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지나 핸드 크림 - 56g
존슨앤드존슨
평점 :
단종


저는 손이 건조한 편이라서 핸드크림 없으면 못살기 때문에 핸드백 안에 컴팩트는 없어도 핸드크림은 꼭 넣고 다닙니다. 뉴트로지나는 제가 써본 중에 가장 효과가 좋은 핸드크림이에요.

 

이것저것 핸드크림을 많이 써봤지만, 사실 여름에 쓰기에는 가볍고 쏙쏙 잘 스며드는 핸드크림도 괜찮은데 겨울에 가벼운 핸드크림을 쓰다가는 하루종일 덧바르다 말게 되거든요. 뉴트로지나는 한번 발라도 비누로 손을 씻기 전까지는 덧바를필요가 없고, 손도 보들보들해지고, 농축되어있어서 조금씩 발라도 되고..등등 겨울에 쓰기에는 최고의 핸드크림이에요!

 

처음에 쓰시는 분들은 약간 빡빡하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쓰다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저는 손에 코팅한다는 기분으로^^ 손바닥에 조금 덜어서 잘 펴서 바릅니다. 저도 뉴트로지나를 쓰기 전까지는 핸드크림이 거기서 거기다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다르더라구요. 용기도 자그맣고 통통하니 너무 귀엽고 핸드백 안에 쏙 들어갑니다. 튜브형이라서 알루미늄통처럼 뚜껑을 열고 닫을 필요도 없구요. 손이 많이 건조하신 분들에게 딱 맞는 제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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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최고의 핸드크림이죠~~~~

Kitty 2006-01-13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너무너무 좋아해요~!!
 
천국 같은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11월
절판


I'm not part of any system, I've always fought that. I see the people I like, I go where I want, I read a book because if interests me and not because it's on the best-seller list. My whole life has been that way. I don't burden myself with overanalyzing everything. -84쪽

Not many people are capable of forgetting their worries for the second it takes to marvel at this extravaganza. It seems that the thing that we all seem to be least aware of is our own life. You're aware of it because you're in danger, and that makes you a unique being.-112쪽

Never forget your dreams, because dreams are what will perfume your existence; dreams will be the scent that makes you want to get up and discover each new morning.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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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님의 페이퍼를 보고 필을 받아서..^^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최소한 알라딘 서재 내에서는) 알랭 드 보통이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의 책들을 대략 찾아보니 최근에 부쩍 많이 번역 출간되었더군요. 저는 제멋대로 보통씨에게 상당히 애증(?)을 느끼고 있는데;;; 보통씨를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한 3년쯤 된 것 같아요. 어디선가 보통씨의 On love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된 것이 계기였죠.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나요? 보통씨의 초기작으로 비행기에서 만난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보통씨의 번역본 책 제목은 원래 제목과 워낙 연결이 안되어서 알라딘 검색을 해봐도 무지 헤깔려요 ㅠ_ㅠ)

그 기사를 누가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사를 읽고선 어찌나 홀딱 반했던지 바로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고 서점에 가서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훨씬 싸게 살 수 있는데다가 중고책을 애용하는 저로써는 정말정말 드문 일이었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그랬겠어요. 그리고 나서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진도가 나가질 않았어요. 내용도 나쁘지 않고, 단어들이 특별히 어려운 것도 아니고, 문단들이 짤막짤막하게 끊겨있어서 보기도 편한데 정말 이상한 일이었죠. 읽고 있으면 왠지 집중이 되질 않고 자꾸 생각이 다른 곳으로 멀리 달아났어요. 어쨌든 비싸게 주고 산 책이었기 때문에 겨우겨우 끝까지 읽고나서 내공이 부족한게야..하면서 자책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두번째 시도를 했어요. 아마존에서 꽤나 평이 좋았던 프루스트를 구했죠.

