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전혀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한 달에 한 번쯤 아주아주 달달한 커피가 땡길 때가 있다.
회사 캠퍼스 내에는 스타벅스류의 커피전문점이 없기 때문에
근무 중에 갑자기 이렇게 달콤한 커피 생각이 나면 아주 난감하다 -_-
꾸역꾸역 차를 몰고 한 블럭 떨어진 쇼핑센터에 가느냐 아니면 귀찮으니 좀 참느냐 갈등하는데
대부분은 귀차니즘이 승리를 거두지만 -_-;
귀차니즘도 명함을 못내밀 정도로 이상하게 땡기는 날이면
하는 수 없이 회사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끌고 나가줘야 한다 -_-;;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라;;
세시 쯤에 근처 보더스 2층에 있는 시애틀에서 젤 맛있는 커피집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차를 보더스 앞 주차장에 세우고 에스컬레이터쪽으로 걸어가는데
어떤 멋쟁이 아가씨 한 명이 나한테 쭈빗쭈빗 다가오더니 히스패닉삘이 나는 억양으로
'외국어 서적 코너가 어디에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
잠시 ???가 머릿속을 스쳤지만 그냥 별 생각 없이 '저 여기 점원 아니거든요?' 했더니
'오!' 하면서 지나가는 아가씨... -_-
2층으로 올라가서 디카프 캬라멜 라테~을 외친 후 컵을 받아들고는
아 맛있어 헤죽헤죽 웃으며 1층으로 다시 내려오는데
다시 어떤 나이 지긋한 금발머리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계산대가 어디에요?' 하고 묻는 것이었다. -_-;;;
'저 여기 점원 아니거든요?'
역시 '오! 쏘리!' 하면서 지나가는 아저씨...-_-
궁시렁대면서 보더스 문을 나서는데 마침 서점 안으로 들어가려던 어떤 중년 아줌마가
'여기서 선생님들 협회(무슨 티쳐스 어소시에이션 어쩌고 하는데 정확히 못들었음;) 모임 하는거 맞아요?' '저 여기 점원 아니거든요?'
'오! 뱃지를 차고 있길래...' 하면서 들어가는 아줌마 -_-
내가 아무리 까만 정장바지에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 하나로 묶고(음 좀 유니폼 같긴 하군;)
허리에는 회사 출입증 뱃지를 차고 있어도 그렇지,
훌쩍 들어가서 커피 한 잔 사가지고 나오는 5분도 안되는 시간에
세 명이나 나를 점원으로 착각하다니 이런 날도 있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