그 정치인이 어떤 말을 했네, 무슨 행동을 해서 사람들의 반감을 샀네...'하는 뉴스를 보고 '아! 그 정치인은 이런 사람!!'이라며 확정지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동안의 잘한 일들은 북극 빙하 밑에 깊숙히 묻어두고 오직 '그 일(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만 기억하는 것 같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면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지라 그것이 다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여기 저기서 계속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 그래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기합리화인가?^^;)
하여튼,
이렇게 뭔가 아는 것이 어설프고 무지한 상태에서 '국가란 무엇인가'의 강연회에 가게 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쏟아지는 하루였다.
강연회가 약 2시간으로 예정되어 있어 간략하게 설명과 자료화면(?)을 보면서 강연을 들었다.
게다가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으니, 자세히 다루기는 어려워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질의 응답시간도 있었는데, 책에 관한 질문과 개인적인 질문이 있었다.
그리고 정치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언제 가장 행복했나요?"라는 질문에,
유시민대표가 "군대 제대했을 때"라고 했던 대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억에 의존한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뜻이었어요~)
예전에 남동생에게 "너 군대 다시 가라고 하면 갈꺼냐?"라고 물었더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라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80% 공감이 되었다.
(백분 공감되었다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다. 군대를 안 가봤으니...^^;)
그리고 어느 여고생의 질문도 좋았다.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손 들고 질문하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용기있어 보였다.)
강연회에서 유시민 대표의 모습은 소탈하고 유머러스하고 진지했다.
청중들의 반응도 좋았다.
끝난 후에는 책에 싸인을 해주시고 웃으시며 일일이 악수를 해주셨다.
나에게는 "빨간 하트 고맙습니다."라고...
왠지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 하하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책을 통해서나 강연을 통해서 유시민 대표는 '이상과 현실을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잘 조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조심스레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