이번엔 지난번처럼 위험을 무릅쓰지 않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습니다. 역시 결과는 ????였어요. 그 당시 좀 바쁠때이기도 했지만, 읽었던 줄을 또 읽고 또 읽고, 정신차려보면 아까 봤던 부분을 다시 보고 있고..아니 이게 무슨 조화인지..하여간 힘들게 힘들게 뒷부분은 읽는둥 마는둥 독서를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의 무식함을 탓하며 한동안 보통씨를 봉인했습니다 -_-;;;

그리고 보통씨의 새 책이 나왔다길래 고민고민하다가 작년 초쯤에 또 질러버렸습니다. 아까부터 썼지만 중고책을 사랑하는;;; 저로써는 무지 드물게 새 책을 주문했죠. 그래서 온 책이 바로 요녀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안'으로 번역되어서 나왔죠. 불안한 마음을 가득 안고 도대체 왜 '불안'이라는 책을 주문했는지 스스로도 잘 이해가 안되지만, 보통씨를 믿는 마음과 함께 이제는 그래도 조금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망상에 사로잡혔던 것 같습니다;;; 결과는 역시 참패 ㅠ_ㅠ 이전 책도 그렇지만 이 책에도 상당히 인용이 많이 나오는데, 대한민국에서 한글로 착실히 의무교육을 받은 저로써는 모든 역사적 사실이나 유명한 저서들의 제목이 몽땅 한글로 머리에 입력되어있는 탓에 하나하나 나올때마다 멈칫 멈칫하게 되더군요. 그러다보니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고...이 책을 열심히 읽으려고 나름대로 계획까지 세웠는데, 바로 비행기 안에 이 책만 가지고 타는 것이었죠. 어차피 비행기 안에선 할 일이 없으니까 책을 열심히 읽게되지 않을까..하는 속셈이었는데 결국 몇 챕터 읽다가 자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이 책은 회사 책상에 곱게 꽂혀있어요. 언젠가 마무리를 져야하는데...하면서..

그리고 제가 선택한 극약처방이 바로 여행의 기술. 여행관련 서적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보기 때문에 이 책은 정말 술술,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지막 희망을 걸었죠.

사실 이 책도 서점에 갈때마다 쪼물딱쪼물딱 어찌나 만졌는지 손때 다 묻었을꺼에요. 그렇지만 차마 살 용기가 나질 않아서 결국 도서관에서 빌렸지요. 처음엔 조금 잘 나가는가 싶더니만, 역시나 보통씨 특유의 만연체와 가끔씩 튀어나오는 불어에 겁먹고 아직 50 페이지도 진도가 나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읽긴 읽어야 하는데...ㅠ_ㅠ

그래도 이렇게 줄기차게 보통씨의 책을 시도하는 건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어요. 다들 좋다고 하시니까 포기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내용면에서는 끌리는데 원서로 읽기에는 아마도 영어가 부족한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영어의 문제이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보통씨 글의 흐름을 따라가는 사고력이 부족한지도 모르겠네요.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서 '진도' 자체가 나가질 않거든요. 아니면 단순히 보통씨와 궁합이 안 맞는지도;;;

어쨌든 저는 이제 마지막 시도로 번역본을 읽으려고 해요. 마침 ebook으로 출간되었길래 '우리는 사랑일까'를 장바구니에 넣어 놓았습니다.  (근데 로맨틱 무브먼트=우리는 사랑일까 맞나요? 헤깔려요;;) 이 책이 마음에 들면 다른 책들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치만, 이 책도 잘 읽히지 않으면 전 보통씨에게 깨끗하게 백기들고 항복선언하려구요. 나름대로 비장한 각오(?)를 하고 읽는 우리는 사랑일까. 무척 기대됩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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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1-1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On Love의 한국판이구요. On Love는 미국판이구요. 따라서 원제는 Essays in Love예요. 영국판.

하루(春) 2006-01-1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틱 무브먼트,가 우리는 사랑일까, 맞아요.

하루(春) 2006-01-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ww.alaindebotton.com에 가면 영국판, 미국판 책 표지 다 있어요.

Kitty 2006-01-12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하루님 친절한 댓글 감사합니다. 항상 헤깔렸는데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
개인적으로 전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랑 우리는 사랑일까.라는 제목은 별루에요. 제목인데 너무 많이 풀어썼다는 느낌이랄까요;;;;;

마늘빵 2006-01-1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영문판 표지를 보니 또 색다르군요.

하이드 2006-01-1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사랑일까. 는 원서로 읽어도 잘 읽히는데. =3=3=3

Kitty 2006-01-13 0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그렇죠? 표지 선정도 나름대로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표지에 이끌려서도 많이 사거든요 ^^

하이드님/ 쿵. 저는 아무래도 내..내공이..어흑 ㅠ_ㅠ
 

연초부터 책 읽을 복이 있나봅니다.

