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제목만 보고 '父子 사전'이라고 당연히 생각해 버린 나는 이미 富者가 될 수 있는 마인드가 안되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온 자수성가형 부자 100명의 사례를 보고
'오, 존경스러워.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나도 노력해야지'
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이런 날도둑놈들이 있나! 염치도 양심도 없는 것들!'
이라며 분노하고 있으니
앞으로 내가 부자가 되긴 애저녁에 글러먹었다.
그래도 좋다.
롤렉스 시계 차고 시장에서 콩나물값 깎으며 살고 싶진 않다.
그들의 마인드는 이렇다.
롤렉스는 남과 다른 레벨을 표시하기 위해 필요하다.
콩나물값? 깎을 수 있는데 싸게 사는 건 낭비다.
나의 마인드는 이러하다.
롤렉스가 필요없는 건 당연하니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얼마나 자아존중감이 없으면 명품으로 자신의 레벨을 올리려 한단 말인가.
콩나물 파는 할머니가 나보다 잘 살겠어? 그런데서 물건값 깎는 건 정말 치사한 노릇이다.
이래선 푼돈 아껴 부자되긴 틀린 노릇이다.
그냥 생긴대로 살련다.
다만 이런 생각은 들었다.
가계부를 써야겠다.
결혼 15년차에 아직도 한달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도 모른다는 건 좀 문제다.
그런데 저 결심은 매년 정월마다 하건만 한달 이상 써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가계부, 라는 걸 펼치기 귀찮을까봐 지금 달력에다 적고 있다.
평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주저없이 '가계부 쓰는 것'이라고 대답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지금 이 결심은 나로서는 대단한 것이다.
제발 한달 넘게 쭈욱 써서 우리집 경제규모를 파악할 수 있게 되기를.....