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만 보고 '父子 사전'이라고 당연히 생각해 버린 나는 이미 富者가 될 수 있는 마인드가 안되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온 자수성가형 부자 100명의 사례를 보고
'오, 존경스러워.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나도 노력해야지'
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이런 날도둑놈들이 있나! 염치도 양심도 없는 것들!'
이라며 분노하고 있으니
앞으로 내가 부자가 되긴 애저녁에 글러먹었다.

그래도 좋다.
롤렉스 시계 차고 시장에서 콩나물값 깎으며 살고 싶진 않다.
그들의 마인드는 이렇다.
롤렉스는 남과 다른 레벨을 표시하기 위해 필요하다.
콩나물값? 깎을 수 있는데 싸게 사는 건 낭비다.
나의 마인드는 이러하다.
롤렉스가 필요없는 건 당연하니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얼마나 자아존중감이 없으면 명품으로 자신의 레벨을 올리려 한단 말인가.
콩나물 파는 할머니가 나보다 잘 살겠어? 그런데서 물건값 깎는 건 정말 치사한 노릇이다.

이래선 푼돈 아껴 부자되긴 틀린 노릇이다.
그냥 생긴대로 살련다.
다만 이런 생각은 들었다.

가계부를 써야겠다.

결혼 15년차에 아직도 한달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도 모른다는 건 좀 문제다.
그런데 저 결심은 매년 정월마다 하건만 한달 이상 써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가계부, 라는 걸 펼치기 귀찮을까봐 지금 달력에다 적고 있다.

평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주저없이 '가계부 쓰는 것'이라고 대답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지금 이 결심은 나로서는 대단한 것이다.
제발 한달 넘게 쭈욱 써서 우리집 경제규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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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2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들춰 보고는
나는 애초에 부자랑 연이 없어...
이러구 돌아섰던 책이에요 ㅎㅎㅎ

깍두기 2005-11-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영만 화백도 그들을 만나 취재하면서
그 모습이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던 모양이에요.
중간중간 약간 비꼬는 말이 들어가 있기도 해요^^

urblue 2005-11-2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애초에 부자 될 생각같은 건 안 하고 살아요.
콩나물값 깎는 건 진짜 치사하다고 생각하구요. ㅎㅎ

paviana 2005-11-2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 몰고 와서 가판에 있는 할머니한테 1000원만 깎아주세요 하는 것들은 정말 패죽이고 싶어요.롤렉스를 차고 다니는건 지들 맘이니 그려려니 하겠는데, 가판에서 깎아주세요 하는 것들은 정말 싫어요..
물론 저도 많이 주세요는 합니다.떼쓰지는 않아요.딱 한번 많이 주세요는 해요.이건 괜찮겠지요? -_-

깍두기 2005-11-21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블루님.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이(아닌가? 나만인가?^^;;;) 물건값 깎는 거야 당연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저 책에 나온 사람들처럼 집안이고 자기 몸뚱아리고 다 외제명픔으로 치장하고 그딴 짓을 한다면 정말 꼴보기 싫겠죠. 제가 그 대목에서 욱했답니다^^

아영엄마 2005-11-2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 책 울 남편이 사장님이 보시는 거 뺏어와서 집에 있어요~ 볼까말까 생각중인데...^^;
-저는 결혼전에도 가계부를 썼었는데 이년 전부터 가계부에서 손 떼버렸어요..ㅜㅜ;;

숨은아이 2005-11-2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 되긴 글러먹은 사람 여기 하나 더 있어요. 아, 반가워라. ^_^

플레져 2005-11-21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부자는 되고 싶어요.
부자 되면 그 돈 어쩌나... 전전긍긍할듯.
지금 보다 책 한권 더 살 수 있는 여유! 그것두 부자 되고픈 꿈이려나요?
며칠전에도 부자들의 절약 습관에 관한 칼럼 봤는데요,
참 나... 콩나물값은 기본으로 깎더군요. 퉤퉤퉤~ 해줬어요. ㅋ

물만두 2005-11-2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도 나름으로 생각하자구요~

깍두기 2005-11-2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물론이죠. 위 책에서 허영만 화백 아들이 그러더라구요. 다음엔 부자면서 남도 좀 돕고, 착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을 내라고.....^^
플레져님, 그놈의 콩나물값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린 그걸 못 깎아서 이러고 사는 듯.....^^;;;
숨은아이님, 히힛, 로또나 살까요?^^
아영엄마님, 제게는 그래도 좀 도움이 된 책이죠. 가계부를 써야겠다 맘 먹었으니....^^(아영엄마님은 그럼 10년 가까이 써온 셈이네요. 대단하세요)

로드무비 2005-11-2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는 은근슬쩍 했나 봅니다?ㅎㅎ

날개 2005-11-2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자되긴 글렀군요..ㅡ.ㅡ;;
근데, 저건 허영이지 부자 같진 않네요..흥=3

울보 2005-11-21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혼4년차고 매일 가계부는 쓰는데요,
쓰고 나서도 후회하지만 고쳐지지 않는다는것이 문제지요,

sooninara 2005-11-21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격 못 깍는디..그냥 이대로 살아야줘.
2006년 목표가 가계부 써서 한달 생활비 알아보기인데..
우리 이제부터 열심히 써보자구요^^
우리 둘이서 한달에 한번씩 검사할까요??

진주 2005-11-2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핫..저도 탁상용 달력을 가계부로 활용하고 있어요.
그게 편해요. 복잡하고 어려우면 오래 지속할 수 없잖아요.
뭐든 쉽고 만만해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건 제 오래된 신념이지요 ㅎㅎ

깍두기 2005-11-2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그거 참 편하더라구요. 제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는지....
수니님, 서로의 서재에 사진찍어 올리지?^^
울보님, 쓴다는 것 만으로 정말 대단하세요. 4년을 매일...우어어....
날개님, 저 책을 보면 부자도 종류가 다양하더라고요. 그래도 콩나물값 깎는 건 빠지지 않는 옵션....ㅠ.ㅠ
로드무비님, ㅎㅎ 뭐 좀 실천가능한 걸로 배울 것 없나 열심히 읽어 보았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