 

 

 

 

 

요 책을 빌려왔습니다. 작년에 한국소설 워낙 안 읽었다는 리뷰를 쓰고 나니 올해는 많이 읽으라는 계시(?)인가봅니다. 벌써 달려라 아비를 사 놓았는데 또 한국 소설이네요. 저는 처음 읽어보는 작가인데 휘휘 넘겨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중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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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1-1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민중인 책이에요. 읽고 어떤지 알려주세요. ^^

Kitty 2006-01-12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충성! ^__^
 

 

‘추리소설의 전설’ 그녀는 죽지 않았다
애거사 크리스티 타계 30주기
성경,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장편 66편, 단편 20편 등 총 20억부 넘게 판매

▲ 애거사 크리스티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타계 3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월 12일이 30주기다.

크리스티는 한 사람이 일생에서 그렇게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장편 66편, 단편 20편, 희곡 18편, 추리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 6편, 기타 시집과 중동에서의 체험담, 자서전 등이 그녀의 작품 목록이다. 작품의 양만 놓고 보면 크리스티는 마치 신에게서 ‘많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처럼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는 대중성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녀의 작품은 셰익스피어보다 14개가 더 많은 103개의 언어로 번역됐고 지금까지 20억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과 셰익스피어의 작품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의 저자’라는 표현은 이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그녀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잔인한 장면 없어도 오싹한 소설

우선 그녀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구성의 천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가”라고 평했다. 크리스티의 독특하고도 천부적인 재능은 그녀가 기본적인 요소들, 즉 작품 속 인물과 상황설정을 교묘히 다루는 데 있다. 그러한 요소들은 공격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범죄와는 달리 진정한 추리소설의 틀을 구성한다.

호기심을 끄는 방법에서 본다면 그녀의 모든 이야기는 어느 시대의 배경에도 맞는다. 그녀는 특정시간에 제한받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하면서 함께 보아온 관습이나 규범을 통해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많은 사람의 호감을 받게 되고, 그것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경험하는 과거에 대한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그러나 줄거리만 재미있게 끌어간다고 해서 문학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추리소설 전문출판사 해문출판사의 이경선 사장은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이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유는, 물론 치밀한 구성과 뛰어난 아이디어도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까지 꿰뚫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공감을 얻어내며, 끊임없이 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녀의 심리 묘사는 다른 추리소설처럼 분석적이라기보다는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직관에 충실한 심리묘사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숨쉬듯 생생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줄거리를 좇아가다가도 각각의 인물과 그 특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 1920년에 출간된 애거사 크리스티의 데뷔작 `스타일 저택의 죽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은 아니다.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묘사, 그리고 그들 각각의 위험한 사정들.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결말에 이르게 된다. 사람들은 대개 이 작품의 기가 막힌 반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반전에 머물지 않고,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본성을 소름 끼치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은 그녀의 수많은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녀는 수많은 사람의 상황과 심리 등을 어떻게 생각해내는 것일까? 크리스티는 “당신은 주인공들을 실생활로부터 이끌어냅니까?”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반복해서 받곤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지 않아요. 나는 그들을 창조해내고, 그들은 완전히 내 것입니다. 그들은 나로부터 생명을 얻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존재하며, 내 성격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들도 그들 생각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내가 그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지요.”

그녀가 작품의 구성을 생각해내는 다른 방법은 설거지 등과 같은 평범한 가정의 일로부터다. 이런 일을 할 때 그녀는 마음이 들뜨게 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또 하나의 묘미는 충격적인 결말이다. 추리소설은 원래 대부분이 결말에 반전의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크리스티의 작품은 늘 독자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크리스티는 1962년 데일리 메일지(紙)의 세실 윌슨과 대담을 갖고 “추리소설에서 절대 금기사항은 결말부분에서 안이한 끝맺음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는 또 잔인한 범죄수법이 안 나오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사람이 죽은 장면을 묘사할 때도 ‘총에 맞아 죽었다’는 정도로만 묘사하지, 살해수법이나 사망상태를 자세히 묘사하는 법이 없다. 이로 인해 그녀의 작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다른 작가가 그 이전이나 이후에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을 살인사건을 생활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엮어놓았고, 흥미있는 체스 게임, 또는 만족스러운 크로스워드 퍼즐 정도의 모험 이상을 넘지 않는 범위로 살인사건 자체를 변형시켜 글을 썼다.

이는 추리소설작가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천성 때문이다. 전 생애에 걸쳐 그녀는 폭력과 피를 몹시 싫어했으며, 자신은 살인에 사용되는 수단이나 기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항상 고백했다. 또한 말년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아는 한 한번도 살인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 영화로 만들어진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들. 왼쪽부터 나일강의 죽음, 깨어진 거울, 백주의 악마, 오리엔트 특급살인.

“나는 피스톨 권총과 리볼버 권총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보통 내 책의 주인공들을 둔기로 죽인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껏해야 독약을 쓰지요. 독약은 사실 아주 흥미를 돋우면서도 깔끔하다는 점 외에…. 나는 얼굴이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것은 차마 볼 수 없답니다. 그래서 독약에 흥미를 갖고 있는 거지요. 그리고 나는 보통 시체가 되기 일쑤인 최후의 순간을 묘사하지 않는답니다.”

주인공 명탐정 포와로의 죽음

추리소설에는 탐정이 나온다. 매력적인 탐정은 추리소설의 재미를 높이는 양념 같은 존재다. 크리스티의 작품에도 매력적인 탐정이 나온다. 그녀가 만들어낸 탐정 중 대표적인 인물이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로 불리는 제인 마플 양(孃)이다. 형사 출신의 벨기에인 에르큘 포와로는 추리소설사에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에 필적하는 명탐정으로 꼽힌다. 그는 암탉이 크기가 다른 계란을 낳은 것을 못참아 할 정도로 균형성(symmetry)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생활습관 또한 규칙적이어서 아침식사로는 초콜릿과 크로와상을, 점심은 반드시 12시30분과 1시 사이에 먹기를 고집했으며, 저녁식사는 7시에 마치는 것을 신조로 삼고 있었다. 간호사 출신의 미스 마플은 안락의자에 앉아 평소 관찰한 현상을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탐정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말년에 이렇게 매력적인 주인공인 포와로를 죽여버린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그녀의 책을 출판하던 윌리엄 콜린스 출판사의 윌리엄 콜린스 경(卿)은 크리스티의 작품 두 편 중에서 판권 하나를 얻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것은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죽는 내용의 작품인 ‘커튼’과 그녀의 작품 중 마지막으로 출판된 ‘잠자는 살인’이었다.

▲ 한글로 번역된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들.
처음에 크리스티 여사는 두 작품을 그녀가 죽을 때까지는 출판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버텼지만, 윌리엄 경은 그녀를 설득했다. 그녀가 자기 손으로 에르큘 포와로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녀가 죽은 뒤에 다른 작가들이 그를 다른 작품에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 예로 킹슬리 에이미스가 이언 플레밍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내세워서 소설을 쓰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결국 포와로가 기괴한 통속소설에서 단역으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윌리엄 경의 말에 겁을 먹고는 ‘커튼’의 출판을 허락했다.

사실 이 작품은 1910년대 중반쯤 크리스티가 1차 세계대전 중에 종군 간호사로 있으면서 써놓았던 작품이다. 크리스티는 포와로를 죽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와로는 너무 귀엽기 때문에 내가 죽은 뒤에 다른 사람이 그를 등장시키는 것이 싫어요. 포와로는 제임스 본드와는 다릅니다. 내가 죽은 뒤에 포와로가 등장하는 작품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티는 사망하기 한 해 전인 1975년에 발표한 ‘커튼’에서 포와로를 숨지게 한다. 여기서 포와로는 처음으로 소설에 등장했을 때와 똑같이 관절염으로 약간 절뚝거리는 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많이 생긴 채 등장한다. 포와로가 젊었을 때의 영광을 나타내는 유일한 것은 그의 전매특허인 번쩍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커튼’에서는 염색을 한 것이지만)뿐이었다. 그러한 그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아밀질산염이 들어 있는 작은 주사액 병을 침대에서 치워버렸다는 것을 헤이스팅스에게 알려 자살을 암시했을 때, 50년 동안이나 이 용감한 벨기에인을 작품 속에서 보아온 전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슬퍼했다고 한다.

미스 마플은 그녀가 등장한 마지막 소설인 ‘잠자는 살인’에서 포와로보다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크리스티는 자신이 총애하는 이 등장인물을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에서 활발히 활동을 계속하는, 재치가 번뜩이고 현명하며 예리한 모습으로 남겨두었다.

크리스티가 1920년에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도 수많은 팬이 있었고 계속 그녀의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추리소설이라는 특징적인 장르 안에 탄탄한 줄거리,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등이 녹아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자신을 단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는 사람으로서만 볼 뿐, 결코 문학가로 여기지 않았던 겸손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나는 내가 하는 일을 결코 중대하다고 여기지 않아요. 그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출발하는 것뿐이지요. 내가 죽은 지 10년쯤 지나면 아무도 나에 대해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해요”라고 말했다. 추리소설작가 백휴씨는 “크리스티가 확립한 추리소설의 대중성은 그녀의 사후에도 전혀 훼손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복수, 살인파티, 공포… 그녀의 ‘덫’에 빠져볼까
애거사 크리스티 타계 30주기

애거사 크리스티는 세계 추리소설 사상 유례없이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이들 작품 중 대표작 몇 점을 골라 소개한다.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인디언 섬이라는 외딴 곳에 여덟 명의 남녀가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초대를 받는다. 여덟 명의 손님이 섬에 와보니 초대한 사람은 없고 하인 부부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뒤이어 섬에 모인 열 사람이 차례로 죽어간다. 한 사람이 죽자 식탁 위에 있던 열 개의 인디언 인형 중에서 한 개가 없어진다. 인디언 동요의 가사에 맞춰 무인도에 갇힌 열 사람은 모두 죽고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한다. 인디언 섬에는 이들 열 명 외엔 아무도 없다. 섬에 갇힌 사람이 모두 살해되었으니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지 않으나 크리스티의 전 작품 중에서 스릴과 서스펜스가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걸작이다.

열 명의 기억 속에 묻혀 있는 범죄의 그림자 또 그들의 다양한 직업과 성격. 애거사 크리스티는 이러한 배경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연결시켜서 열 명의 죽음을 교묘하게 이끌어나간다. 크리스티 특유의 섬세하고 치밀한 구성력과 대담한 문체가 돋보이며 마지막 몇 장을 넘길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기교 또한 독자들에게 놀라움을 전해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좇아가다가 범인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피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오리엔트 특급살인

벨기에 사람인 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육감이 비상한 탐정으로 완벽한 추리 실력을 자랑한다. 포와로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프랑스의 칼레를 향해 떠난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타게 된다. 오리엔트 특급열차에는 14명의 승객이 타고 있는데 이 열차가 폭설 때문에 정지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살해당한다. 아무도 열차를 빠져나갈 수는 없다. 게다가 승객들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범인을 밝혀낼 때 독자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하는 6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포와로가 등장하는 크리스티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이고 크리스티가 뽑은 베스트 10에도 들어갈 만큼 작가 자신이 좋아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 쥐덫

전쟁 때 거만하게 일했던 덩치 큰 노년의 부인과 근엄하고 나이든 퇴역 장교, 정신없고 소란스러운 예술가. 그리고 폭설에 발이 묶여 갑작스레 오게 된 늙은 외국인 한 사람이 몽스웰에 찾아온다. 엄청난 눈보라로 전화도 끊어지고 고립된 이곳에 또 한 명의 형사가 스키를 타고 찾아온다. 형사는 런던에서 살인사건이 있었고 머잖아 이곳에서 제2의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한다. 라디오 뉴스에서 알려준 살인용의자와 하숙집 주인과의 인상착의가 매우 비슷하고 사람들은 공포에 질리기 시작한다. 밀실상황인 몽스웰에서 마침내 손님 중 한 명이 목이 졸려 살해되고 그 순간 ‘세 마리의 눈먼 쥐’라는 동요가 울려퍼진다. ‘쥐덫’은 한정된 공간에서 소수의 용의자들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면서도 누가 범인인지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단편집 ‘쥐덫’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51번째 추리소설이며, 12번째 단편집이다. 크리스티는 ‘쥐덫’을 5막의 장막극으로 직접 각색했다. 이 연극은 1952년 11월 25일 런던의 앰배서더스 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그 이후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되어 사상 최장기 공연 기록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 예고살인

‘살인 예고, 10월 29일 금요일 오후 6시30분, 리틀 패덕스에서 살인이 일어날 예정. 여러분, 이 예고를 꼭 믿으시오.’ 이 예고에도 불구하고 13명의 손님들은 멍청하게 살인현장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육체적인 고통과 사람들의 차가운 냉대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 잔인한 복수심.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부드럽고 달콤한 죽음의 손길. 사람들은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도 어쩔 수 없이 범인이 짜놓은 치밀한 살인극 속으로 발길을 집어넣고 만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분신이라고 하는 여성탐정 미스 제인 마플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미스 마플은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이다. 남들에게서 사건의 경위를 듣고 문제를 풀려고만 할 뿐 증거수집을 하러 다니지는 않는다. 그녀의 추리법은 매우 특이하다. 그녀는 평소에 마을에서 일어난 소문이나 작은 사건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실제의 수수께끼 같은 사건과 비슷한 일에 대입시켜 추리하는 것이다. 간호사 출신인 미스 마플이 주로 관심을 두는 것은 인간의 심리상태다. 그녀는 나름대로 깊이 생각하고서 사람의 복잡한 마음의 움직임을 인간관계 안에서 추리한다.

▶ 0시를 향하여

9월의 강바람을 맞으며 벼랑 위에 우뚝 솟은 트레실리안 노부인 저택. 이곳에 영국의 일류 테니스 선수 네빌과 그의 부인 그리고 그의 전 부인을 비롯해서 7명의 손님이 초대된다. 이혼한 부인과 현재의 부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네빌을 둘러싸고 이 저택에서 기묘한 파티가 열린다. 그리고 동시에 복수의 악마가 꾸며 놓은 완벽한 살인 계획이 진행되면서 연속 살인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들 살인은 모두 전주곡일 뿐. 아직 복수의 막은 내리지 않았다. 드디어 0시를 향해서 죽음의 함정이 서서히 입을 벌린다. 애거사 크리스티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교묘한 살인 파티. 마지막에 범인의 정체가 밝혀질 때에야 비로소 독자들은 0시의 의미를 알게 된다.

포와로와 마플이 등장하지 않는 이 작품에서 수사를 맡은 사람은 배틀 총경이다. 배틀 총경은 화려하고 놀라운 추리를 선보이는 스타일의 인물이라기보다는, 정통적인 수사 방법의 연장선에서 다양한 동기와 진실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크리스티식 전개 방식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즉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뻔히 보여주는 상황을 전혀 숨기지 않고 오히려 지나치다 싶을 만큼 솔직 단순하게 드러내며 로맨스가 이러한 상황을 교묘하게 교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로맨스는 속임수라기보다는 작품 전개에 있어서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결말을 보고 나면 여지없이 무릎을 치게 된다.

▶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자기 남편을 죽인 여자가 자살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여자가 남긴 애절한 편지. 이것을 두고 또 숨막히는 살인이 벌어진다.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인물이 지상에서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벌인 범죄. 그러나 탐정 에르큘 포와로만은 알고 있다. 증거만 못 찾았을 뿐. 당시의 가장 유명했던 추리작가들이 모두 혀를 내두른 치밀한 구성력에 독자들은 추리소설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구석이 있다는 점들이 빈틈없이 짜 맞춰져서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는 정말로 경악 그 자체다. 작품 속에 묘사되는 이런저런 것들은 남김없이 모두 사건 해결의 열쇠와 연결되어 있고 그 배치는 너무나 절묘하다. 독자는 마지막 장에서 범인을 알게 되고는 너무 의외의 인물이라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말을 알고 나서 다시 찬찬히 글 전체를 읽어 보면 많은 단서와 복선을 작가가 숨겨 놓았음을 발견하게 되고,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의 치밀함을 알 수 있게 된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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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 작품 전체에 '사랑'이 가득 넘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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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2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6-01-1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녀의 추리소설들을 무척 좋아해요~ ^^(빨간 해문판 책 다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적이 있었는데... 오빠가 몇 권 빌려줘서 잃어버리는 바람에 좌절해서 포기...^^;;)

Kitty 2006-01-12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결국..그냥 지나가 버렸지요;;;

아영엄마님/ 저도 빨간책 좋아해서 모았었어요. 다 모으진 못했었지만..아직도 한국집에 가면 쪼르라니 꽂혀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